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권징’은 성도의 거룩한 삶의 방향 위해 필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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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권징’은 성도의 거룩한 삶의 방향 위해 필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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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0.0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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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규 교수(성경신학대학원대)

올해는 벨직신앙고백과 도르트신경과 함께 개혁교회의 3대 교리표준문서 중 하나인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 작성된 지 450주년이 되는 해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그동안 개혁교회 안에서 끊임없는 설교와 교육으로 신앙을 든든하게 세워왔다. 최근 한국장로교신학회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과 한국장로교회’를 주제로 학술발표회를 개최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중심으로 한국 교회의 방향성을 제시한 두 발제자의 주장을 요약해 싣는다. <편집자 주>

교회권징은 칼빈주의의 중요한 특징이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 85문(천국이 교회의 권징을 통해 어떻게 닫히고 열립니까?)은 천국열쇠 중 하나인 교회권징을 설명한다. 그런데 당시의 상황을 보면 칼빈주의의 특징인 교회권징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에 들어간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리고 교회권징은 교회법에 들어가지 않으면 실천되지 않는 항목으로 남게 된다.

그래서 팔츠(Pfalz)도 자기의 요리문답 내용을 자기 교회의 법 안에 받아들이고, 나아가 적용시켜야 했다. 팔츠의 수도 하이델베르크의 상황은 이제 막 루터주의로부터 승리를 거둔 상황이었고, 올레비아누스(Caspar Olevianus, 1536~1587)와 우르시누스(Zacharias Ursinus, 1534~1584)라는 외부로부터 온 자들이 주도하는 개혁은 쉽지 않았다. 교회정치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교회권징이 교회법 안에 자리 잡고 적용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하지만 개혁교회 안에서 교회권징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은 매우 높다. 교회는 영원 전에 선택받은 자들의 공동체이면서 동시에 이 땅에서 부름 받은 공동체로서 드러난다. 따라서 선택이 교회의 기초라면, 이 선택은 선택받은 자들의 믿음으로 드러나고야 말 것이다.

그리고 부름 받은 자, 곧 선택받은 자임을 증거하는 믿음은 신앙고백과 선행으로 나타난다. 개혁교회가 참된 교회의 표지에 말씀과 성례 외에도 권징을 추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칼빈과 개혁신학자들 중 말씀과 성례만을 언급한 이들도 성례에는 거룩한 생활이나 권징이 포함된 성례를 말한다. 말씀의 순수한 선포가 궁극적 의미에서 교회의 표지이지만 이 말씀은 교회의 모든 부분에 적용되어져야 하고, 따라서 개혁교회는 말씀선포, 성례, 나아가 권징도 말했던 것이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의 교회권징의 위치에서 이런 특징이 분명히 나타난다. 권징은 성만찬에 연결돼 등장한다. 교회권징에 대해서는 성만찬의 마지막에 다루어진다. 성만찬에 참여하는 것에서 제외시키는 교회권징의 주체에 대해, 한 명이나 몇 명의 교회사역자나 다른 사람들의 권력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전체 ‘기독교’에 있다고 했다.

교회사역자들도 교회의 가장 작은 지체로서 그 아래에 있는 것으로 진술하면서 각 장소에서 형편과 필요에 따라 교회에서 선택된 자비롭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몇 사람이 교회사역자와 함께 전체 공동체의 이름으로 권징을 행한다. 그런데 회개하지 않는 자들에게는 회개를 보일 때까지 성찬의 금지로 기독공동체로부터 분리하도록 되어 있다.

교회권징은 성찬, 성도들의 생활, 교회정치, 교회직분, 교회와 국가와의 관계 등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언약의 표인 성찬에 참여하는 자를 돌아보게 하고, 악한 자로부터 언약의 표를 보호한다. 성도들의 생활이 지속적인 살핌 가운데 있게 해서 그 생활을 보호하고 지켜 거룩을 향하게 한다.

이 일을 하기 위한 장로직분이 세워지고, 논의하고 치리하는 회가 있게 된다. 국가와 교회가 각기 자기 영역에서 자기 일을 감당하기에 권징은 국가의 일이 아니라 교회의 독립적인 일이라는 생각 아래서, 그러나 국가를 교회의 원수로 생각하는 재세례파의 생각도 거절하고 국가를 교회의 제어 아래 두어야 할 대상으로 보는 로마 가톨릭의 생각도 반대한다.

교회권징은 개혁교회의 중요한 특징이다. 왜냐하면 개혁교회는 신자들의 생활이 개혁되는 것이 참된 교회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 85문은 우리 한국 교회의 형편과 성도들의 삶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후에 교회권징은 개혁신학의 영향 하에 있는 거의 모든 교회의 법에 들어오게 된다. 한국장로교회의 법에도 교회권징은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한국장로교회는 여러 가지 윤리적인 면에서 다양한 비판의 소리를 사회로부터 받고 있다. 그런데 거룩의 추구가 성도의 삶의 방향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교회권징이 살아있어야 한다.

교회권징이 살아있다는 것은 그 벌함이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세워진 장로들이 그 본분대로 성도들이 삶을 부지런히 살피고, 권하는 그 실제적인 직무가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배들이 정착시키기 위해 헌신했던 교회권징이 업신여겨지거나, 버려지거나, 요리문답서와 교회법에만 남지 않고 실제생활에 반드시 들어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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