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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0.22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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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덕 목사 (샬롬교회 협동목사ㆍ경영학 박사)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은 경기침체(stagnation)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용어로 경기가 침체되는 되도 불구하고 물가가 상승하는 경제현상을 말한다. 경제현상의 일반적인 패턴은 경기가 침체되는 불황기에는 수요가 감소하므로 물가가 하락하고, 경기가 상승하는 호황기에는 수요가 증가하므로 물가가 상승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기업의 독과점체제에서 일어나는 제품가격의 하방경직성, 경기침체기의 소비적인 재정지출확대, 원자재가격 상승, 강성 노조에 의한 명목임금의 과다한 상승 등에 의해 경기가 침체되고 있음에도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되고 있다.

물가가 상승하면 일정한 직업이 없는 가난한 저소득층 사람들이 가장 심한 고통을 받는다. 그렇지 않아도 살기가 힘든데 물가가 상승함으로써 수입의 일부분을 강제로 수탈당하게 되어 살림살이가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거기다 경기까지 침체되면 일거리마저 줄어들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나면 특히 빈곤층의 사람들이 가장 큰 고통을 당하게 되므로 한국은행과 정부는 경기를 부양시키더라도 우선적으로 물가안정을 고려해야 하며 아울러 가난한 저소득층의 생계가 위협받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금년에도 우리나라 경제가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살아날 것 같지 않아 서민들의 삶이 여전히 팍팍할 것 같다. 유로존의 재정위기 여파가 여전히 남아 있어 경제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국가부채 감소가 기다리고 있어 경제회복이 불투명해 지고 있다. 거기다 주요 선진국들이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돈을 지나치게 많이 풀어 또 다시 부동산에 거품이 생길 가능성도 커졌다. 그동안 우리 경제가 수출로 버텨왔으나 수출비중이 가장 높은 중국경제 마저 내년에도 회복이 어렵다고 하니 내수가 살아나지 않으면 서민들의 삶이 여전히 고달플 것 같다.

정부에서는 수출이 위축되면 내수를 살려 경기를 부양시키겠다고 하나 내수를 살리기가 만만치 않다. 우선 가계부채 규모가 한계에 도달했다. 우리 국민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원리금상환비율이 20% 안팎에 달하고 있다. 이 수치는 미국에서 모기지 사태로 가계 연쇄 파산사태가 발생했던 당시의 비율 18.6%보다 더 높은 것으로 더 이상 가계부채가 늘어나면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까지 마련해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시키려 했으나 여의치가 않은 모양이다. 지금까지는 가계가 부채를 늘리면서 소비수준을 유지해 왔지만 이제는 부채를 더 늘릴 수가 없어 가계에 의한 소비지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내수를 진작시켜 경제를 회복시키기도 상당히 힘들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이 경기가 침체되어 일자리가 없는데다 물가마저 오르면 서민들의 경제적인 고통은 가중된다. 그래서 각국의 중앙은행은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려 하지만 물가에 더 우선적인 정책목표를 두고 물가가 지나치게 오르지 않도록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최근에 중앙은행이 물가관리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도입한 정책이 물가안정목표제다. 물가안정목표제란 인플레이션 억제 목표를 사전에 설정한 후 각종의 통화신용정책수단을 이용해 물가가 이 목표를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정책을 말한다. 과거의 경험상 통화정책의 우선 목표를 경제성장이나 완전고용에 두었을 경우 이러한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물가만 상승해 서민들의 경제만 더 어렵게 만든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1990년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각국에서 이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1997년 말부터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해서 시행하고 있다. 물가안정을 채택한 중앙은행은 먼저 중기적 관점에서 적정 인플레이션 목표를 사전에 설정해 공표한다. 그리고 현재의 통화량, 금리, 환율 등 다양한 경제변수의 움직임을 분석해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예측하고 목표달성에 적합하도록 각종 정책수단들을 사용해서 통화정책을 시행한다.

한국개발원에 따르면 노동패널이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우리나라 가구를 조사한 결과 전체 가구의 27.4%가 장기 또는 상시 빈곤층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즉 네 가구 가운데 한 가구 이상이 항상 빈곤하거나 장기적 또는 반복적으로 빈곤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경제가 침체되고 물가가 상승하는 스테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빈곤층에 있는 사람들은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게 된다. 정부에서는 스테그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종 정책수단을 시행하는 동시에 빈곤층에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성경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부르짖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다. “귀를 막고 가난한 자가 부르짖는 소리를 듣지 아니하면 자기가 부르짖을 때에도 들을 자가 없으리라”(잠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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