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성도의 사랑 고통받는 이들에게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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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성도의 사랑 고통받는 이들에게 이른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3.02.2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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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위기에서 희망으로, 교회가 이웃이다

기장, 감리교, 성공회 등 소외된 이웃돕기 및 생명나눔 실천

부활을 준비하는 40일의 시간 사순절. 금식과 경건으로 주님의 수난과 부활을 기리며 보내는 시간인 만큼 성도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머리에 재를 뒤집어쓰는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부활절까지 주일을 뺀 나머지 날을 셈한 사순절은 용서와 화해의 시간으로 지키고 있다. 사순절 기간 대부분의 교회들은 축제를 금하고 자선을 베풀며 기도와 묵상으로 하루를 보낸다.

한국 교회 역시 사순절 기간 주님의 가르침에 순종하며 이웃을 돕고 섬기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사순절기간 금식으로 모은 헌금은 고난받는 이웃을 위해 사용돼 부활과 함께 생명을 살리는 일에 헌신한다.
올 사순절 역시 한국 교회는 다양한 이웃을 섬기는 일에 나선다. 북한 어린이와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고난받는 이웃을 위한 헌금과 생명나눔운동 등 나눔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사순절 금식순례기도회를 시작한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우리 사회 곳곳에 있는 고통의 현장을 찾아간다. 지난 21일 세계자유무역협정으로 피폐해진 농촌을 돌아보고 농민과 농촌선교를 위해 기도한 기장은 오는 7일에는 핵 없는 사회를 위해 영광원자력발전소 앞에서 기도하며, 마지막 세족 목요일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 기도가 진행된다.

기장 정의평화선교부 강서구 목사는 “평화와 생명의 세상을 열어가라는 하나님의 소명을 잘 감당하지 못한 죄를 성찰하고 우리 사회의 고난받는 현장을 찾아가 하나님의 뜻이 실현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실천하고자 한다”며 “이번 사순절 기간에 모아진 금식헌금은 고난받는 이웃을 돕는 일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감리교도 사순절의 첫 시작인 성회수요일을 맞아 ‘생명나눔’을 선언했다. 김기택 임시감독회장은 “예수께서 우리의 죄를 대속하시고 구원하신 보혈의 피를 생각하며, 사순절기간 헌혈과 사후 각막기증 등 생명나눔실천운동에 참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김 감독회장은 또 “예수님의 지상명령은 이웃사랑의 실천과 선한 일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며, 생명의 부활을 체험하는 기독교인들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감리교는 감독회장을 중심으로 교단 지도부에서 먼저 장기기증희망등록신청서를 작성하고 대국민 생명나눔운동을 약속했다.

사순절 장기기증 서약도 2배 가까이 증가

감리교가 사순절을 맞아 생명나눔운동을 시작하는 것처럼 실제로 사순절 기간 한국 교회의 장기기증 서약은 2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기증운동본부 김우열 간사는 “올 사순절 기간에만 25개 교회에서 사역예배를 드릴 예정”이라며 “평소 대비 2배의 참여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순절에도 장기기증의 증가는 눈에 띄었다. 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교회에서 장기기증서약을 한 사람은 총 2만2천여 명으로 사순절과 부활절에만 총 26개 교회에서 4천400여명의 성도가 참여했다. 운동본부는 평소대비 사순절 기간에 1.5배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더 많은 참여가 예상된다. 재의 수요일 이후 17일과 24일 두 번의 사역예배를 통해 이미 1천여 명의 성도가 장기기증에 약속했기 때문이다.

운동본부 박진탁 목사는 “많은 교회들이 장기기증운동에 먼저 나서 생명을 나누는 모습이 아름답다”며 “특별히 사순절 기간 예수님의 사랑을 묵상하며 그 사랑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순절 기간 굶주림에 고통당하는 북한어린이를 위한 헌금도 나누는 교회가 있다. 대한성공회는 북한어린이 돕기 사랑나눔헌금을 모금, 함경북도 나선시에 위치한 영유아 의료시설 사회리진료소를 지원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성공회 측은 “함경북도라는 북한 중에서도 오지에 사는 임산부와 어린이들을 위해 나눔헌금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역과 청량리역 등에서 13년 간 노숙인을 섬기고 있는 신생교회도 지난 17일 국제사랑재단과 함께 ‘북한결식어린이 한 생명 살리기’ 예배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노숙인 300여 명은 주머닛돈을 털어 북한 어린이 돕기 헌금함에 넣었다. 이날 모아진 헌금은 모두 60만원. 10원짜리 동전부터 1000원짜리 지폐까지 정말 소중한 돈을 나눈 것이다.

죄를 씻어내는 사순절의 의미를 지역사회까지 확장하는 교회도 있다. 예장 통합 예은교회는 고난주간을 ‘용서의 주간’으로 정하고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용서캠페인을 진행한다. 올해도 용서 리본달기를 시작으로 용서의 말씀을 나누고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용서운동도 펼쳐 나가고 있다.

예은교회는 “사순절의 의미를 비기독교인들도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4년 전 용서운동을 시작했다”며 “하나님의 사랑을 몸으로 실천하며 의미를 깊이 깨닫는 사순절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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