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관련자 84.7% ‘교회세습’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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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관련자 84.7% ‘교회세습’ 반대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3.02.05 10: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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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반연, ‘교회세습 여론 인식조사’ 연구결과 발표

목회자, 신학교 교수, 신대원생 등 목회 관련자 10명 중 8명이 교회세습에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가 지난 4일 발표한 ‘교회세습 여론 인식조사’ 연구발표에 따르면 담임목사인 아버지가 후임목사로 아들이나 사위를 위임하는 것에 대해 목회자와 신학자, 신대원생 등 목회 관련자 84.7%, 일반인 61.6%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일반인 34.4%가 ‘관심없다’고 응답해 기독교와 관련 있는 사람들에 비해 세습에 민감하지 않음도 알 수 있었다.

담임목사 세습이 한국 교회와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목회 관련자들은 교회(89)와 사회(88.1%)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일반인들도 각각 78.6%와 73.5%가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세습한 교회가 건강하고 긍정적일 때에도 목회 관련자 63.8%와 일반인 43.3%가 결과에 관계없이 ‘세습이며 잘못된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세습이 개교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교회 전체의 문제인지에 대해서도 목회 관련자 84.6%, 일반인 75.8%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반면, 목회 관련자 12.5%는 교회가 부흥한다면 세습이라도 상관없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농어촌의 미자립 교회나 소규모 교회에서의 세습에 관한 질문에 목회 관련자 27.9%가 ‘물려주면 안된다’고 응답했으며, 72.1%는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고 응답하는 등 목회 관련자들은 작은 교회보다 중대형 교회 세습에 보다 더 비판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에 따른 분석에서도 각 연령층의 54.5%가 ‘세습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응답했다. 이 중 50대가 반대하는 비율(72.2%)이 가장 높았으며, 60대 이상(67.7%), 40대(65.1%), 30대(58.8%), 20대(40.6%), 10대(28.6%)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법대로 했으면 문제없다’고 응답한 비율도 40.9%를 차지했다.

교회 내 직분에 따라 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에 관해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권사들의 83.9%가 담임목사직 세습을 반대해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으며, 장로(81%), 서리집사(79.4%), 안수집사(78.7%), 평신도(65.1%) 순이었다. 반면, ‘관심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평신도(30.9%)가 가장 높았다.

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목회 관련자 50.3%가 ‘교단연합기구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공동의회 및 제직회’(20.3%), ‘당회’(12.9%), ‘교회연합기구’(7.3%) 순으로 응답했다. 반면, 일반 응답자 30.2%는 ‘교회연합기구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교단연합기구’(24.2%), ‘공동의회 및 제직회’(16.1%), ‘사회적 차원의 견제’(13.6%)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세습예방을 위한 또 다른 항목에서 목회 관련자 중 49.5%가 ‘목회자의 자기비움과 성찰’이라고 응답했으며, ‘강력한 교회법 제정’(28%), ‘의사결정 구조의 민주화’(14.2%), ‘평신도의 수준 향상’(5.6%) 등으로 나타났다.

교회 직분자를 대상으로 했을 경우에도 42.9%의 장로들이 ‘교단연합기구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28.6%는 ‘당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권사와 안수집사들도 교단연합기구, 공동의회 및 제직회, 교회연합기구 등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교회세습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만식 교수(장신대)는 “한국 교회는 목회자, 신학자, 신학생 등 교회 내부의 비판에 귀기울여야 한다”며 “세습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해야 한다. 단, 농어촌교회나 미자립 교회에 대한 세습은 일정부분 불가피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중대형 교회 목회자 세습과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논찬자로 참여한 조성돈 교수(실천신대)는 “세습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개교회에서 세습이 이루어지는 것은 담임목사에 대한 인간적 관계에 연연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담임목사의 설교나 목회 과정에서 감동을 받아 신앙인으로 세워지거나 구원의 감격을 맛본 성도들은 세습과 같은 악행에 대해 눈감아 주고자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라며 “심지어 한국 교회 정서에서 담임목사를 선생이나 아버지로 보는 관점이 있다면 그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자신의 부독인아 잘못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회세습을 강행한다는 것은 주의 몸된 교회를 깨뜨리는 범죄이며, 성도들이 상처받고 떠나가더라도 자신의 욕심을 위해 교회를 깨뜨리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현종 교수(서울신대)는 “‘교회세습에 관심없다’는 일반 응답자들의 높은 비율은 한국 교회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라 한국 교회 및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부정적 이미지일 수 있다”며 “교회 세습 문제를 한국교회의 약점으로 감추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의 공과를 분명히 드러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번 교회세습 여론 인식조사는 서울과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평신도와 일반인(1,520명), 목회자(152명), 신학교수(74명), 신대원생(336명)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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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 2013-02-05 14:27:55
목회관련자 80% 이상이 교회 세습을 반대하는데도 굳이 세습을 강행하는 교회들보면 교회의 주인이 목사님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예수님은 하늘로 승천해 가시면서 주님의 몸 된 교회성도들을 천국에 갈 수 있는 신앙인이 되게 하라고 목자들에게 양떼를 맡기고 갔지 자신들의 잇속을 채우라고 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