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예뻐서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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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예뻐서 너무 좋아요"
  • 승인 2002.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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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을 맞아 순수한 한글로 지어진 교회이름이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 그루터기교회, 기쁨넘치는교회 꽃동산교회, 무지개교회, 새누리교회, 나들목사랑의교회 등 한글이름의 교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추세속에 다소 생소하기는 하지만 성도뿐아니라 비신도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교회 이름은 대부분 평촌교회, 안성교회, 천안교회 등 지명을 따거나 진리교회, 은혜교회, 바울교회 등 성경상의 명칭을 따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은혜성결교회 은혜감리교회, 은혜순복음교회 등 교단별로 동일 교회명은 비일비재하다. 이렇듯 수십년간 고착화된 지명과 성경상의 단어를 딴 교회이름이 익숙하긴 하지만 30~40대의 신진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시도되고 있는 한글교회 이름을 대하는 성도들의 느낌은 새롭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얼마전부터 각 교단마다 개척교회나 후임자가 바뀌면서 총회에 보고되는 등록교회 10교회 중 평균 1~2교회는 한글이름을 사용한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한글이름을 사용한 교회 목회자들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자신의 생각과 비전을 담아낼 수 있는 단어로 한글이 적합했거나, 성도들을 대상으로 좋은 이름을 공모했더니 의외로 예쁜 한글이름 선호도가 높아 한글이름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장성목사가 시무하는 새누리교회의 경우 ‘사람이 달라지고 세상이 좋아진다’는 뜻을 살렸으며 예장통합 교단의 그루터기교회는 ‘세속에 물들지 않고 하나님의 뜻과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이 왜곡되지 않는 교회’ 등 교회비전을 함축한 한글이름을 선택했다.

이렇게 교회의 철학을 함축한 교회이름이지만 한글을 사용했기 때문인지 성도들은 쉽게 교회로 다가간다. 주일학교를 중심으로 활발한 사역을 펼치고 있는 윤석용목사의 꽃동산교회의 경우 유아들은 유치원에 온 듯한 느낌으로 청소년들은 놀이시설에 온듯한 마음으로 교회에 친근감이 간다는 설명이다.

또한 옥한흠목사가 시무하는 강남의 사랑의 교회나 김남준목사가 사역하는 평촌의 열린교회 등은 보편적인 한글이름으로 교회의 문을 낮춰 지역사회와 구도자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글교회이름 사용에 대해 한우리교회 박요섭목사는 “사람들이 쉽게 인식하고 친화감을 주기위해 한글이름을 착안했는데 주변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고 설명했다. 박목사는 ‘한우리’는 ‘우리는 하나’라는 한글조합어로 성도들뿐아니라 지역주민을 아우르는 교회로 자리매김한다는 뜻으로 지은 것인데 그 뜻에 맞춰 사역에 주력하고 있으며 성도들도 매우 적극적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성도들에게 친근감을 줄 수 있는 교회명의 한글 도입도 바람직하지만 무분별한 한글사용으로 자칫 교회의 위상과 정체성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광오기자(kimk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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