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어디서나 나를 지켜보시고 함께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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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어디서나 나를 지켜보시고 함께 하십니다”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3.03.04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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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신앙을 지키다 대한민국 땅에 온 배씨 부부 이야기

가장 심하게 기독교를 박해하고 있는 국가 북한
하나님은 그 곳에도 믿음의 불씨를 남겨두셨다

▲ 아직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에 대한 걱정과 북한당국의 추적으로 영상을 통해 인사말을 전한 배씨의 메시지.
북한의 지하교회, 그리고 교인들. 그들의 처참한 실상은 어딘가에서 흘러온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서울유에스에이선교회(에릭 폴리 목사)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믿음의 세대들(북한지하교인의 후손들)’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북한에서 3대에 걸쳐 신앙생활을 이어온 ‘배씨 부부’의 이야기를 에릭 폴리 목사가 옮겨 적은 책이다. 막연히 들은 이야기로 상상했던 북한 지하교인들의 실상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처참했다. 다른 무엇보다 큰 죄였던 하나님을 믿음. 하지만 배씨의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부모님은 그를 하나님의 자녀로 양육했다. 모든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랐던 그의 가족, 그리고 자신의 자녀들을 버려두지 않으셨던 하나님의 역사는 믿음 생활이 힘들다는 북한에서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었다. 우리가 알기 힘들었던 북한의 실상을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봤다.

나의 할아버지는 ‘예수쟁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북한이 수립됨과 거의 동시에 중국에 살고 있던 배씨 가족은 대부분 북한으로 이주한다. 중국의 문화대혁명이 시작됐기 때문이었다. 10년간 지속된 문화대혁명은 중국내 지식인들을 몰살하는 정책이었다. 대부분 지식층이었던 배씨의 가족들이 목숨을 부지하기위해 북한으로 거처를 옮긴 것이다. 배씨는 이 또한 하나님께서 그들을 보호하셨기 때문이라고 증언한다.

배씨의 할아버지는 하나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믿음의 선진이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주님 말씀하시면 나아가고, 주님 뜻이 아니면 멈춰서는 오로지 하나님을 향한 ‘예수쟁이’였다.

배씨의 할아버지는 성경책을 불태웠다. 사실만을 봤을 때 많은 크리스천들을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성경을 불태운 사람이 어떻게 믿음의 선진이냐며 비난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배씨의 할아버지는 오로지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밤 하나님은 배씨의 할아버지에게 말씀하신다.

“너희가 가진 성경책을 모두 태워라.”



그는 이유를 몰랐지만 가진 성경책을 모두 모아 찢어 태웠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보위부에서 가택수색을 나왔다. 그는 “주변 이웃이 할아버지의 집에 총이 있다는 신고를 했다”며 수색을 나온 경위를 설명했다.

명목이 총이었지 결국은 성경책을 찾기 위한 수색이었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집에서는 성경이 나오지 않았고, 하나님은 북한 땅에 복음의 씨앗을 남겨두셨다. 그리고 그들 가족을 통해 복음은 계속 퍼져나갔다.

감자를 훔치는 기독교인
단일민족, 혈통을 중요하게 여기고 생각하는 북한은 중국에서 건너온 배씨의 가족을 탐착하게 보지 않았다. 이민자 출신의 사람들을 하찮은 이들로 여겼기 때문이었다. 중국에서는 지식층이었던 배씨의 가족들이었지만 북한에서는 그저 ‘질이 나쁜 사람’에 불과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공포의 그림자는 배씨의 집에 찾아왔다. 배씨가 16살을 갓 넘었을 때의 일이다. 어머니의 학급 교우였던 여인이 새벽, 그의 집에 찾아온 것이다. 놀라운 것은 여인이 속옷차림이었다는 것이다. 여인은 “강도를 만나 가지고 있던 것을 모두 빼앗겼다”며 자신이 이곳에 올수밖에 없던 이유를 설명했다.

늘 십계명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웃을 섬기고 사랑해야한다고 가르쳤던 어머니는 그 여인을 품었다. 그리고 이른 새벽 보위부원들은 권총을 뽑아들고 그들이 살던 작은 아파트를 찾아왔다. 북한에서는 외부인이 올 경우 당국에 알리고 숙박등록을 하는 절차를 거쳐야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뿐만 아니라 간밤에 집을 찾아온 여인은 시계와 아편을 밀매하는 불법체류자였다. 결국 그의 가족은 외진 산간마을로 추방당했다. 그리고 배씨를 비롯한 모든 가족들은 혹독한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노예처럼 시달리던 때 우리가 왜 이렇게 살아야하느냐고 묻지 배씨의 어머니는 대답했다.

