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눈으로 하루하루를 천국에서 사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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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눈으로 하루하루를 천국에서 사는 삶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3.01.09 00: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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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스티비 원더, 음악감독 이기현

시각장애 뮤직디렉터, 내 삶의 주관자는 '오직 하나님'
앞은 보이지 않지만 그 누구보다도 더 세상을 잘 보고 다니는 음악 감독 이기현.

"이제 거짓말 그만하고 눈을 빨리 뜨라"는 농담을 자주 듣는 시각장애인 이기현.

때론 피아노 연주자로, 기타리스트로, 드러머로. 혼자서도 음악 녹음이 가능한 이기현 감독은 이미 천재로 불리고 있다. 그리고 많은 음반 속에 작곡가로, 편곡가, 뮤직 프로듀서로 그 이름은 꾸준히 새겨지고 있다.

수많은 뮤지션들이 앞다퉈 모셔가기에 바쁜 그의 일상에는 눈이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편집자주>


지난해 한국 가스펠계는 활발했다. 여러 CCM가수들의 음반 발매는 물론 다양한 기독교 음악 무대도 많이 세워졌다. 그 뒤엔 한국 기독교 음악 시장을 끊임없이 뒷받침한 엠피아엔터테인먼트(www.ampiaent.com)의 공동대표 이기현(뉴사운드교회, 32) 대표 프로듀서(음악감독)가 있었다. 이 감독은 “19살 때 본격적인 음악을 하면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예배하는 마음을 빼놓고 일한 적이 없다”고 했다. “저는 예배할 때가 가장 행복해요. 그래서 저의 음악적 재능을 오직 예배음악에 사용하고 싶어요.”

이미 스무 살 적부터 ‘한국의 스티비 원더’라는 타이틀로 국내 가스펠계의 천재 뮤지션으로 불려 왔다. 가스펠 음악 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프로듀서로 거듭난 이기현 감독을 합정동 엠피아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만났다.

▲ 어린 시절 피아노 앞에서 악보를 본 적도, 레슨을 받아본 적도 없던 그.
저는 시각장애인입니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찬양의 가사나 흥얼거리는 복음성가 ‘야곱의 축복’은 수년간 이어오고 있는 한국의 대표 축복송이다. 예배에서나 찬양집회, 유명 CCM 가수의 콘서트 등 누구나 쉽고 흥겹게 부르는 찬양이다. 바로 이 ‘야곱의 축복’이 우리 입에서 흥얼거릴 수 있었던 것은 이 감독의 영향이 컸다. 기존의 곡을 새롭게 편곡해 누구나 편하게 부를 수 있게 한 사람이 바로 이 감독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크리스천이 즐겨 듣는 소리엘, 다윗과요나단, 남궁송옥, 한스밴드, 강찬 등 많은 가수들의 노래에는 그가 새로 만들고 다듬은 곡들이 많다.

“이기현 감독이요? 탁월한 편곡가에 최고의 프로듀서죠. 음반을 준비할 때마다 항상 이 감독님이랑 일하고 싶습니다.”

그에 대한 주위 동료, 가수들은 이 감독을 얘기할 때마다 항상 엄지손가락을 세우곤 한다. 이미 세련되고 감각 있는 편곡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그인지라 많은 뮤직 아티스트들은 그와 작업하기 위해 앞다퉈 연락할 정도다. “원곡을 편곡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음악을 만드는 작업이에요. 멜로디를 한두 번씩 듣다 보면 전주 부분부터 마지막 마디까지 머릿속에서 그려집니다. 원 작곡자의 악보에 코드를 편곡, 살을 붙이는 작업이나 멜로디를 수정하는 작업 등 많은 것들이 있죠. 그리고 이 모든 달란트는 모두 주님의 것입니다.”

사실 그는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에게 ‘장애’가 아니다. “몸이 불편한 것보다는 마음과 영혼의 상함이 장애 아닐까요. 몸이 불편해도 우리를 인도하시는 분, 내 삶을 주관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고 나의 앞길을 여시는 분도 하나님이시기에 저에게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은 장애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순복해 의지한다면 세상은 어둡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니까요.”

