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나가사키의 한과 일본 경제
상태바
(107)나가사키의 한과 일본 경제
  • 운영자
  • 승인 2013.10.15 23: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덕 목사 (샬롬교회 협동목사ㆍ경영학 박사)

제2차 세계대전은 1939년 9월에 시작돼 일본이 항복한 1945년 8월 15일에야 끝났다. 이 당시 일본은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독일, 이탈리아와 동맹을 맺고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동남아 국가들을 침공하기 시작했으며, 1941년 12월 7일에는 미군 비행장들과 진주만 미 해군기지에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해 두 시간 만에 미 공군과 해군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미국과 태평양 전쟁을 시작했다. 이 대전은 1943년 9월에 이탈리아가 먼저 항복하고, 그 다음 독일이 1945년 4월말 히틀러가 자살하자 5월 8일에 항복했으며, 그 후에도 일본은 극열하게 저항하며 좀 더 버티다가 미군이 8월 6일 히로시마, 8월 9일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하자 8월 15일 무조건 항복함으로써 끝이 났다. 전쟁의 결과는 비참했다. 수천만 명의 인명피해가 났고 전쟁으로 수탈당하고 희생당한 주변 국가들의 국민들은 전쟁 후에도 극심한 고통 속에 시달려야 했다. 전 후 독일은 자신들이 고통을 준 국가와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거듭거듭 사과하고 상응한 보상을 한 반면, 일본은 자신들의 만행을 부인하고 고통을 당한 사람들을 외면하고 심지어는 적대시 하고 있다. 그중에도 일본군의 성노예로 청춘을 진흙탕 속에서 고통 가운데 보냈던 위안부 할머니들과 강제징용 돼 헐벗고 굶주림 가운데 노예처럼 일하다 죽어간 사람들의 문제는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인데도 일본은 부인하고 있으며 오히려 흔히 있을 수 있는 일로 치부하고 있다.

일본은 지금 태평양전쟁을 일으켰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다. 막강한 군사력으로 아시아를 호령하며 중국을 침략하고 소련과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국력을 자랑했던 그 때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만 하더라도 일본은 제조업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앞서 있었다. 군함을 만들고 항공모함을 만들고 비행기를 만들어 전쟁을 일으킬 정도로 제조업이 발달해 있어 일본 국민들은 세계 어디를 가나 어깨를 펴고 큰소리치며 다닌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아베 정권은 이와 같은 국민들의 여망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의 대표적인 상징인 나가사키 조선소와 하시마 탄광 등이 포함된 '규슈•야마구치 산업지역'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시켜 일본 제조업의 우월성을 세계에 드러내 놓고 자랑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제조업 강국의 역사를 자랑할 때 침략과 수탈과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사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나가사키 조선소와 하시마 탄광과 같은 곳에는 강제징용으로 끌려가 인생을 망쳐버린 우리 국민들의 한과 고통이 쌓여있는 곳이다. 일본은 자신들이 자행한 이런 사실을 애써 외면하며 자국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이웃나라 국민들의 아물지 않은 상처에 소금을 뿌려대고 있다.

문화에는 문화를 만들어낸 사람들의 얼이 담겨있다. 지금 일본이 만들어가고 싶어 하는 문화는 침략과 수탈의 문화다. 일본이 제조업 대국을 이루었던 이유는 일본이 다른 나라 국민들보다 똑똑하고 우월해서가 아니라 일찍이 서양문물을 받아들여 산업화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일본이 다른 나라들보다 제조업 분야에서 앞서 나갈 수 있었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기초산업이 앞선 국가의 제품이 견고해서 고장이 잘 나지 않아 가격도 높았고 경쟁력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아날로그 시대를 뛰어넘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원터치 방식으로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정보와 지식을 주고받으며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돼 제품의 견고성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제 새로운 출발점에서 새로운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2ㆍ3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일본 산업을 따라 잡기 위해서는 50년은 걸릴 것이라 했으나 지금은 일본 기업들과 어깨를 겨눌만한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특정한 분야에서는 앞서 나가는 기업들도 있다. 그래서 일본은 우리나라를 두려워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반응이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는 하나님의 말씀이 바탕이 되어야 진정한 꽃을 피운다. 지금과 같이 일본이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고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이상 일본은 과거에 지탄받던 ‘경제동물’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 일본은 지금 경제를 다시 살리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그러나 설사 일본이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하더라도 군사대국을 꿈꾸며 그 힘으로 우월적 지위에서 주변 국가들과 마찰을 일으킨다면 그들은 또 다시 세계평화에 씻지 못할 커다란 고통을 안겨줄 것이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약1:15)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