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공동체, 협동조합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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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공동체, 협동조합 가능할까?
  • 이덕형 기자
  • 승인 2013.04.2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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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당 에큐메니칼 정책협의회, ‘협동조합과 기독교운동’ 진단

▲ 예장 우리마당은 지난 22일 서울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에서 2박3일 일정으로 ‘협동조합과 기독교운동’을 주제로 에큐메니칼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교회 네트워크로 지역 문화·복지 선도 필요
새로운 캠퍼스동아리 선교모델로도 타진 가능

교계 관계자들은 일반적으로 한국 교회가 지난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30여 년간 성장기를 맞이했다고 분석한다. 이후 1997년 말 외환위기를 정점으로 성장세가 둔화돼 2008년부터는 마이너스 성장 시대에 돌입했다고 전한다. 이에 따라 초고령화사회 진입과 저출산 문제를 앞두고 한국 교회는 선교를 위한 다양한 모델을 찾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기존의 교회와 함께 선교를 이끌 수 있는 새로운 기독교공동체모델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러 모델 중에서도 우리마당은 최근 ‘협동조합과 기독교운동’을 주제로 한 에큐메니칼 정책협의회에서 대안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새로운 모델로서의 가능성
지난해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됨에 따라 국내에서는 이제 5인 이상이면 금융ㆍ보험업을 제외한 전 분야에서 협동조합설립이 가능해졌다.

부천 새롬교회 이원돈 목사는 이날 마을선교와 협동조합에 대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 목사는 “제대로 된 복지시설이 부족한 약대동 일대에 지난 2001년 새롬교회와 주민, 시의원, 행정기관 단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아름다운 약대동 마을 만들기’ 선포식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약대동 주민과 복지협의체, 시, 행정부와 함께 의견을 모은 결과 지역아동센터, 도서관 및 어린이집 운영, 어린이집ㆍ공부방ㆍ노인복지관 등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현재 여기에서는 협동조합 교육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협동조합에 대한 정보가 불투명한 만큼 교육을 원하는 지역주민도 다수 있다는 것. 그는 “최근 교육에서 30여 명 참가를 예상했지만 60여 명이 참석해 협동조합 정보에 대한 지역사회의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교회 70% 이상을 차지하는 작은 교회들이 지역 문화 복지를 위해 네트워크를 조성, 역량을 모아 함께 한다면 지역 문화 복지 공동체를 통해 선교의 또 다른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도 가능하게 한다. 즉 지역 내 작은 교회 5개 이상을 기준으로 부족한 사회복지 관련 시설을 파악하고 역량을 모아가면 기독교복지모델의 또 다른 형태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협동조합 활성화 여건이 최근에 이루어진 만큼 관련 분야에 대해 일찍 연구하고 시도하는 것은 해당 분야의 선구자적 역할도 가능하다는 것.

이원돈 목사는 “최근에는 청년 등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창업준비팀과 같이 청년 인큐베이팅 분야로도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기독교복지공동체 모델은 교회와 지역사회가 함께 봉사중심으로 가야하며 교회는 지역사회에 선한 관계와 영향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동조합 설립에 유의할 점은 없을까.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김형미 상임이사는 “종교가 아닌 사회 이념에 기초한 공동체 실험은 대부분 실패로 끝났으며, 이런 경험을 딛고 로치데일공정선구자조합이 1844년 설립돼 성공하기 에 이르렀다”며 기독교협동조합 모델 설립에 있어 사회 이념적 적용을 배제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아이쿱협동조합지원센터 정원각 대표는 원활한 협동조합운동을 위해서는 △협동조합에 대한 올바른 인식 전환 △호혜에 대한 올바른 이해 △자립자치의 중요성 △연고주의 관계 극복 △정직에서 나오는 신뢰 등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협동조합을 호혜의 경제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시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농민과의 거래 또는 사회적 기업과의 거래에 있어서도 관계정립은 시혜가 아닌 호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캠퍼스 동아리의 새 에너지
협동조합이 활력을 잃은 대학 캠퍼스 내 기독교 동아리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추론도 가능해졌다.

한국기독학생총연맹 장병기 총무는 “학원선교의 현재 상황은 응급실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위중한 환자가 병원 응급실을 찾는 것처럼 응급사역부터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동아리 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한지 오래다”며 “현재 대학 내에는 취미나 학술동아리는 신입부원이 없는데 반해 취업 관련 동아리는 학생이 넘쳐나고 있다”고 전했다.

캠퍼스 내 음악 감상, 영화, 종교 동아리는 사라지고 있는데 비해 창업, 토론, 기업연구, 공모전, 마케팅 등의 동아리는 학생들이 몰려 같은 성격의 동아리가 2~3개씩 만들어지는 추세라는 것.

장병기 총무는 “기독 학생운동을 35년간 이어온 SCA 역시 기독동아리의 큰 자랑이었지만 최근 신입회원이 없어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취업과 스펙 등 목적이 분명한 동아리는 학생이 범람하고 있지만 그 외 동아리는 명맥만 유지한 채 사라지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학원선교의 방향이 청년 협동조합 인큐베이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과 학생 인큐베이션에 협동조합이 응급실 역할이 적용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가능해진다. 그는 “이제 기독학생운동은 선교의 한 부문으로 취급돼 해결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할 일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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