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교회는 지금 그들의 벗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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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교회는 지금 그들의 벗이 되어야 한다.
  • 승인 2001.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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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와 곡절이 있기는 하지만 남북관계는 지금 빠른 속도로 개선되어 가고 있다. 북한에 대한 남한 주민들의 인식에도 이제는 많은 변화가 있다. 적대감 대신에 ‘북한은 동반자로서의 한쪽‘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런 정황 속에서 북한을 탈출해서 남한에 온 탈북자들이 갖는 곤혹감과 소외감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제일 좋은 사례가 황장엽씨의 경우이다. 교회는 바로 이 때 “우리는 변함없이 당신들을 사랑합나다”고 그들에게 말해 주어야한다.

그리고 그 사랑을 보여 주어야한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정황을 초월한다. 상대방이 나에게 유익한 존재일 때만 관심을 갖고 사랑을 베풀고, 그의 존재가 희미해지면 식는 그런 것은 그리스도의 사랑이라고 할 수 없다. 탈북자들은 그들의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다. 동독을 탈출해서 서독으로 온 사람들이 동서독이 통독된 후 겪은 일이 종종 이야기된다.

교회는 이 때 “우리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당신을 사랑할 것입니다”라고 말해 주어야 한다. 진정으로 그런 이야기를 해 줄 때 “이 세상의 친구들 나를 버려도 나를 사랑하는 이 예수뿐일세 예수 내 친구 날 버리잖네 온 천지는 변해도 날 버리지 않네”라는 찬송이 그들 입에서 나오는 것이다.

남북관계는 개선되어도 북한을 탈출하는 행렬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고난의 연속인 탈북자들의 정황은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교회는 이점을 생각해야 한다. 그들이 탈북자이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동시에 고난 중에 있는 이웃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탈북자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하나 덧붙일 것이 있다. 정부 요소 요소에 크리스천들이 있어서 교회의 선교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탈북자들을 담당하는 부서에도 참으로 신실한 크리스천들이 있어서 탈북자 선교에 도움을 주고 있다. 탈북자들 가운데 복음을 받아들이는 분들이 유난히 많은 이유 가운데 하나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그 가운데 핵심적인 위치에 있던 장로 한 분이 공직사회의 관례(인사이동)에 따라 이번에 그 일에서 아주 손을 떼게 되었다. 이 일이 탈북자 선교에 주는 타격은 매우 크다. 탈북자 선교에 관여하는 분들은 이것이 무슨 이야기인지 잘 알 것이다. 이 문제도 지혜롭게 극복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억하는 사순절이다. 탈북동포들의 고난을 기억하자. 별로 개선되지 않고 있는 북한 동포들의 고난도 기억하자. 북한을 탈출해서 중국대륙 동북지역과 구 소련 지역과 몽골, 베트남 등 낯선 나라의 벌판을 헤매고 있는 우리 동포들을 잊지 말자. 작년 겨울에 모스크바 근교에서 어느 교회의 보호를 받고 있는 탈북자들을 만난 일이 있었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질 때 인사치레로 “하루 빨리 서울에서 만나게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했는데 이 말을 듣고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그들 중 서너 사람의 눈에 눈물이 맺히는 것을 보면서 돌아서던 발걸음을 멈추고 그들의 손을 잡은 일이 있다.

작년 연말, 성탄 카드를 보낼 때 여러 해 전에 한국으로 온 북방동포 한 분에게 카드를 보냈다. 이 분은 한국에 온 초기에는 매스컴의 각광을 화려하게 받았으나 지금은 지방 도시에서 곤고한 나날을 이어가고 있다. 이 분이 보내온 답장의 한 부분을 수정 없이 소개한다.

“... 지난번에 보내주신 연하장을 감사히 받았습니다. 한국인들은 너무나 빨리 잊어버린다고 하는데 목사님은 그처럼 오래도록 저를 기억해 주시니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번 부활절에는 그 동안 선교대상으로 삼았으나 지금은 잊어버리거나 관계가 멀어진 탈북 동포들을 찾아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하자. 이 분과 같은 감동을 받고 성도의 신실함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지금 하나원(탈북동포돕기수용시설:경기도 안성 소재)을 더 열심히 찾자. 지금은 국가 정세로나 교회 절기로나 교회가 탈북자 선교에 새로운 관심을 갖고 일어서야 할 때이다.

유관지목사(목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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