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소명 아닌 ‘마땅히 해야 할 것’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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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소명 아닌 ‘마땅히 해야 할 것’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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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1.12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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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현 목사 (소망이풍성한교회)

이미 많은 이들을 교회로 이끌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카페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은 물론이요 영국의 경우 나이트클럽이나 영화관에서도 예배를 드린다고 한다. 보는 이들에 따라 생각은 다르겠지만 모두 복음을 전하기 위한 방법들이다. 예장합동 총회에서 지난 5일 전도정책 포럼을 열었다. 작은 교회에 대한 응원은 물론 건강한 교회들의 사례가 발표됐다. 그 중 일부를 발췌했다. <편집자 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명령하시는 것은 우리가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전제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일까?

사람은 크게 두 가지의 행위를 하며 산다. 하나는 무엇을 이루기 위한 행위이고, 다른 하나는 문제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행위이다. 학생은 대학이라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공부라는 일을 한다. 직장인은 진급이나 보다 많은 급여를 성취하기 위해 노동이라는 일을 한다. 더불어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에 경제인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을 한다. 가축이나 농산물에 전염병이 퍼질 때에 해당 관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을 한다.

사람들은 무엇을 이루기 위한 행위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위로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명령에는 ‘안식’이 담겨 있다. 무엇인가 이루어야 하는 일과 무엇인가를 해결해야 하는 일의 짐을 짊어지고 가는 지친 우리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 선포이며 위로의 말인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안식과 쉼의 명령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게으르고 나태하게 살아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예수님은 안식과 쉼의 명령에 이어 주님이 주신 새로운 짐을 짊어지라는 명령을 추가 하신다.이 짐에 대해 마태복음은 두 가지의 중요한 사실을 알려준다. 첫째는 이 짐은 이미 예수님이 메셨다는 것이다. 둘째는 그 짐을 지는 방법을 예수님께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다. 그 이유가 다양할 수 있겠지만, 두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하나님께 열심히 해야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구약의 이스라엘이 멸망한 이유는 하나님께 열심히 종교적 행위(일, work)를 하면 자신이 원하는 것(구원을 포함하여)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에 기인한다. 이것은 우리 역시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으로, 하나님께 무엇인가 열심히 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공로주의, 또는 율법주의(legalism)라고 한다. 인과론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우리는 무엇인가 열심히 하면 그에 대한 대가를 하나님께 로부터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성경은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없다.

간절히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들어주신다는 생각은 인과론적 발상이다. 우리는 예수님의 보혈의 공로를 의지하여 하나님의 자녀 된 권세를 가지고 ‘아빠 아버지’께 기도하는 것이다.

성경이 말하는 올바른 기도는 하나님의 뜻에 맞는 기도이다. 우리가 아무리 기도해도 개인적 욕심으로 구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거절하신다(약 4:2~3). 그런데 이런 것뿐 아니라 신앙생활에서 하나님께 흔히 말하는 복을 기대하고 교회 봉사, 헌금, 성경읽기, 전도, 선교 등 열심히 한다.

두 번째는 하나님을 위해 큰일을 하고 싶은 욕심이다. 성숙한 그리스도인들 중에서 하나님께 빚진 자의 심정으로 아무런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하나님의 일에 충성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강박관념이 크게 쓰임 받고 싶은 욕구이다.

이러한 것을 소위 ‘영적 영웅주의’(spiritual heroism)이라고 한다. 많은 사역자들이 하나님을 위해서 무엇인가 더 힘들고 어려운 것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이고 평범한 일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는 일처럼 취급하기도 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특별한 소유이다(시 135:4). 그렇다고 모두가 특별한 소명을 받는 것은 아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께 쓰임 받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일반적 부르심에는 소홀한 경향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영성’은 것은 마땅히 해야 할 것에는 충성하고 그 이상의 것은 하지 않는 것이다. 특별한 부르심이 아닌 일반적 소명, 즉 마땅히 해야 할 것에 충성하는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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