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개혁이 일어나야 전도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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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개혁이 일어나야 전도가 됩니다”
  • <객원기자=이성원>
  • 승인 2013.10.2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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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전도왕’ 김인아 목사, ‘걸어다니는 전도지’ 되어 세상에 감동 주는 신앙개혁 필요

많은 교회들이 전도가 안된다고 말한다. 최근 발표되는 통계들을 봐도 한국 교회 신도들은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성장하는 교회가 있더라도 대개는 수평이동인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몇 년간 개신교에 대한 이미지나 선호도는 가톨릭이나 불교에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도를 포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도전략은 달라져야 할 필요가 있다. ‘아줌마 전도왕’으로 유명한 김인아 목사(구하리교회)는 최근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북노회가 주최한 ‘2013년도 전도훈련세미나’에서 새로운 전도의 길을 제시했다.

이날 김인아 목사는 실제적인 전도 현장에서 겪은 많은 사례들을 공개하며 결국 교인의 신앙과 삶이 달라져야 전도가 된다고 역설했다. 예전처럼 물량공세만으로 전도가 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비신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정성이 필요하다. 그것은 곧 모든 신자들은 전도자가 되어야 하며, 전도자다운 삶이 뒤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종교개혁주일을 앞두고 ‘교회개혁’의 구호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그러나 자칫 ‘교회개혁’이라는 큰 목소리에, 정작 자기 자신의 ‘신앙개혁’은 묻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김인아 목사가 말하는, 전도지향적인 교인의 모습을 소개한다.

한 사람을 소중히 여겨라
지난 2012년 2월, 경기도 용인시에 교회를 개척한 김인아 목사는 “그 전까지 큰 교회에서 전도할 때에는 몰랐는데 개척교회 목사로서 전도해보니 한 사람 전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그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전도하며 교만해졌던 제가 다시 한 사람의 소중함을 생명처럼 붙들게 되었다”고 밝혔다.

한 해에 1천 명을 전도하는 교회라도 정착하는 사람은 100명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광주에서 장년교인 200명 규모의 교회를 목회하는 K목사는 “70여명을 전도했는데 그 다음 해에 보니 한 두 사람 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그후로 교인들이 내색하지는 않지만 전도의 의욕을 상실한 것 같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많은 교회에서 노방전도를 나가지만 한 사람 전도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김인아 목사는 “한 사람 전도가 쉽지 않은 요즘에, 전도도 중요하지만, 전도된 한 사람을 교회에 정착시키는데 먼저 많은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끼리끼리’ 사랑 극복해야
김인아 목사는, 과거 사역했던 교회를 갔다가 자신이 전도해 등록시킨 교인이 안보이는 것을 보고 주변에 물었다. 이단교회로 갔다는 소식을 듣고, 그 교인을 설득하려고 찾아갔다가 오히려 낯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했다고 소개했다.

“교회에 나왔더니 첫날은 좋았답니다. 그 다음 주일에 교회를 혼자 나가서 예배드리려고 앉아있는데, 누가 와서 툭 치더니, ‘저리가, 여긴 내 자리야’ 하면서 다른 데로 가라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교인들마다 자기 자리가 있나, 하면서 다른 자리로 갔더니, 또 누가 와서 ‘저리가, 저리가, 여긴 내 자리’라고 하더랍니다. 정말 기분 나쁘고 이방인처럼 느껴졌다고 하더군요.”

그 교회를 떠난 그 새신자는 소위 ‘이단교회’라고 불리는 교회로 옮겼다. 그런데 거기는 달랐다고 한다. 처음에도, 그 다음에도, 항상 자신에게만 집중해주고, 안아주고, 아기도 봐주고, 친절하게 대해줬다고 한다. 그 ‘얘기 엄마’가 이렇게 김 목사에게 되물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자기 보고 이단교회 나간다고 뭐라고 하는데요, 솔직히 전 어느 교회가 이단인지 모르겠어요. 오히려 이단교회라고 하는 곳이 더 사랑이 많고 모든 교인들에게 친절하더군요.”

