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깊은 아픔과 상처 이해할 목회적 돌봄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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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깊은 아픔과 상처 이해할 목회적 돌봄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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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7.2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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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근 교수 (한세대 실천신학)

최근 북한에 재입북한 탈북민이 다시 탈북하는 과정에서 중국 공안 다시 검거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연초 3차 핵실험으로 논란을 가져온 북한핵무기 개발문제는 이제 소형핵기술개발 논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이 탈북민과 북한핵 문제는 이제 정치ㆍ사회적으로 우리 사회와 분리해 생각할 수 없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사회와 밀접한 두 가지 주제에 대해 실천신학적 시각에서 바라본 발표문에 대해 정리해 실었다. <편집자 주>

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민은 지난 2010년 2만 명을 넘어서 2012년 7월에는 2만 4천여 명에 이르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도 커다란 집단으로 자리 잡은 이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그런데 탈북민이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에 의뢰한 연구조사 자료로는 탈북이유에 대해 응답자 과반수에 가까운 46.8%가 ‘식량 부족과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답했다.

탈북민은 생애 초기와 아동기, 청소년기를 거치며 끊임없이 환경으로부터 침범과 박탈을 경험했다. 침범과 박탈의 환경에서는 결코 심리적인 공간을 창출할 수 없다. 탈북민의 자기표상 중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 항목이 ‘나는 거칠고 공격적이다’라는 것은 그들의 착취와 아픔, 상처에 대한 역설적인 표현이다. 탈북민의 자기표상에서 ‘거칠고 공격적이다’라는 이미지를 완화하기 위한 목회적 돌봄 과제는 무엇일까.

먼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다룰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목회적 돌봄의 중요과제는 안아주시는 하나님 표상을 심어주는 것과 안아주는 공동체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성경에는 하나님의 안아주심에 대한 비유적인 표현이 많다. 특히 이사야 46장과 3절과 4절, 40장 10절, 49장 15절, 호세아서 11장 1절에는 하나님을 안아주시는 분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안아줌의 환경에 대한 기대는 인간의 전 생애에 걸쳐 요구되는 욕구다. 하나님께서는 충분히 좋은 어머니의 품속 같은 환경을 만들어 주시는 분이다. 이런 하나님 표상이 형성되도록 목회적 돌봄을 해야 한다.

다음으로 안아주는 공동체에 대해 경험을 하도록 도와야 한다. 안아주는 공동체는 이기심에서 사랑으로, 죽음에서 부활로 넘어가는 운동이다. 사랑은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고, 관심을 가지며, 그들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것을 말한다. 또 그들의 요구와 절실한 필요에 응답하는 것이다. 이런 안아주는 공동체는 상호신뢰의 공동체이다. 탈북민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안아주는 공동체이다.

또 한 가지 차이가 나는 부분은 개방적이라는 부분이다. 기독교는 처음부터 관계적 종교다. 기독교 신앙의 기본전제는 모든 피조물은 하나님에 의해 지음을 받았으며 하나님 안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형상대로 인간을 지으셨고 인간 안에 자신의 가치를 불어넣을 뿐만 아니라 인간을 바라보며 감탄하시고, 칭찬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은 마치 아이를 향한 어머니의 모성의 모습과도 같다. 이런 기독교공동체의 환경과 상담환경이 조성될 때 탈북민은 자신의 폐쇄성에서 나와 자유롭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하고 안락하며 편안한 상태에 머무는 것은 모든 사람의 바람일 것이다. 탈북민은 지난 한 달간 본인의 기분이 안정되고 평안했다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았다와 대부분 그렇지 않았다로 응답한 사람은 12.5%와 22.2%로 전체 34.7%가 우울과 불안함을 드러냈다. 이 결과에 의하면 탈북민의 대다수는 우울과 침체를 겪고 있으며 안정감이 매우 취약한 상태다.

한국 교회는 목회적돌봄의 대상으로서 탈북민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더 필요하다. 부자와 가난한 자, 환자와 건강한 자, 성질을 잘 내는 자와 너그러운 자, 불안한 자와 평안한 자.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에게 적용해야 하는 목회적 돌봄이 달라야 하듯 탈북민과 남한주민에 대한 돌봄도 달라야 한다.

대상관계이론은 한 사람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자기ㆍ대상관계에서 자기표상과 대상표상을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북한 사회는 남한과 모든 면에서 다른 차이를 갖고 있다. 그래서 탈북민은 그들만의 독특한 자기표상, 대상표상을 갖고 남한으로 왔다. 탈북민에게 효과적인 목회적 돌봄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외상경험과 그 결과로 발생한 건강상태, 그리고 자기표상과 남한사회의 표상에 대해 알아야 한다.

탈북민이 가진 ‘거칠고 공격적인 자기표상’, ‘개방적이지 못한 자기표상’, ‘안정감 없는 자기표상’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으로 산 소망이 되신 보혈의 은총과 실존적 의미와 가치 추구를 통해 회복돼야 할 것이다. 국내에 정착한 탈북민 중 많은 이들이 외상후스트레스와 감정표현불능증,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이 효과적으로 모든 불안과 우울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의 기쁨을 끊임없이 나누는 교제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신분으로 변화된 자신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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