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학회, 제42차 한국기독교학회 정기학술대회 개최
갑을 전쟁, 경제 양극화, 승자독식의 폐해가 날로 심화되는 사회적 분위기 가운데 사회 정의를 외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불의에 맞서 정의와 평화를 이루고자하는 사회적 몸부림 속에 진짜 ‘정의’에 대한 성경적 답변은 무엇일까.
신약성서에서 ‘정의’와 ‘평화’의 개념을 살핀 한국신약학회 배재욱 교수(영남신대)는 “예수는 자신의 속죄 죽음을 통해 모든 불화와 부조리, 그리고 폭력적인 모든 도모를 해결하시고 부활하심으로 인간 세상의 구원을 가져오심으로 평화를 실천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예수는 하늘 군대의 힘을 사용하실만한 권한이 있었지만 세상의 평화를 위해 스스로 낮추고 포기하는 길로 정의를 시행했다”며 “‘정의’를 위해 깃발 든 혁명가의 삶을 산 것이 아니라 배고프고 외롭고 고달픈 고난당하는 메시아로서 십자가의 길을 가셨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정의’에 대한 설명으로 “정의는 세상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배양하는 것이어야 하지만 자비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예수가 자신의 희생을 통해 성취한 정의는 사랑과 자비와 인간 구원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세상의 정의’와 ‘그리스도의 정의’에 대한 차이를 토대로 평화의 개념을 설명했다.
배 교수는 “정의와 평화는 이 사회를 유지하는 두 기둥으로서 서로 독립된 개념이지만 서로 연관된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곧 정의가 담보되지 않는 평화는 거짓 평화기 때문에 그 평화는 언젠가 깨어진다. 그 점에서 정의는 평화를 이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정의는 옳음이 우선이고, 그 옳음을 따라 심판하는 것이지만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대속의 죽음을 당하기까지 세상을 사랑하신 그리스도의 마음을 빼면 정의는 빈껍데기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약성서에서는 안식일 법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하나님의 정의가 드러난다. 한국구약학회 정석규 교수(한영신대)는 신명기 법전(12:1~26:15)에서 안식일 법에 나타난 사회정의에 대해 집중해 조명했다.
정 교수는 “안식일 법 안에서 하나님에 대한 제의와 사회 소외 계층에 대한 사랑과 정의는 함께 진행된다”며 “안식일에 종들에게 안식을 주라는 가르침이 사회적이며 윤리적인 차원이 아닌,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신앙적 차원의 명령에서도 드러나는 것이다”고 밝혔다.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은 종교적인 차원만이 아닌, 사회적 강자와 약자 사이의 노동과 쉼에 있어서 차별을 없애는 수평적이며 사회적인 차원의 계명임을 보여준다는 것.
정 교수는 “이는 하나님의 선행적 구원에 대한 응답과 과거 자신들의 아픔을 기억하는 공감을 통해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를 회복시켜야 함을 강하게 요청하는 것”이라며 “또 안식일 법은 일회적인 법이 아니라 주기적이며 지속적으로 행해져야 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안식일 법은 주기적이며 지속적으로 지켜져야 할까. 그에 따르면 사회정의와 연관해 생각하면, ‘땅에는 언제든지 가난한 자가 그치지(15:11)’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불의’한 세상 속에서 사회정의는 종교적 의식과 함께 주기적으로 지속돼야 할 가치라는 것.
정 교수는 결론으로 “신명기 법전의 법들은 종교적 제의와 의식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평화를 유지할 뿐 아니라 불의가 그치지 않는 현실 가운데 사회적 소외 계층의 권리를 지속적으로 회복시켜줌으로 이웃과의 관계에서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가르침”이라고 강조했다.
논찬을 전한 박찬웅 교수(연세대학교)는 “예수는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하나님의 정의 그 자체이며 하나님께 근원이 있다”며 “그리스도인들은 예수가 삶으로 보인 정의와 평화를 일상 삶의 모든 영역에서 실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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