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적이고 배타적인 기독교 근본주의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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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적이고 배타적인 기독교 근본주의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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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0.0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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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광 목사 (정동제일교회)

한국 교회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고 곧바로 대응에 나서되, 시급한 것을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중장기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앙과직제위원회가 최근 ‘제2회 한국 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신학토론회’를 개최했다. 16세기 종교개혁의 배경과 종교개혁 신학에 대한 평가와 함께 다섯 가지의 ‘Sola’(오직)를 중심으로 교회 개혁의 방향성을 모색한 발제자들의 주장을 싣는다. <편집자 주>

‘솔라주의’, 곧 유일주의는 배타의식의 잠재력을 숨기고 있다. 그리고 이 의식의 현대적 표현은 근본주의다. 이 종교의식은 이미 모든 종교 안에 둥지를 틀고 있지만 린다 우드헤드와 폴 힐라스는 “‘차이점의 종교’는 가장 성공적인 현대의 종교형태”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원인을 이들은 ‘흔들리는 사회’에서 보았다. 정체성이 혼란스럽고, 경제적으로는 자신들의 현실이 불만족스럽고, 미래가 불투명할 때, ‘반’, 곧 ‘솔라’라는 유일주의적 세계관에 쉽게 몰입되며,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근본주의의 성서를 문자적으로 이해하며, 현대 한 복판에서 신화적 세계관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결국 솔라주의의 대중적 표현형태인 근본주의에 대한 치유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근본주의란 성서에 댛??설익은 해석이나 문자주의가 아니라 합리주의에 대한 ‘좌절’을 숨기며 신화적 세계로 퇴행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 좌절을 ‘인생역전’의 은혜를 통해 성공으로 바꾸는 교회 강대상의 선포가 되던지, 가난과 좌절에서 성공했다는 기업주의 간증이 되던지, 이것이 드라마와 영화로 ‘신화화’ 되던지 반 합리주의적 신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사회의 문화를 통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근본주의는 ‘기독교적 한국-자유민주주의-국가’라는 결합체다. 결국 기독교 근본주의에 관한 문제는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며, 의식의 발전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반동이기도 하다.

이렇게 볼 때, 근본주의가 별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유럽의 사회복지국가를 볼 때, 결국 근본주의가 극복될 수 있는 것은 사회복지와 타자를 인정하는 공동체의 문화가 확립됐을 때이다. 삶이 예측가능하고, 좌절의 확률이 낮고, 실패에 대한 불안감이 낮을 때, 신화와 비합리로의 퇴행성은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미국 내의 우파 보수주의자들이 국가재산을 민영화 곧 사유화하며, 복지를 줄이면서 합리성 혹은 ‘인본주의’와 반대인 신화적 믿음을 곧 신앙이라 생각하게 하는 것과 같이, 근본주의에 대한 치유는 사회복지의 확대에 있는 것이다.

또한 기독교 안에서 취해야 할 것이 있다. 중앙집권적 문화 안에서 다원성을 경험해 보지 못했고, 스스로 근대성을 소유해 보지 못한 한국에 미국식 근본주의가 기독교의 ‘원형’인 것 같이 보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비판은 교회 안에서는 ‘자유주의’(이단의 완곡한 표현)이다.

기독교인들이 알고 있는 ‘기독교 문화’라는 것이 ‘근본주의 문화’일 뿐이며, 기독교 전체 역사에 있어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근본주의 특징 중 하나는 키렌 암스토롱이 말했듯이 상징적 문서인 성서를 과학적 패러다임으로 해석하는 독법이다.

물론 여기서 파생한 창조과학을 통해 신화적 세계관은 그 생명력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인간이 신화 없이는 존재하지 못한다. 잠에서 꿈을 합리적으로 꾸는 사람은 없으니까. 미국의 통합심리학자 켄 윌버는 복고적 낭만주의와 초합리주의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을 ‘전/초오류’라고 말하고 있다.

윌버의 주장을 통해 근본주의를 살펴본다면 근본주의는 이성이전의 전합리성, 곧 복고적 낭만주의이며, 초합리성은 이성을 포함한 초이성적 영역에 대한 인정과 더불어 그 영역에 대한 체험이다.

근본주의에서 선포하는 마술적이고 신화적인 세계관은 복고적 낭만주의 곧 전합리적 영역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교회에서는 진화론과 창조론을 이항대립적으로 놓고 창조과학을 선포하면서 신앙과 불신앙을 대립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면 근본주의에 대한 종교 안에서의 극복은 이성을 신앙의 반대편에 위치한 근본주의의 사고구조를 해체해야 하는 것이다. 생각과 성찰 또한 의심을 통한 이성적 분석은 근본주의의 가장 큰 적이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합리성과 새로운 시대정신에 개방적이며 이를 감고 넘어서는 심층종교에 대한 연구와 관상기도의 실천이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 근세의 합리성을 포함하며 넘어서는 초합리적 신비주의 전통이 기독교 초기부터 중세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재구성돼야 하며, 이런 운동의 확산이 복고적 낭만주의로써 신화의식에로의 퇴행하는 근본주의에 대한 종교적 응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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