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강단에 십자가 고난의 설교가 없다”
상태바
“한국교회 강단에 십자가 고난의 설교가 없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2.12.04 14: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혁주의생명신학회 제7회 정기학술대회서 남서울교회 화종부 목사 주장

‘생명을 살리는 목회’ 주제로 열려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이 빠진 한국 교회의 강단 설교에 따끔한 일침이 가해졌다. 지난 3일 남서울교회에서 열린 ‘제7회 개혁주의생명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남서울교회 담임 화종부 목사는 “오늘날 강단에서 선포되는 설교 내용에 성경과 복음이 충실하게 반영되고 있지 않다”며 “특히 십자가 고난의 복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화 목사는 “유명 목회자들의 설교 속에도 윤리적 가르침이 대부분일 뿐, 소위 말하는 복음설교는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인간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그리스도의 희생을 가르치고 그와 같은 삶을 강조하는 교회들이 드문 것이 오늘날 교회가 처한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

화 목사는 “고난의 신학을 잃어버리고, 고난을 거쳐 이르게 되는 참된 영광과 존귀에 대한 안목을 잃은 채, 기복주의적이고 현세적 관점에 빠진 한국 교회로 하여금 성경의 도리를 전체적이고 바르게 전하여 참된 영광에 이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십자가를 가르치는 목회야말로 생명을 살리는 목회”라고 강조했다.

사변화된 개혁주의신학에 그리스도의 생명을 불어넣자는 목적으로 시작된 개혁주의생명신학회는 지난 수년간 신학적 토대 마련에 주력해왔다. 이어 지난해부터 목회현장의 실제적인 모델을 찾아 나서고 있으며 생명을 살리는 교회에 이어 목회의 방향성을 찾아내는 시간을 마련했다. 성공지향적으로 흘러가는 한국 교회 목회의 왜곡된 방향성을 점검하며, 크기와 상관없이 하나님의 복음과 그리스도의 생명이 얼마나 잘 드러나 있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이러한 관점에서 초청된 3명의 목회자는 생명력 있는 설교와 평신도 중심의 나눔운동, 그리고 교회개척과 한 영혼 전도사역에 대해 고백했다.

‘복음적으로 목회하기-십자가를 담아내는 목회’에 대해 발표한 남서울교회 화종부 목사는 “성경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가르치는 설교자가 시급하다”며 “어렵더라도 성경을 강해하고 그리스도의 십자가 신앙을 제대로 전해 사람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십자가의 도리를 깨달은 성도들의 삶이 ‘섬김과 나눔’으로 변화되는 현장도 공개됐다. ‘사랑의 쌀독’운동을 통해 지역사회 나눔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원천교회 문강원 목사는 “교회 한 켠에서 시작한 사랑의 쌀독 운동에 전국 교회의 사랑이 모아지고 있다”며 “전국 세미나를 통해 이웃교회들이 동참을 결정하는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원천교회는 교회 주변 100리 안에는 밥을 굶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문강원 목사의 목회철학이 아픈데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사람, 공부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 등 절박한 필요에 놓인 이웃을 돕는 핵심 사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 교회 나눔운동을 교회 내적 사역에 49%, 교회 밖 사역에 51%를 할애함으로써 매일 다른 섬김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목사는 “나눔은 기회가 되는대로 해야 하는 즉각적인 사역”이라며 “삶 가운데 그리스도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기독교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십자가의 복음을 전하는 일도 사랑을 나누는 일도 모두 ‘성도’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일. 이날 학술대회 마지막 강사로 나선 세계사랑교회 백경삼 목사는 통일의 꿈을 안고 파주 문산 지역에서 교회를 개척한 후 매일 전도를 통해 얻은 ‘한 영혼의 소중함’을 청중들에게 고백했다.

백 목사는 “개척교회 목사들은 한 생명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한다”며 “전도를 하며 느끼는 좌절감에도 불구하고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다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배워간다”고 말했다.

고3 학생을 첫 성도로 지체 장애인과 다문화 가정 성도들이 들어오는 개척의 과정을 소개한 백 목사는 통일의 꿈 역시 지역의 ‘작은 교회 연합’으로 이뤄가고 있으며, 세계를 품는 비전트립도 선교사들과의 연합으로 시작하고 있다며 개척교회도 함께 힘을 모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했다.

학술대회에 앞서 열린 예배는 백석대 장훈태 교수의 기도에 이어 개혁주의생명신학회 회장 김진섭 목사가 말씀을 전해다. 김 목사는 “예수님과 함께 영원히 있기를 바라는 영광의 자리는 고난의 길을 통해서 주어진다”며 “구원을 체험한 성도들이라면 녹아내리는 소금과 타버리는 빛의 사명을 실천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린 논문발표는 백석대 임원택 교수의 사회로 남서울교회 화종부, 원천교회 문강원, 세계사랑교회 백경삼 목사의 발표에 대해 합신대 이승진, 침신대 양병모, 백석대 용환규 교수가 각각 논평을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