“시한부 종말론 이끄는 ‘베리칩’ 논쟁보다 은혜의 복음 기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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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종말론 이끄는 ‘베리칩’ 논쟁보다 은혜의 복음 기억해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3.12.10 08: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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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생명윤리연구소, ‘베리칩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창립 16주년 기념 세미나

인권침해의 소지에 대한 논란은 검증 필요
유비쿼터스 시대…전자 판옵티콘 사회에 대한 우려 높아

기독교 종말론의 한 부분으로서 ‘베리칩’ 신학 검증해야
진정한 성도의 삶은 예수 그리스도의 징표 드러내는 것

한국 교계에 다시 시한부종말론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컴퓨터, 바코드, 신용카드 등을 요한계시록의 ‘짐승의 표’라고 규정하고 반대운동을 펼쳤던 것처럼 최근 ‘베리칩’이 짐승의 표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다시 성도들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사람의 인체 안에 미세한 마이크로칩을 주입해 인체정보를 손쉽게 관리하기 위해 고안된 전자인식 도구인 베리칩. 각종 금융거래 및 의료정보를 파악해 미래 사회에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미 상용화의 움직임이 국제사회 속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윤리적 측면을 넘어서 베리칩이 요한계시록이 말하는 짐승의 표인 ‘666’에 해당한다는 각종 신학적인 논란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베리칩 논쟁이 가열된 가운데 성산생명윤리연구소와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12월 7일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창립 16주년 기념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베리칩이 성경이 말하는 짐승의 표인가, 아닌가를 넘어서 성도들의 일반적 은총을 기억하고 극단적 세대주의 종말론에 불안해하는 것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표증을 삶 속에 나타낼 것이 강조됐다.

△‘베리칩(Verichip)’은 실재한다

그렇다면 베리칩은 무엇이며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베리칩은 ‘확인용 칩’이라는 뜻으로 미국 플로리다주의 VeriChip회사에서 만든 제품이다. 쌀알 크기의 작은 마이크로칩을 생명체의 몸 속에 투여해 신원이나 정보를 확인하는데 사용된다.

지난 2004년 미국은 FDA 의료용으로 베리칩 사용을 승인했으며 애완용 동물이나 가축들의 관리를 위한 전자 인식표로 사용하거나 주사를 통해 인체에 주입해 개인의 신원확인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베리칩과 관련된 주된 논쟁은 인체 이식의 부분이다. 요한계시록에서 ‘짐승의 표를 받을 경우 매매가 불가능하다’고 언급한 점에서 베리칩의 강제성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날 세미나에서 베리칩의 개념과 철학적 함의를 살핀 이중원 교수(서울시립대 철학과)는 “지난 2010년 의회를 통과한 미국 건강보험개혁법은 전 국민에게 베리칩을 이식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에 따르면 2013년까지 준비기간을 갖고 2016년까지 유예기간을 거치 2017년부터 강제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과 영국에서 사람의 몸 속에 베리칩을 심는 일이 크게 늘어났으며 멕시코에서도 기밀 정보 접근권을 가진 법무부 직원들에게 보안을 명분으로 베리칩을 의무적으로 이식할 계획이다. 이렇듯 주요 국가에서 베리칩이 상용화될 경우 국내에 추진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

베리칩의 구조에 대해 이 교수는 “베리칩은 마이크로 ID 칩과 무선 송수신이 가능하도록 안테나와 축전지로 구성됐다”며 “ID칩에는 16자리 고유번호와 128개의 유전자 코드에 해당하는 메모리를 저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베리칩의 강점과 위험

