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경제는 심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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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경제는 심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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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7.12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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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덕 목사 (샬롬교회 협동목사ㆍ경영학 박사)

▲ 이상덕 목사
심리학에 ‘피그말리온 효과’란 말이 있다. 사람들이 특정인에 대해 무엇을 믿고 기대하면 그 사람이 기대한 대로 된다는 것이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말이다.

지중해 한 섬에 피그말리온이라는 한 젊은 조각가가 살고 있었다. 그는 비록 외모는 못생겼지만 언젠가 아름다운 여인과 사랑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상상하고 있는 여인의 나체상을 조각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그 조각이 완성되었는데 정말 아름다운 여인상이었다. 피그말리온은 그 여인상을 볼수록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 매일 꽃을 꺾어 그 앞에 바쳤다.

어느 날 그 섬에 축제가 벌어졌다. 피그말리온은 신께 조각한 그 여인을 사랑한다며 자신의 아내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축제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 그는 여인상의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손에 온기가 느껴지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 몸을 만져보니 몸에서도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며 점점 사람으로 변해가는 것이었다. 피그말리온이 기도했던 데로 그 조각상이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해 결혼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에서도 잘 나타난다. 교사가 어떤 평범한 학생에게 “너는 우수한 학생이 될 것”이라 말하고 기대하면서 가르치면 그 학생은 다른 학생들보다 우수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미국의 교육학자인 로젠탈과 제이콥슨은 1968년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실시했다. 그들은 검사를 마친 후 실제 점수와는 상관없이 무작위로 뽑은 학생들의 명단을 해당 학교의 교사들에게 보내, 그 학생들이 지적능력이나 학업성취도가 향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알려주었다.

1년 후 이들은 다시 전체 학생들의 지능검사를 실시해 첫 번째 점수와 비교해 보았는데, 놀라운 사실이 발견되었다. 명단에 포한된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보다 지능점수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예전에 비해 학업성적도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로젠탈과 제이콥슨은 교육에서 믿음과 기대를 가지고 가르친 학생들이 예측한 대로 성장하는 이런 현상을 ‘피그말리온 효과’라 불렀다.

경제학에서도 ‘피그말리온 효과’와 유사한 ‘자기실현적 예언’이란 말이 있다. 경제는 사람들의 심리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실 모든 경제행위는 심리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정책당국에서는 물가상승 기대심리, 소비심리, 투자심리 등을 알기 위해 여러 가지 지표들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사람들이 경제행위를 할 때는 대체로 현재의 경제상황과 미래의 전망 등을 고려해서 의사결정을 한다. 집을 매매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집을 매매하는 경우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인지, 아니면 내릴 것인지를 결정하는 부동산시장의 구매심리일 것이다.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 집을 매입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해 실제로 집값이 오르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이 기대한 데로 집값이 오르기 시작하면 매물을 내어놓았던 사람들은 가격이 더 오를 것을 기대하며 매물을 거두어들이고 대기 매입자들은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려 한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만연하게 되면 집값은 점점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한다. ‘자기실현적 예언’이란 이와 같이 기대심리가 경제적인 의사결정과 경제현상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8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향후 2년 간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같은 중앙은행의 불문율을 깨고 세계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 중앙은행의 수장이 이런 말을 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생각 없이 실수로 한 말은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치밀한 계산에서 나온 말이라 생각해야 한다. 버냉키 의장의 말에는 사람들의 기대심리를 잡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당시 유럽의 재정위기로 경제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져 경기위축에 대한 기대심리가 확산됨에 따라 소비와 투자가 줄어들어 경기가 더욱 침체될 수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 2년 동안 정책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공언함으로써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투자와 소비심리를 자극해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정책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경제학에서의 ‘자기실현적 예언’이나 심리학에서의 ‘피그말리온 효가’는 믿음과 기대를 중요시하고 있다. 믿음과 기대한 데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새로운 발견이 아니다. 이미 성경에서 역사적인 사실로 말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 (히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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