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수 없는 유혹, ‘중독’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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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수 없는 유혹, ‘중독’의 실체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3.09.11 0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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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디아코니아센터, 한국사회 중독예방과 치유 위해 나선다
“손에서 핸드폰이 떨어져있던 적이 없어요. 전화를 하지 않더라도 손에 쥐고 있지 않으면 불안해요.”
“게임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자꾸 판돈을 걸게 되고, 어느새 핸드폰 요금은 20만 원, 30만 원이 넘어있더라구요. 그만 해야지 하다가도 자꾸 하게 되요.”
도박, 인터넷, 모바일, 게임 등에 중독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바로 ‘행위 중독’이다. ‘중독’은 원래 의학 용어지만 지금은 흔히 사용하는 일상용어가 됐다. 쇼핑 중독, 초콜릿 중독, 게임 중독 등 중독이라는 말이 빈번하게 사용될 정도로 우리의 일상에는 ‘중독’ 증상이 많다. 이러한 증상들이 일상 속에 자주 반복돼 중독 단계에 접어들면 쉽게 끊지 못한다. 심지어 ‘금단현상’까지 생긴다. 우리는 왜 ‘중독’되는 걸까? 그리고 치유할 수 있을까? 걱정 마시라. 그 어떤 중독인들 치유 할 수 있다.

생활 속의 중독 유발 물질•행위 많아
자제심 잃고 이성적 판단 놓치기 쉬워

행위중독 예방 및 치유 사업 시급해
회복사역 통해 중독 벗어날 수 있어

지난 5일 글로벌디아코니아센터(이사장:김삼환 목사)가 도박, 인터넷, 모바일, 게임 중독 등 행위중독을 중심으로 한국사회의 중독 현황과 대책을 논의하는 포럼을 개최했다. ‘중독사회를 넘어 치유사회로’의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는 기독교가 어떻게 중독 예방과 치유 사업을 해나갈 것인지 살피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날의 중독 현실은 도박같이 중독을 유발하는 행위가 오락과 유흥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면서 인터넷 게임이나 모바일 중독이 장년만이 아니라 청소년에게까지 광범위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4대 중독(알코올, 마약, 도박, 게임)의 경우만 보더라도 618만 명이 중독자(알코올 155만, 인터넷 233만, 도박 220만, 약물 10만)로 국민 8명 중 1명이 중독자다. 여기에 게임중독, 스마트폰중독, 성중독과 같은 새로운 중독을 포함하면 8백여만 명으로 추산된다. 중독에 따른 사회경제적인 비용만 연간 100~200조 원이 추산될 정도다.

더 심각한 문제는 모든 사람이 생활 속에서 중독을 유발하는 물질과 행위에 쉽게 노출된다는 것. 조금이라도 자제심을 잃고 이성적 판단을 놓치게 되면 각종 중독에 너무나 쉽게 빠질 수 있는 상황이다. 우리 사회가 이미 중독사회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럼에서 상임이사 권오성 목사는 “이제 국민 건강과 행복, 사회 안정을 위해 중독의 심각한 위험성에 대한 인식과 예방, 치유 사업이 시급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우리 사회의 중독 문제에 대한 현실 인식과 치유를 위한 정책과 방안을 연구하고, 제도 개선과 대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정부, 국회, 사회단체들이 여러 논의를 하고 방안을 제시하는 등 종교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종교의 지도력과 역량을 중독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예방과 치유 사역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이날 조현섭 회장(한국중독전문가협회)은 한국사회의 행위중독의 현황에 대해 “한국의 중독자 수는 800여만 명(정부통계)이며, 그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약 200조 원이다. 중독 관련 정부예산은 584억5000만 원이며, 정부 치료기관 수는 상담센터 67개, 병원 12곳, 전국 253개 보건소가 있고, 전국 자조모임은 200여 곳이나 있다”며 “중독 유병률은 외국에 비해 2~3배 높으며, 특히 행위중독(인터넷, 스마트폰)의 경우 세계적으로 최고 높고 그 확산 속도도 매우 빠르다”고 설명했다.

가족도 큰 고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인 기준으로 전 국민 중 50% 이상이 중독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또 우울증, 불안, 신체적 질병, 자살, 별거, 이혼, 가정폭력, 및 경제적 파산, 사기, 절도 등 각종 범죄발생도 유발시킨다.

이에 12단계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회복사역’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한국회복사역연구소 고병인 소장은 “회복사역이란 환란 중에 하나님으로부터 자신이 받은 위로를 고통 중에 있는 다른 이들을 위로하라는 성경말씀처럼 자신의 아픔을 극복한 사람이 같은 어려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회복을 돕는 소그룹사역이다. 성경 공부나 구역모임과 달리 회복사역은 철저히 ‘지원그룹’의 소그룹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지원그룹은 충고, 권면, 토론, 끼어들기, 해결책 제시 등이 금지된다. 대신 비밀보장과 ‘무비판적인 수용’, ‘나눔과 경청’을 강조한다. 그룹원들은 자신의 어두운 비밀과 아픔을 자신과 하나님, 제3자에게 ‘고백’하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아픔을 나누고 자신의 문제를 깨달으며 변화를 경험한다. 고병인 소장은 “고백과 나눔을 통해 ‘빛 가운데 행하는 삶’을 효과적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 회복 모임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서 요구되는 ‘고백’은 회복사역의 영성훈련으로 핵심적인 진실을 밝히고 용기를 갖는 것을 말한다. 나눔이란 스스로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분명하게 말하는 훈련이며, 더 진실하고 솔직해지는 것이다. 고백과 나눔은 새로운 행동의 영성적 학습이다. 두려움과 수치심을 극복할 때 영성으로 들어갈 수 있다. 또한 회복사역은 중독자를 포함한 중독자의 가정에도 치유한다.

치유와 변화는 한순간의 기도나 성경 읽기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삶을 지배하는 문제로부터 자유롭게 되기 위해서는 과거의 상처를 직면하고, 재해석, 용서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신의 결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고통에 대한 자신의 잘못된 반응에 책임지는 고된 과정이 필요하다.

회복사역은 약 180일 동안 말씀을 묵상하고 자신의 내면을 직면하는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하루하루 내면의 치유와 영성회복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포인트다.

또한 회복은 혼자 이룰 수 없다. 진정한 치유와 영성의 회복은 영적, 정서적, 후원 속에 자신의 실패와 약점, 상처, 비밀을 고백하고 나눌 수 있는 안전한 상황과 사람들이 필요하다. 성급한 충고나 조언 대신 같은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매주 모여 실패와 성공, 희망을 나누는 ‘지원그룹’이 되어야 한다. 고 소장은 “경험을 통해 참여자는 자기 충동성, 강박성을 자각하고 낮은 자존감을 개발하며 정직, 겸손 등을 배우며 참된 자신이 되어간다”며 “매주 묵상을 통해 개인적으로 배운 것들을 지원그룹에서 사람들과 나누고 들으며 하나님께서 어떻게 일하고 계시는지 깨닫게 되고 하나님의 말씀을 삶 속에 적용할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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