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일본의 근린궁핍화 정책
상태바
(91) 일본의 근린궁핍화 정책
  • 운영자
  • 승인 2013.06.05 14: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덕 목사 (샬롬교회 협동목사ㆍ경영학 박사)

▲ 이상덕 목사
일본이 이상한 짓을 하고 있다. 원래 일본은 속을 알 수 없는 나라지만 최근에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짓을 서슴지 않고 하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상처난 가슴을 후벼 파는 이야기를 정치지도자들이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니는가 하면,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고, 이제는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돈을 무작정 풀어 재끼며 환율을 인위적으로 높여 이웃 나라의 경제를 멍들게 하고 있다.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으로 막무가내로 나가며 화폐전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예전에는 무력으로 일본이 이웃 나라들을 침공했다면 이제는 통화량을 무제한 푸는 양적완화 정책으로 환율을 높여 그것을 무기로 공격하고 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전쟁의 양태도 변하고 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무력으로 이웃나라를 침공하던 과거의 전쟁방식이 이제는 화폐를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전쟁의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중국 환구재경연구원 원장 쑹훙빙이 ‘화폐전쟁’이라는 책을 출판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후 최근에는 화폐전쟁이나 환율전쟁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사용되며 최대의 화두가 되고 있다. 화폐전쟁이란 자국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상대국에 대해 정치적 압력을 가하거나 자국의 외환시장에 정부가 개입해 인위적으로 자국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려 환율을 높게 유지함으로써 수출시장을 확대하고 지배하는 것을 말한다.

수출시장은 가격과 품질을 무기로 경쟁을 벌리는 곳이다. 환율이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되어야 만이 공정한 게임을 할 수 있다. 그런데 한 국가가 힘과 술수로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높이게 되면 자국의 수출상품은 경쟁력이 높아져 시장을 확대해 나갈 수 있겠지만, 반면 다른 나라의 상품은 경쟁력을 잃고 수출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나라 경제를 희생시켜 자기 나라 경제를 살리고 고용을 확대시켜나가겠다는 정책이다. 이렇게 되면 손해를 보고 있는 나라도 그냥 보고만 있지 않고 환율을 높일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국가 간에 환율전쟁이 촉발되는 것이다.

환율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수출시장에서 경쟁을 벌리고 있는 인접국이다. 이웃 나라의 경제를 희생시키면서 자기 나라의 이익을 추구하는 이와 같은 정책을 영국의 경제학자 로빈슨은 ‘근린궁핍화 정책’이라 불렀다. 근린궁핍화 정책의 대표적인 수단이 환율인상이며 이외에도 수출을 늘리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수입을 억제하기 위해 관세율을 인상하고 수입할당제를 시행하는 등이 있다.

금년 들어 이와 같은 근린궁핍화정책이 화폐전쟁을 통해 본격화 되고 있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일본은 노골적으로 엄청난 돈을 무작정 풀어 환율을 인위적으로 높이고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죽을 지경이 되어 가고 있고, 일본은 주가가 오르고 기업들이 콧노래를 부르며 희희낙락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요즈음 일본이 보이고 있는 행태는 전형적인 제국주의 근성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것 같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임진왜란을 일으켜 우리나라를 숙대 밭으로 만들고, 일제 강점기 동안의 수탈행위를 정당화시키는 뻔뻔함과 2차 세계대전으로 이웃 나라들을 괴롭히던 침략근성이 쉽게 사라질리가 있겠는가마는 그래도 이제는 시대가 변해도 한참 변했는데 일본만이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과거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 같다. 신사의 망령이 일본인들의 가슴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일본은 언제라도 틈만 나면 이웃 괴롭히는 짓을 서슴지 않고 저지를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일본이 바라는 시대는 오지 않을 것 같다. 환율전쟁으로 일본은 살아나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이웃 나라들이 불행하게 되는 근린궁핍화정책이 그렇게 쉽게 성공할 것 같지 않다. 아베 총리가 ‘일본은행의 윤전기를 생생 돌려서라도’ 돈을 무제한 풀어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환율을 높이겠다는 정책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돈을 무작정 찍어내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면 어느 나라인들 그 쉬운 방법을 쓰지 않겠는가! 그 방법은 앞뒤가 꽉 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비상용으로 써보는 정책이다. 돌다리를 두드려 가듯이 조심하지 않으면 경제는 살아나지 않고 물가가 터무니없이 상승하고 국채금리가 뛰어 재정 부담이 늘어나 국제적 신인도가 낮아지는 등 치러야할 대가가 엄청나다. 일본경제에 이런 징조들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이 제국주의 망령에서 벗어나 진리 안에서 자유하며 성경적 자본주의 정신으로 돌아가지 않는 한 불신과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 8:32).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