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들이여, 다 여기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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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청소년들이여, 다 여기로 오라!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3.10.29 2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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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보듬는 대안 도서관, 초록리본도서관 개관

지난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초록리본도서관’(공동대표:김지선, 박현홍, 서교동 446-17 2층, 070-4676-5600)의 작은 다락방이 시끌벅적하다. ‘러빙핸즈’의 1018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 공간에 모인 친구들의 수다 소리다. 아동과 청소년 멘토링 전문기관인 러빙핸즈(대표:박현홍)의 홍보대사 개그우먼 김지선 씨가 “학교 끝나고 와라. 같이 책 읽고 놀자”라는 말로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과 소모임을 가진 게 이제는 매일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이 새로 마련됐다. 단순히 밥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멘토링이 전부였지만, 도서관 마련 후원회와 러빙핸즈 멘토 선생님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도서관이 세워졌다.

매일 열려있는 이 도서관에 현재까지 거쳐 간 인원은 총 300여 명 정도다. 약 한 달 동안 재능기부로 14번의 강의, 콘서트 등이 열렸다. 도서관 후원회는 운영비와 도서 등을 지원한다. 도서관 지킴이 김대환 간사는 “대부분 김지선 씨의 지인으로 구성된 연예인분들이나 러빙핸즈와 관계된 분들”이라고 했다. 점점 늘고 있는 추세인 재능기부자들은 청소년 교육 전문 목회자, 가수, 개그맨, 파워블로거 등 다양하다. 현재는 지역의 교육기관과 연결돼 11월에는 NGO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이날은 개관식이 있는 날이었다. 자리에 참석한 정다니엘 군(16)은 “내용이 좋은 책들을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고, 친구들과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다”고 했다. 김대환 간사는 “방과 후나 시험 후에 우리 친구들이 노래방이나 PC방 말고 초록리본도서관으로 찾아와 편히 머물다 갔으면 좋겠다”며 “건강하고 배려심 있는 사람으로 커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밝고 따뜻한 공간으로 꾸미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 언제든지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는 초록리본도서관.
너희들의 울타리가 되어줄게
학교 밖 청소년, 7만 명 시대(2012년, 한국교육개발원). 학업을 중단한 고교생 3만 명 중 1만6419명(49.7%)은 ‘학교 부적응’을 이유로 꼽았다. 학습부진, 인간관계 악화, 왕따, 학교폭력 등을 겪은 이유다. 학교를 다니는 청소년들도 방과 후 갈 곳은 딱히 없다. 이는 자칫 청소년 비행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많이 몰려드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일대는 일명 ‘홍대’라고 불리며 젊음을 상징하는 곳. 청년들 못지 않게 청소년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 거리마다 즐비한 카페에 가보면 대부분 학생들은 공부를 하거나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수다를 떨곤 한다. 하지만 10대들이 이용할 만한 건전한 장소는 마땅치 않다. 이에 초록리본도서관은 10대를 배제한 사회구조를 타파하고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공동대표 김지선 씨는 “아이들은 억압된 공간 보다 카페같은 자유로운 공간을 원한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가기에는 카페 이용 금액은 비싸다”라며 “하지만 초록리본도서관은 아이들에게 부담없이 자유로운 공간을 제공해주고 책을 통해 꿈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초록리본도서관의 마스코트이자 지킴이, 초록이.
가격도 착하다. 초록리본도서관의 회원으로 등록하면(무료) 도서관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간식과 음료는 무조건 1천 원에 제공된다. 책도 마음껏 볼 수 있으며 공부, 숙제 등을 하며 공간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 청소년권장도서를 포함한 문학, 에세이 등 2천여 권의 장서를 구비한 열람실, 간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 스크린, 빔 프로젝트 등을 갖춘 세미나실 등으로 구성됐다. 도서관 이용시간은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토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일요일 휴관), 입장료는 무료다. 세미나실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는데 1인 당 이용료는 청소년의 경우 3000원, 일반 1만원(회원 30% 할인)이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기본 사용시간은 3시간(초과 시 시간 당 5000원 추가비용)이다.

다양한 재능기부도 다같이 누린다
초록리본도서관이 있기까지 도서관 설립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 운동도 있었지만 김지선 공동대표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먼저 도서관 내부 인테리어는 포항에서 달려온 디자인 ‘잇다’(대표:정동철)가 청소년들을 위한 도서관 설립 소식을 듣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기부와 함께 초록리본도서관의 모든 책상, 의자, 책장 등을 무료로 제작해주었다. 도서관 내부는 다른 도서관과는 조금 독특한 구조를 가졌다. 신발을 벗고 들어갈 수 있는 온돌방, 구석이나 비밀스런 공간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특성을 반영한 다락방 등 땟목같이 꾸며진 작은 무대도 있다.

▲ 아낌없는 후원과 책 기증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초록리본도서관은 탄생할 수 있었다. 책장에는 기증된 책들이 이름표와 함께 가득 꽂혀 있다.

또 많은 후원자들이 소장한 책들을 아낌없이 도서관에 기증했다. 중복되는 책들은 초록리본도서관을 방문하는 친구들에게 선물한다.

이외에도 초록리본도서관에는 다양한 강좌가 열린다. 아이들이 자주 드나드는 시간인 낮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멘토강좌나 여러 가지 직업군을 가진 재능기부자들이 나서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만들거나 블로그 제작, 희망콘서트, 북콘서트 등으로 구성했다. 이외에도 아이들이 자체적으로 동아리를 만들어 진행할 예정이다. 6시 이후부터는 퇴근한 직장인들을 위한 강좌가 열린다.

한편, 러빙핸즈’는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멘토링 전문기관으로 한부모 가정 및 조손가정의 도움이 필요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졸업 때까지 지속적인 멘토링 사업을 통해 정서적인 지원을 해주며 비행, 가출, 학교폭력 예방 등을 돕는 기독교 사회복지 NGO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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