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학교의 정체성은 ‘기독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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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학교의 정체성은 ‘기독교사’다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3.04.0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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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학교 리더를 만나다 <중>
▲ 기독교 학교에 대한 갈증을 풀기 위해 전국의 많은 기독교 대안학교 기독 교사 및 관계자들이 ‘기독교학교 설립 세미나’에서 강의를 듣고 있다.

기독교 교육의 정신을 유지하면서 학교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학교를 이끄는 설립자, 교장, 교사 등 리더들의 리더쉽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기독교 학교의 행정조직은 기독교 교육을 실시하기에 가장 알맞은 형태를 취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학교조직은 관료적인 형태를 갖고 있어 이사회는 교직원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그들을 통제하는 기능을 갖기 쉽다.

그러나 기독교 학교에서 이사회는 교직원과 쌍방적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이사회는 교직원들에게 학교의 이념과 정신에 대해 끊임없이 환기시켜 주는 역할을 이행해야 하고, 교직원들이 교육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여건을 조성해 주는 든든한 버팀목의 역할을 해야 한다.

지난 ‘기독교 학교 리더를 만나다 <상>’에서 살펴본 기독교 학교 ‘인가’에 대한 주제에 이어 기독교 학교의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자. <편집자 주>

교장은 교사와 이사회 사이의 매개자•조정자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행정의 민주적 정신 제도

기독교 학교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존재는 기독교사다. 기독교 학교가 기독교적 건학이념을 갖고 예배당과 좋은 시설을 갖추며, 기독교적 교육과정이 편성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교사가 기독교적 가치관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기독교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 학교를 설립하려고 할 때 좋은 기독교사를 어떻게 청빙하고 어떻게 교육을 진행할지에 대한 고민을 통해 더욱 성숙한 교사를 세워 나가야 한다.

박상진(이하 박): 교장은 어떤 과정을 통해 선임되나? 설립자도 교장이 될 수 있나?

신기영(이하 지구촌): 우리 학교는 처음에 학교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교장을 모셨다. 지구촌 학교가 선교사 자녀 중심이었기 때문에 선교사 자녀 교육을 해 봤던 선교사 출신 중 한 분을 교장으로 모셨다. 하지만 설립자 정신과 새로운 교장의 리더십이 충돌하면서 힘들어졌다. 그래서 개교 2년차부터 결국 내가 교장을 맡게 되었다. 기독교 학교 리더십은 학교 공동체 안에서 실제로 겪으며 생기는 관계성을 요구한다. 즉 관계 속에서 리더십이 발휘될 때, 영적 공동체, 영성 리더십이 강요되고, 또한 기독교 정신이 죽으면 학교 운영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교장을 세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설립을 준비했던 설립위원회에서 교장을 선임하는 것이다. 부르심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적임자가 학교 운영과 영적으로 일치되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왜 이 학교를 세우시는지에 대한 것도 비전이 충분히 교류되기 때문이다.

정기원(이하 밀알): 리더에 따라 교사가, 교사에 따라 교실 분위기가 달라진다. 정부의 인가를 받은 학교라면 정부의 정책, 프로그램대로 하겠지만 기독교 학교는 정신의 공유가 없다면 운영되기 어렵다. 유능함만이 아니라 교사들끼리의 정신 공유가 있어야 한다. 학교의 철학과 청사진을 함께 실무적인 교사들이 이끌어가야 한다.

유영업(이하 샘물): 지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영적인 리더십도 함께 발휘해야 한다. 기본적 권위와 질서를 무시하고 일을 진행했을 때 오는 이익도 있겠지만 문제가 더 많다. 섬기지 않는 권위는 타락한 권위다. 교장과 교사들은 설립자의 취지를 따라가줘야 한다.

박: 학교의 건학이념을 교회와 학우들이 갖고있어야 할텐데 이사장이 이끄는 학교가 아닌 이념이 이끄는 학교가 되어야 하겠다. 하나된 정신을 교회와 학교가 함께 주장하지 않는다면 학교는 교회에 종속돼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은 계속 요구되는 숙제인데, 짧은 역사 때문인지 리더의 교체가 잘 되지 않는다.

정승관(이하 풀무): 풀무학교는 독특한 리더십을 갖고 있다. 일종의 교주는 예수님, 예수님이 운영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학교 분위기가 독특하다. 무엇보다 깊은 신앙과 건강한 기독교적 가치관을 우선적으로 삼기 때문에 이와 맞지 않는 선생님들은 버티지 못하고 학교를 나간다. 학교가 워낙 열악하다 보니 선생님들이 못 견디고 가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이 그랬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말 교육은 이렇게 해야 해’라는 고민과 뜻을 가진 선생님들은 환경이 어떠한들 지금까지 학교에 남아있다. 즉 자기가 꿈꾸는 교육에 아이들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가는 교육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선생님들에게 “3년 동안 계셔야 풀무학교 선생님입니다”라고 말한다.

박: 기독교 대안학교 이사장들에 대한 교육이 너무 없다. 권위있는 사람들의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교 성격, 건학 이념이 선명히 교육돼야 한다. 어디서 어떤, 기독교 세계관이 있는 교사를 구하는지 궁금하다.

밀알: 교사들의 리더십훈련이 필요한 건 맞다. 정신과 철학이 공유되지 않으면 교육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신임교사훈련이 필요하다. 우리 학교는 6주 과정의 교사교육이 진행된다. 교사로서 합당한 자질이 형성되면 교육 교사로 투입된다. 하지만 많은 교사들이 교육을 버티지 못한다. 때문에 6주 후에도 계속해서 꾸준한 교사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진행하고 있다.

샘물: 샘물학교는 기독교사 아카데미 7주 과정을 통해 교사 교육을 한다. 또한 샘물 기독교사 아카데미를 수료한 교사에게는 샘물기독학교(유치원, 초등학교) 교사 지원 자격을 주고 있다. 매주 강의와 필독 독서 서평, 토론, 발표로 진행되는 7주 교육과정은 △기독교 교육의 기본 원리 △기독교 학교의 신학과 교육철학 △기독교적 가르침 △기독교 학교에서 학부모와 동역하기 △기독교사로의 부르심 △교실을 배움 공동체로 만들기 △기독교 학교의 시대적 사명과 전망, 수료식이다.

하지만 한국 교회의 영적 흐름이 약해지는 추세 속에서 교사 발굴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영성 철학이 공유되는 장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독교사는 소명감에 불타야 한다. 말씀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며 기독교사가 신앙적으로 성숙할 때 비로소 기독교 교육이 이뤄진다.

인성은 교사의 인격과 태도의 변화를 포함한다. 교사의 삶이 바로 교육이기에 교사가 하나님의 성품을 지니고, 아이들을 사랑하며, 원만한 인격과 충성스러운 태도를 갖도록 도와야 한다. 전문성은 교과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는 물론 교과에 대한 기독교적인 이해와 탁월한 가르침을 포함한다. 기독교사가 이러한 전문성을 지니도록 많은 기독교 학교의 리더들은 다양한 방식의 교육을 제공하고 격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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