내 길 더 잘 아시니
이기현 감독은 8달 만에 세상에 나온 미숙아였다. 인큐베이터에 들어가 나머지 개월 수를 채우는 중 간호사의 실수로 산소압을 견디지 못해 머릿속의 시신경이 끊기는 의료사고를 당했다. 태어나자마자 앞을 보지 못하게 된 것. 매일 부딪히고 넘어지던 그가 스스로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6살이었다.

▲ 기도원에서 피아노를 배운지 3개월만에 메인 반주자가 된 8살 이기현.
이 감독은 8살 때, 눈을 고칠 수 있을까 하는 간절한 마음이던 어머니 손에 이끌려 기도원에 올라 9개월을 지냈다. 기도원에서 먹고 자며 생활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나님을 만났고, 음악을 만났다.

“어느 날 기도원의 전도사님이 피아노에 저를 앉히시고 간단한 코드와 건반을 알려줬어요. 그게 제가 배운 피아노의 전부에요.”

꼬마였던 이 감독은 그 후 3개월 만에 기도원 집회 메인 연주자가 됐다. 악보를 본 적도, 레슨 한 번도 받은 적 없는 그였다. 어린 시절부터 타고난 음악 재능을 인정받으며 그는 일찍이 찬양사역자를 꿈꿨다.

기도원 집회에서는 간혹 특송을 부르곤 했다. 절에 다니던 아버지는 아들을 데려오기 위해 기도원에 갔다가 그가 부르는 특송을 듣고선 회심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리고 부족한 저를 통해서 아버지를 돌이킨 하나님의 계획이 너무 놀라워요. 저의 모든 음악적 재능을 통해 변화된 아버지를 간증 할 때마다 내가 가진 달란트는 다 내 것이 아닌 주님의 것이라는 걸 생각에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그 후로도 호기심이 많았던 이 감독은 악기 소리를 듣게 되면 가서 쳐보고 익히며 배웠다. 덕분에 그는 어느새 피아노, 기타, 드럼, 트롬본, 사물놀이 등 다양한 악기를 수준급으로 다루는 연주자가 됐다. 또한 편곡에도 탁월한 재능을 보여 일찍이 기획사에 캐스팅되기도 했다. 여러 기획사를 거치며 많은 음악을 만났고 작업을 했다. 실력파 프로 뮤지션들과 함께 일하며 엠피아엔터테이먼트 대표 프로듀서까지 왔다.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저도 사람인지라, 신앙적인 방황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통해, 찬양을 통해 저에게 꿈을 주셨어요. 수많은 일을 통해 엠피아엔터테이먼트까지 오게 하신 하나님께 너무 감사해요.”

그가 전문적인 음악가의 길로 접어든 지 12년. 이기현 감독은 철저하게 예배하는 삶을 고집한다. 작곡이든 작사든 사역이든 프로듀싱이든 모든 것이 예배가 되는 마음으로 열정을 쏟는다.

사회생활 속에 고민되고 불안하고 힘든 상황이 생길 때도 있다. 자연스러운 일조차도 상처가 되는 일들, 보이지 않는 탓에 소통의 부재, 마찰이 일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의 연속이지만 음악을 통해 사회생활을 하고 기쁨을 느껴요.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이에 저조차 모르게 하나님께서는 저를 단련시키시고 세워주시더군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그에게 중요하지 않다. 인생의 주인이신 주님을 만났고 주님을 찬양할 수 있는 음악이 있기에 이기현 감독은 세상 속에 살아가는 법과 자신의 존재감을 발견했다. 마음의 눈으로 보며 살아가는 음악가 이기현.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주시는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찬양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 찬양사역자로 예배에 서는 이기현 감독은 피아노, 기타, 드럼, 트럼본 등 다양한 악기를 수준급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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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 2013-01-16 05:03:15
계시록 12장 10절에는 여자가 낳은 아이와 그 형제들이 용과의 전쟁에서 이김으로 하나님의 나라와 구원이 있다. 그 하나님의 나라, 천국은 눈물도 고통도 사망도 애통하는 것도 곡하는 것도 아픈 것도 없으니 바로 낙원이다(계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