오래된 교회일수록 ‘끼리끼리’만 모이는 현상이 강해진다. 친하지 않는 교우와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다. 가까운 교우들끼리만 식탁에 모인다. 연말이면 구역을 새로 조정할 때마다 목회자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도 여기 있다. 친한 교우들과는 헤어지지 않으려고 하고, 낯선 교우들과는 어울리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기득권은 내려놓아야
“교회에 처음 나가게 되면 은혜를 받고 기쁨이 넘쳐서 뭔가 봉사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가 전도한 어떤 분도 교회에 나와서 너무 좋다고 자기가 꽃꽂이를 좋아하니 그 봉사를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이분이 토요일날 꽃꽂이 봉사하러 교회에 갔다가 그 이후로 교회를 떠난 일이 있었습니다.”

이 새신자가 꽃꽂이 하러 교회 갔더니, 이미 꽃꽂이를 해오던 기존 집사 서너 명이 있었다. 이들은 새신자에게 “어떻게 여기 왔냐,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왔냐?” 하면서 면박을 주더라는 것. 봉사마저도 기득권의 한 형태로 고착 되어버린 안타까운 교회 현실이다.

“봉사도 내꺼다, 이런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새신자에게 봉사를 양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에 개혁이 일어나야 합니다. 내 자리, 내 봉사, 내 편, 이런 생각이 부숴져야 합니다. 모르는 사람을 찾아가서 안아주고, 내가 해왔던 봉사의 자리도 내놓을 수 있을 때, 교회는 전도에 적합한 교회가 될 것입니다.”

마음을 여는 칭찬과 격려
전도는 칭찬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한국 교회에서 언젠가부터 칭찬이 없어졌다. 예전에는 앞에 나와 애쓰고 봉사하는 교우들에게 “잘했다, 수고했다, 힘들지, 내가 기도해줄게”하는 격려가 넘쳤다.

그러나 요즘은 누가 앞에서 수고하면 “지까짓 게 뭔데”라고, 오히려 뒷말 듣기 십상이다. 봉사하러 앞에 나서기가 두렵다고 말한다. 적지 않은 교인들이, 교회에서 봉사하지 않을 때에는 교회생활에 어려움이 없었는데, 봉사하면서 상처받은 적이 많다고 고백한다.

“전도는 칭찬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칭찬은 상대방의 마음을 열거든요. 그런데 칭찬하려면 사실 먼저 내 마음부터 오픈해야 합니다. 그래서 연습이 필요합니다. 어디서 연습합니까? 가정에서 남편에게, 아내에게, 자녀들에게 칭찬해야 합니다. 교회에서도 기존 교우들을, 목사님을, 교회를 칭찬해야 합니다.”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교회에서 전도총동원주일을 정하고 전도대상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을 전도하기 위해 많은 호의를 베푸는 경우가 있다. 김 목사는 전도대상자들에게 호의를 베풀 때도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도대상자에게 호의를 베풀면서 전도의 목적을 드러내서는 안된다는 것.

“너무 조급해선 안됩니다. 전도대상자를 찾아가서, 이거 먹고 교회 나와라, 이거 받고 교회에 나와라, 이런 식으로 호의를 베푸니까 거기 감동이 없어요. 뭔가 선의를 베풀고 그냥 물러서야 합니다. 7-8번 계속 베푸시기만 하십시오. 전도대상자를 미안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많은 정성을 쏟아 호의를 베풀고서도 실패하는 이유는 너무 조급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아줌마 전도왕’ 김인아 목사는 “전도하는 우리가 걸어다니는 전도지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아무리 전도지를 뿌려도, 뿌리는 자가 본이 되지 않으면, 결실은 어렵다. 신자에게 가장 중요한 전도의 사명를 위해서라도, 종교개혁주일을 맞아 나 자신의 ‘신앙개혁’이 일어나야할 이유다. <객원기자=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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