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에게 1년 내내 성탄의 복음 전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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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에게 1년 내내 성탄의 복음 전해줘야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2.12.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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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탄기획 // 한국교회가 놓치지 말아야 할 성탄 메시지

▲ 매년 성탄과 연말이 찾아오면 한국 교회는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사랑을 실천하며 훈훈한 겨울을 만들어간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역은 1년 365일 내내 끊이지 않고 지속되어야 한다.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과 함께하는 삶은 하나님 나라의 최대 관심사
소통과 헌신 리더십으로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 논의 바로 시작해야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을 앞두고, ‘구제ㆍ섬김ㆍ봉사’를 상징하는 빨간 자선냄비가 올해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향한 사랑나눔 행사들도 교회와 교단, 단체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참 반갑고 훈훈한 소식이며, 또한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한국 교회의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약자들은 계속 증가하고 있고, 그들의 아픔과 상처가 씻겨 나가거나 나을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위기상황에 취약한 수급탈락자나 차상위계층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웃들의 생활고와 생존을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왠지 모르게 가슴 한 구석이 먹먹해진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이들에게 있어서도 복된 소식이겠지만 기쁨을 만끽하기에는 현실은 잔인하고 냉혹하기만 하다. 2012년 성탄절을 맞이하면서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한국 교회의 역할을 생각해본다. <편집자 주>

성탄절과 연말을 앞두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향한 한국 교회의 사랑 실천이 빛을 발하며 훈훈한 겨울을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성탄예배와 행사들이 성도들끼리의 연례적인 친목행사나 의례적인 모임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비판의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 몇몇 교회와 일부 목회자들을 둘러싸고 발생한 크고 작은 부끄러운 사건들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칭찬과 관심을 불러일으킬만한 한국 교회의 선행도 감춰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 목회자는 “성장제일주의와 물질만능주의의 폐해로 인해 목회자들의 도덕성과 교회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성탄절을 화려한 축제로 맞이하는 것 자체가 사치스럽게 여겨질 수 있다”며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눈물로 회개하는 역사가 일어나길 소망한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성탄의 화려함 속에 한국 교회의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모습을 감춰서는 안된다는 것. 이와 함께 가진 것 없고, 내세울 것 없는 목수의 가정, 낮고 천하며 고난 받는 자들의 삶 속으로 오신 예수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성탄의 참의미를 되새기라는 말이다.

# 사회적 약자를 향한 하나님의 정의
구약성경 예레미야 22장 3절은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너희가 정의와 공의를 행하여 탈취 당한 자를 압박하는 자의 손에서 건지고 이방인과 고아와 과부를 압제하거나 학대하지 말며 이곳에서 무죄한 피를 흘리지 말라”고 말한다. 즉, 하나님께서는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공의가 제대로 실현되기를 원하신다는 것이다.

신약성경 또한 마찬가지다. 누가복음 4장 18~19절은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고 기록돼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 나라는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위한 나라임을 강조하셨다. 바로 이 부분에서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역할과 사명을 발견할 수 있다. 겸손함과 온유함을 갖고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위한 정의 실현에 앞장서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성탄절이 한국 교회에 주는 참된 메시지다.

부와 가난, 진보와 보수, 내국인과 외국인, 남녀노소 등의 차이를 넘어 사회로부터 소외된 이웃, 억압당하는 자들의 곁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이유 중 하나다.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 주며 압제 당하는 자를 자유하게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아니겠느냐 또 주린 자에게 네 양식을 나누어 주며 유리하는 빈민을 집에 들이며 헐벗은 자를 보면 입히며 또 네 골육을 피하여 스스로 숨지 아니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그리하면 네 빛이 새벽 같이 비칠 것이며 네 치유가 급속할 것이며 네 공의가 네 앞에 행하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뒤에 호위하리니”(이사야 58:6~8).

# 경제적 불평등과 교회의 시대적 사명
사실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경제적 불평등’은 과거 단시일 내에 압축적 경제성장을 이룩하면서 파생된 뼈아픈 산물이다. 이러한 한국형 경제성장 불균형 발전전략은 가진 것 없고, 내세울 것 없는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했다.

