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선교, 균형적 발전과 중장기 전망 함께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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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선교, 균형적 발전과 중장기 전망 함께 모색해야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3.09.10 2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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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봉, 이주민선교 기초조사 보고서 발간
▲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 다사랑에서 열린 이주민선교 기초조사 보고서 출판기념회에서 몽골대학생 찬양팀이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이주민’. 다른 곳으로 옮겨 가서 사는 사람. 또는 다른 지역에서 옮겨 와서 사는 사람을 말한다.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이주민들의 숫자가 100명 중 3명이라는 보도가 얼마 전 모 언론사를 통해 보도됐다. 이미 우리나라는 다문화사회라는 설명이 따랐다.

지난 9일 한국교회희망봉사단(사무총장:김종생 목사)은 이주민선교 기초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이주민선교 기초조사의 목적은 한국 기독교의 이주민선교 현황에 대한 전국적인 기초조사를 통해 이주민선교를 하는 교회, 선교단체, 기관의 특징이나 규모, 프로그램과 활동에 대한 최소한의 내용을 부분별로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이주민선교의 과제를 제시하는데 있다.

법인으로 변화 시도
먼저 이번에 이주민선교 대상으로 파악한 교회, 기관, 단체의 숫자는 총 575개다. 이 중 회신을 완료한 곳은 270개로 조사 도중 추가 발굴된 10개를 포함한 숫자다. 나머지는 회신대기 상황이거나 중단, 주소불명, 연락불가 등으로 응답하지 않았다.

선교를 하고 있는 형태는 교회부설이 11개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이주민기관(73), 이주민선교기관(66)이 그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교회부설 형태가 다수인 것은 예상대로지만 비율이 28%에 불과해 이주민선교가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다양한 형태로 진행됨을 알 수 있다”며 “한편 이주민선교기관보다 이주민기관이 숫자가 더욱 많은 이유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이주민센터를 위탁하거나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 법인형태로 전환한 이주민선교기관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교회부설 형태를 지나 자립을 위해 법인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추세라는 것이다.

이주민선교의 목적
이주민선교의 목적으로는 복수 응답한 교회, 기관 649개를 기준으로 하면 통전적(전도와 사회봉사, 인권, 삶의 질 개선)이 178개(28%), 전도가 160개(25%), 세계선교가 125개(19%)였다. 전체적으로는 이주민선교의 목적을 통전적으로 이해하는 곳이 가장 많지만 복음주의가 지향하는 전도와 세계선교, 교회개척을 합치면 52%를 차지하는 상황. 반면 통전적이거나 에큐메니칼 색채를 띤 교회나 기관은 45%에 그친다.


이에 대해서는 “이주민선교의 목저과 관련해서 복음주의적 목적과 에큐메니칼 목적 사이에서 복음주의적 목적이 더 많지만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본다”며 “이는 이주민선교에 참여하면서 복음주의 진영도 인권문제를 외면할 수 없고, 에큐메니칼 진영도사람의 변화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상호 수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단, 선교신학적 입장이라면 서로 지향점이 다른 것은 현실. 하지만 이렇게 복음주의권과 에큐메니칼권이 연합해서 사역을 이어가고, 같은 뜻을 가졌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체감되는 느낌은 사뭇 다르다.

정노아 목사는 “실제 현장에서는 진보와 보수의 갈등의 골이 생각보다 깊다”며 “두 진영이 사실은 현장에서 많나지 않는다. 서로의 소통이 부족했다”고 반성했다. 또한 “다들 총체적 선교를 한다고 하지만 아닌 경우가 많으므로 그 둘을 자주 만나게 해야한다”며 “자주 만나고 소통하다보면 평행선의 극복기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별로는 270명 응답자 기준으로 경기가 66개(24.4%), 서울 49개(18.1%), 인천 24개(8.9%), 부산 21개(7.8%)였다.

지역에 거주하는 이주민들의 숫자에 비해 수도권지역은 기관이나 교회가 적은 편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해당 지역은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오히려 충북, 강원에 비해 적은 편이다. 분발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열악한 현장상황
그럼 각 기관, 단체들의 사역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실무자 혼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가 21%(58개)에 달했다. 실무자 2명은 18%(48개), 4-5명은 18%(48개)로 나타났다. 실무자 없이 사역자 혼자 사역을 이어가는 숫자도 14%(38개)에 달해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도 있었다.

개척교회가 이주민 사역을 틈새 혹은 돌파구로 여기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실무자의 숫자가 적은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보고서는 “향후 심층조사는 이주민선교에 대한 실무자의 의견과 평가, 제안 등 실무자 업무에 대한 분석은 물론 그들의 근무실태, 급여실태 등도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주민선교단체를 찾아 봉사하는 자원봉사자의 숫자는 5명 미만이 72개(27%)로 가장 많았고, 아예 자원봉사자가 없다고 응답한 곳도 35개(13%)이나 됐다.

재정후원은 복수응답자 632개 기준 246개(39%)가 교회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으며, 193개(30%)가 개인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총회후원, 노회후원, 기업후원, 중앙정부 지원, 지자체 지원 등으로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안을 제시한다
연구원 노일경 목사는 “이번 조사를 통해 이주민들과 일반 교인들 간 거리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교회의 이주민선교 담당자만 선교에 참여하고 일반 교인들은 그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많다. 서로간의 거리감이 있는 것이다. 이런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주민들이 사회적 약자임을 깨닫고, 인권과 복지차원에서의 접근에 대한 이해가 요청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관계자는 이주민선교의 경향과 관련해 이주노동자 선교는 감소하는 추세로 보이고, 결혼이민여성 선교는 발전중이며, 다문화가정자녀선교는 초기단계이고, 유학생 선교는 전략적으로 종교권별로 선택과 집중이 이뤄지고 있다고 간추렸다.

또한 “난민선교 발전을 위한 조사와 연구가 절실하다”며 “2007년 대부흥운동 100주년기념선교대회에서 이주민선교 분과가 모여 세미나를 한 적이 있다. 교단과 이주민선교 단체들이 협력해서 이주민선교 경향을 분석하고 각 부문의 균형적 발전과 중장기 전망을 함께 모색하며 대안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에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한 황홍렬 교수는 “이주민선교 조사를 하면서 강하게 필요성을 느꼈던 점이 지역모임의 활성화에 대한 부분이었다”며 “지역의 교회들이 자주 모이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부족해보였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또 “지역에는 지역이주민선교협의회, 그리고 총회나 노회차원의 이주민선교협의회 조직이 필요하다”며 “에딘버러선교대회를 마치고 계속해서 위원회가 생겼던 것처럼 이주민선교에 대한 기초조사 이후 심층조사를 하기까지 계속위원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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