“우리는 이런 모든 일을 거쳐야 인간이 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시험을 당하고 있지만 믿음 안에서 살아야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고통을 덜어주실 것이다.”

추방당한 후 배씨의 가족은 심각한 식량난에도 시달렸다. 정부에서 적당량의 식량을 배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 밤 배씨의 어머니는 배씨를 불러 우울한 표정으로 감자를 몇 개 훔쳐오라고 넌지시 말했다. 어머니의 가르침과 다른 어머니의 말에 배씨가 이의를 제기했지만, 하나님이 주신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보다 아직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도둑질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한마디 말로 시작된 옥살이
나이가 차 배씨 또한 군대에 갈 나이가 됐다. 열심히 나서 가족들이 배 굶고 살지 않게하려 그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민자 출신이라 당원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낮았지만, 북한 군대에서 인정하는 악기연주와 체육활동에 사활을 걸어 그는 결국 당원이 됐다.

그리고 군 생활에서의 실적을 인정받아 35살의 나이에 대학에도 진학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아내를 만난다. 논문 작성을 위해 아내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시작된 둘의 관계를 결실을 맺어 결혼까지 이르게 된다. 좋은 직장에서 굶주린 생활을 하며 늘 인정을 받던 배씨 부부는 또 다른 시련을 맞이한다.

북한은 이혼이라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이혼을 위해서는 이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대의 결점을 제출해야 한다. 배씨의 친구 중 한 사람이 결혼 후 좋지 못한 부부관계 때문에 배 씨에게 “어쩌면 너희 부부는 금슬이 그리도 좋냐”며 고민을 털어놨다. 부부가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을 알고 싶어 했다.

배씨는 “이 세상에 하나님이 계시는데 우리가 이렇게 싸움을 안 하고 조용히 살 수 있는 것은 하나님 덕분”이라며 친구에게 십계명을 설명해줬다. 그리고 친구에게 했던 그 말 한마디는 그가 1년 이상 차디찬 감옥에서 움직이지 않는 형벌을 받게 된 원인이 됐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 배씨는 철저히 회개하며 다시 하나님을 향한 길을 찾았다. 감옥에서 고난을 겪으며 가난에서,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나님보다 성공을 위한 지름길을 선택했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이와 함께 감옥 밖에서 그의 형벌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던 배씨의 아내에게 하나님은 기도의 방법을 알려주셨다.

결혼 후 남편은 둘 사이 믿음이 쌓이기 전까지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았는데, 남편의 고난 앞에서 그녀는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아내의 기도가 시작된 후 얼마 되지 않아 그는 석방됐다. 보위부가 생긴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 지난 2008년 북한 평양 봉수교회에서 열린 남북교회 공동기도회 현장.
대한민국, 그리고 새로운 삶
배씨의 어머니의 믿음 또한 할아버지 못지않았다. 어머니가 불법체류자 여인을 불쌍히 여겨 추방됐을 때 가끔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싫은 소리를 했지만, 어머니는 단 한 번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이가 먹어 하나님의 곁에 갈 날이 다가올수록 그녀의 믿음은 더욱 강해져 두려워하는 마음 없이 담대하게 주변에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일을 위해 배씨 부부에게 북한을 떠날 것을 권한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배씨 부부와 두 아이는 대한민국 하늘아래 살고 있다.

배씨 부부는 한국 교회의 성도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한다.

“교회도, 믿는 이들도 많은 한국은 참 복 받은 사회입니다. 그런데 교회 다니시는 분들 속에서 진심으로 교회를 다니는 분이 적은 것 같습니다. 교회를 다니시되 진심으로, 초대교회 사도와 바울, 베드로처럼 순교자의 믿음으로 교회를 다니시길 부탁드립니다.”

“저의 연약한 믿음을 크게 보시고, 흑암의 땅 북한에서 구하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찬송을 부르고 싶어도 마음껏 부르지 못하고, 문을 닫고 숨죽여 기도하던 북한에는 지금도 많은 지하교인들이 있습니다. 누구 때문에 우리가 죄를 사함 받았고, 복음을 들을 기회조차 없는 불쌍한 북한 백성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믿음의 세대들, 북한지하교인의 후손들’ (서울유에스에이선교회)는 선교회를 통해 구입할 수 있으며, 수익 전액은 북한 선교를 위해 사용된다. (문의:02-2065-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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