이렇듯 베리칩에는 개인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의 정보와 고유 번호가 내장돼 있어 개인 신상정보를 비롯해 계좌 및 금융거래 정보, 유전자 생체 정보, 진료 기록 및 질환에 관한 의료정보 등을 확인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의학 분야에서 중병에 걸린 사람들의 생체 상태를 수시로 파악, 위험을 알려주는데 사용되며 알츠하이머 환자가 집을 잃고 해매일 때도 무선 송수신 장치를 통해 위치의 추적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베리칩이 오용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다. 건강적 측면에서는 생체칩을 이식한 쥐에서 종양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으며 개인에 대한 식별을 넘어 쉽게 개인의 활동을 추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생활 침해 및 정보의 유출에 대한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특히 개인의 건강이나 병력기록과 같은 신상 정보의 유출은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위험이 있다. 전자 판옵티콘 사회처럼 일상생활의 전자감시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다.

유비쿼터스 기술의 편리함과 유용성의 이면에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가치 위협과 사회적 통제의 위험성이 감춰져 있다. 이 교수는 “과학기술은 더 이상 목적을 위한 도구가 아닌, 인간을 대상화하고 부품화하는 하나의 방식이 돼가고 있다”며 존재론적 관점에서 첨단기술의 양면성을 진단했다.

△성경이 말하는 ‘짐승의 표’가 베리칩일까

베리칩에 대한 신학적 논쟁도 분분하다. 만일 베리칩이 정말 요한계시록이 말하는 짐승의 표라면 그리스도인들은 어떠한 상황이 올지라도 이를 이식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정확히 검토해 성도들을 혼란에 빠지지 않게 하는 일이다.

베리칩을 놓고 벌어지는 신학적 논란에 대해 조덕영 목사(창조신학연구소장, 창조오픈포럼 대표)는 “기독교 종말론의 한 부분으로서 ‘베리칩’ 신학에 대에서도 그 건전성을 반드시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신학적 검증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문자적 해석에 매달리는 ‘베리칩’신학은 극단적 세대주의의 종말론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며 “세대주의는 마지막에 임할 천년왕국시대를 문자적으로 이해함에 따라 필연적으로 지나온 인류 역사를 6세대로 규정해 마지막에 임할 천년왕국시대를 계산하므로 지구가 긴박한 종말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시한부 종말론에 이르게 된다”고 진단했다.

또한 그는 “성경은 갈라디아서를 통해 분명히 단 하나, 은혜의 복음만을 말하고 있다”면서 “보편적 은혜의 복음을 유대 왕국 복음이나 ‘베리칩’ 복음으로 대치하는 것은 엄청난 복음의 변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들에게는 영구적인 하나님의 인이 찍혀있으며 이는 짐승의 표와 공존할 수 없다는 ‘은혜의 복음’을 강조했다.

조 목사는 “짐승의 표를 받기 전에 이미 성도의 이마에 하나님이 인이 찍혀있음을 잊지 말라”며 “성도들은 ‘베리칩’ 소동에 떨지 말고 오직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의와 진리, 평강 가운데 진실한 믿음과 순종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요한계시록의 핵심은 666표가 아니라, 어린 양은 만유의 주이자 만왕의 왕이므로 당연히 저희를 이긴다(계17:14)는 구절”이라며 “부활 승천하신 주님은 마귀와의 싸움에서 ‘베리칩’을 받으면 성도의 구원을 속절없이 빼앗겨 버리는 그런 나약하신 분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베리칩에 대한 생명윤리 논점과 대안을 살핀 이승구 교수(합동신대원 조직신학)는 “지금의 기술로는 전자 장치와 인간의 정신이 상호 작용하는 일은 어렵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일반적 생각”이라며 베리칩이 성경이 말하는 짐승의 표로서 인간의 정신을 통제할 것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또한 666이 상징적 숫자임을 강조면서 “베리칩 이식 논쟁보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면서 악한 세력에게 속한 표를 가지고 사는가, 아니면 그리스도에게 속한 표를 드러내며 사는가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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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5-06-05 17:44:51
받으면 죽는 666을 상징으로 한가롭게 둘러대는 건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거짓입니다. 베리칩이 666인지 아닌지가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