임성빈 교수(장신대)는 “한국의 경제성장은 기업의 적극적 경영과 정부의 효율적인 경제정책의 결과로 볼 수 있다”며 “그 이면에는 근로자들이 엄청난 근로시간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등 철저한 희생이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경제성장을 이룩했지만 그 과정에서 생겨난 막대한 이익은 고스란히 기업과 소수 사용자에게만 돌아갔고, 근로자들은 정당한 보상을 요구할 수도 없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경제적 불평등’은 오늘날에도 가난과 소외라는 끝없는 비극의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한국 교회가 새로운 경제 정의를 말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회적 힘의 균형이 어긋나 있다면 한국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그랬듯이 힘을 갖지 못한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 있어야 한다. 사용자보다는 노동자의 편에서, 건물주보다는 세입자나 철거민의 편에 서서 그들을 대변해 주는 것이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다.

교회협 정의평화국장 이훈삼 목사는 “한국 교회가 사회문제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사회갈등을 해결하는 화해자,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사회 불균형이나 사회 구조 및 계층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할 때 화해와 중재를 하는 것이 종교, 곧 한국 교회의 역할과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임성빈 교수는 “한국 교회는 정의로운 경제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며 “가난하고 소외된 자, 힘없는 자, 희생된 자를 보듬고 이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말씀에 근거한 생명공동체로 설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적, 물적 자원이 넉넉한 교회들은 작은 정성만 모아도 사회적 약자들을 쉽게 도울 수 있지만 작은 교회들의 경우에는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연합활동’이 빛을 발할 수 있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우리나라 속담처럼 동일한 지역에 위치해 있는 교회들과 함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향한 나눔과 봉사, 섬김의 실천을 해나가며 된다.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사역이 교회의 공적 책임이라면 그 역할과 사명에 대해 선언적으로 말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된다. 전도적 차원, 시혜적 차원의 구제와 봉사에 머물러서도 안된다.

이를 위해 교회의 신학과 교리, 신자의 바른 태도 등에 대한 나름의 정리방향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 공적신학에 기반해서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교회 안팎의 사람들과 바로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 삶으로 나타나는 성탄의 열매
예수 그리스도가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위해 이 땅에 오셨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한다면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향성은 명확해진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오신 목적과 사역이 지닌 새로운 면을 분명하게 드러내주고 있다.

누가복음은 가난한 자들, 포로된 자들, 눈먼 자들, 눌린 자들을 위해 예수님이 찾아오셨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경진 교수(백석대)는 “누가복음은 성탄을 맞는 우리들에게 합당한 삶의 양식을 일깨워주고 있다”며 “가난하고 헐벗은 이웃을 돕는 것은 이웃사랑의 견지에서 시행되어져야 할 일이 아닌 주님의 삶을 본받고, 그 교훈을 따라 사는 삶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난한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오선 예수 그리스도는 비천한 시골 처녀를 통해 사람의 아들로서의 삶을 시작했다는 것. 비천하고 굶주린 자들을 구원하고, 가난한 이들을 긍휼이 여기신 예수님의 사역은 구약성경의 말씀의 성취였음을 였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국 교회가 우리 사회의 가난하고 불우한 자들을 돌보고 돕는 것은 성경말씀을 성취하는 것이며, 그 자체로서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서 이루는 사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축하하는 성탄예배나 행사들은 12월 25일 하루로 끝나서는 안된다. 1년 365일 성탄예배를 드리며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왜 오셨는지 의미를 되새기며,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사역을 끊임없이 전개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것은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기 때문에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단순히 도덕적인 의무감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우리끼리 기뻐하며 나누는 것에서 벗어나 좌절과 아픔으로 얼룩진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축하할 수 있도록 소통과 헌신의 리더십으로 교회 안팎의 약자들을 섬기는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

보잘 것 없는 곳에서 태어나신 예수님은 평생을 내세울 것 없는 낮은 자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치셨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라는 샬롬의 공동체는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실천적 삶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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