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대신 음악으로 제게 주신 하나님 사랑 전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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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대신 음악으로 제게 주신 하나님 사랑 전할래요”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3.01.17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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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암 극복 후 새로운 꿈 꾸는 피아니스트 정택영

어린 시절 음악을 좋아하던 소년에게 찾아온 ‘암’이라는 시련. 병 때문에 음악 감각이 사라질까 두려워하던 소년은 더욱 또렷해지는 감각을 느끼며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인도하심을 따라 부지런히 걸으니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복’이 찾아왔다. 하나님의 사랑을 듬뿍 받은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초등학교 시절, 그저 음악이 좋았던 한 소년이 있었다. 피아노학원 선생님은 강습료도 받지 않고 아이를 성심성의껏 가르쳤다. 재능이 있는 아이를 꼭 가르치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목사인 아버지가 개척한 교회에서 피아노를 치는 것이 그렇게도 즐거울 수 없었던 소년. 다른 무엇보다 음악을 듣는 것이, 그리고 연주하는 것이 소년에게는 가장 큰 기쁨이요, 낙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엄마에게 교회 달력에 적힌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사43:19)는 말씀을 보며 “엄마 저 말씀 하나님이 저에게 주시는 것 같아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엄마는 그 말씀을 오려 형광펜으로 그어 소년이 지나치며 볼 수 있는 자리에 붙였다. 그리고 소년에게 “하나님이 너에게 주시는 말씀이니 마음에 품으라”며 새 일을 보여 달라고 소년과 함께 기도했다.

초등학교 6학년, 관광을 목적으로 떠났던 외삼촌들이 계시던 미국. 주일을 맞아 찾은 크로스로드교회에서 소년은 난생처음 그랜드피아노 건반에 손을 올렸다. 연주를 마치자마자 소년이 엄마에 건냈던 첫 마디.
“나 한국 안 갈래요. 이 피아노 정말 좋아. 나 그냥 여기서 계속 피아노 치고 싶어요.”

그 소년이 바로 계원예중 3학년 정택영(선한이웃교회)이다.

# 열일곱 소년
결국 택영이는 그 피아노 때문에 어머니를 한국에 보내고 홀로 미국 땅에 남았다. 그저 좋은 피아노를 칠 수 있다는 것이 즐겁기만 했다. 하지만 엄마 없이 홀로 남겨진 열셋의 아이는 혼자서 해야 할 일들이 점점 늘어갔다. 연주실력을 보고 택영이를 가르치고 싶다는 교수님도 교회에서 만났다. 그는 “4년 후 택영이를 대한민국 음악계의 차세대 리더로 성장시키겠다”며 아이의 재능을 극찬했다.

미국에 발을 디뎠을 때, 그리고 택영이를 지도해줄 교수를 만났을 때 모자는 ‘이것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새 일인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짜여진 듯 좋은 일이 계속될때 쯤 한국에 있던 택영이 어머니 권은주 사모는 화상통화를 통해 비보를 접했다.

택영이가 혈액암 중 하나인 버킷림프암(임파선암)에 걸렸다는 것. 단숨에 미국으로 날아간 권 사모에게 병원은 충격 속에 희망의 끈을 살며시 내밀었다. 먼저 치료하는데 수많은 비용이 들 것이라는 것을 설명했고, 아직 미국 나이로 13.5세였던 택영이는 캘리포니아 소아암협회 50%, 주정부 50%의 지원으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렇게 2년간 미국USC+LAC병원에서 항암치료를 통해 몸속에서 암을 쫓아내는 여정이 시작됐다.

“그렇게도 예뻐하는 택영이에게 암을 주신 하나님은 참 너무하시다. 그렇지?” 엄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택영이는 엄마에게 웃으며 한 마디를 던졌다.

“엄마, 하나님이 주시는 것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모두 다 받는거예요.”

# 암과 함께한 2년
고통 속에서 택영이의 신앙은 더욱 깊어갔다. 그리고 신앙과 함께 음악적 재능 또한 커져 갔다. 또래의 아이들과는 조금 달랐다. 성경을 읽고, 늘 마음속으로 찬양을 하며 암과 멀어지려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택영이는 엄마에게 또 한 번의 잊지 못할 이야기를 꺼냈다.

“엄마, 성령님이 오늘 저에게 왔다가셨어요. 그리고 다 나았다고 하셨어요. 엄마, 나 이제 다 나았어요.”

그 말에 엄마는 택영이 손을 붙들고 함께 기도했지만 나은 병에 대한 감사기도는 드리지 못했다. 어린 아이의 고백이 병을 낫고 싶어하는 바람으로 들릴 뿐이었다.

그날 저녁 밥에 고추장을 비벼 끼니를 떼우던 어머니에게 택영이는 한 숟갈 줄 것을 부탁했다. 식도가 막힌 상황이라 삼키지 못할 것이 분명했지만 맛이라도 보라며 한 숟갈을 건냈다. 그리고 두 숟가락…. 택영이는 그날 한 그릇의 밥을 모두 비웠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엄마에게 택영이는 다시 한 번 말했다. “엄마! 내가 아침에 말했잖아요. 성령님이 내 안에 오셔서 저 이제 다 나았다구요.” 머지않아 택영이는 치료를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돌아온 한국. 택영이는 중학교에 진학했다. 일반학교도 재미있었지만 음악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택영이를 피아노로 이끌었다. 음악을 하고 싶다는 바람은 택영이를 계원예술중학교에서 편입 시험을 치르게 했다. 결과는 합격.

하지만 개척교회 목회자로 자녀에게 전문적으로 음악을 가르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때 하나님은 다시 새 일을 보이셨다. 택영이의 후원자가 나타난 것.
 

필룩스 장학금 수여. 택영이 좌측은 어머니 권은주 사모, 우측은 필룩스 노시청 회장
# 음악에 빠지다
필룩스 노시청 회장은 “아픈 아이에게 용기를 주고 싶어 후원을 시작했다”며 “택영이의 달란트로 많은 아이들이 희망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택영이를 가르치고 싶다는 선생님들은 줄을 이어 계속 나타났다. 하나님은 항상 택영이에게 새 일을 보이고 계셨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시창청음, 합창합주, 향상연주, 음악이론 등에서 1등의 영광을 맛보고 있다.

택영이는 아직 암과 작별을 하지는 못했다. 항암치료 후 5년간 추적관찰을 해 그래도 보이지 않을 경우 치료됐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 얼마 살지 않은 인생이지만 택영이는 교회에 다니면서도 성령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은 너무 좋으신 분이에요. 성령님을 제 속에 보내셔서 늘 적극적으로 도와주세요. 항상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시고, 제가 하는 생각과 행동을 하나님께 맡겨드리니 제 삶이 변하기 시작해요. 이미 우리에게 보내주신 성령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의 삶이 너무 안타까워요.”

택영이의 꿈은 많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지휘자. 그리고 요즘은 재즈 음악에도 관심이 생겨 공부하고 싶어 한다. 많은 꿈들 가운데서도 택영이의 바람은 하나다.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말로 간증을 해요. 언어를 활용해서요. 그런데 저는 음악으로도 간증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느 곡이나 연주를 할 때는 곡의 작곡가의 마음이 전해지거든요. 저도 그렇게 저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열일곱의 소년. 택영이의 마음은 오로지 하나님에게 사로잡혀 있다. 지금까지 자신의 인생에 늘 함께 해오신 하나님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고백했다.

“저에게 새 일을 행하신다고 말씀하신 하나님은 이제 더 이상 새 일을 행하지 않으실꺼예요. 성령님이 찾아오셨기 때문에 제 인생에 더 이상의 새 일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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