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학교와 교회, 함께 꿈꾸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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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학교와 교회, 함께 꿈꾸는 세상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2.11.27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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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학술대회, 기독교 학교와 교회의 청사진 모색
▲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가 ‘기독교 학교와 교회, 그 바람직한 관계’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지난 16일 새문안교회 언더우드교육관에서 제7회 학술대회를 열었다.

유럽의 종교개혁기는 학교와 국가, 그리고 교회 간의 새로운 관계가 형성된 시기였다. 그 이후로도 기독교 학교의 형태는 교회와 많은 연계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많은 기독교 학교는 교회와 공유가 잘 안되는 상황. 교회와 기독교 학교가 다음 세대를 위해 맺어야 할 바람직한 관계가 이날 논의의 핵심이었다. <편집자주>

기독교 학교는 기독교의 가르침을 교육 이념으로 설립되어 운영되는 사립 학교를 말한다. 현재 한국에 있는 기독교계 사립학교는 360여 개. 우리나라의 기독교 학교의 시초는 일본의 메이지 유신 이후 서양 교회의 선교 기관에 의해 설립됐다. 그때부터 불린 미션 스쿨(Mission school)이란 말은 지금까지도 쓰이고 있다. 즉, 기독교 학교는 태생적으로 교회와 연계된 것이다.

그러나 현재에는 선교 목적이 없는 기독교 학교가 대부분. 기존의 기독교 학교는 대부분 사립 학교이며, 초기 설립 취지와는 달리 거의 세속화되어 있는 실정이다.

학교를 지향하는 기독교 대안학교는 2000년도 말 기독교 홈스쿨과 기독교학교세미나를 시작으로 ‘기독교 대안교육’이라는 이름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현재 130여 개가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안학교는 비인가 학교이며 교단이나 교회와 무관한 기독교적 대안학교도 나타나고 있다.

불길처럼 번지고 있는 기독교 학교와 기독교 대안학교의 설립은 성경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기독교 학교들이 세워지고 있는 현장을 속속들이 살펴보면 학교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교육철학이나 운영방법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지 않아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만큼 교회와 기독교 학교가 건강한 관계를 맺고 이를 지속하기란 쉽지 않은 과제다.

이러한 시점에서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 박상진)가 ‘기독교 학교와 교회, 그 바람직한 관계’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지난 16일 새문안교회 언더우드교육관에서 제7회 학술대회를 열었다.

교회와 학교는 다양한 유형으로 관계를 맺는다. 교회가 학교를 설립하는 경우도 있고, 교회가 학교를 예배 장소로 사용하면서 상호 협력하는 경우도 있다. 교회가 학교에 교목을 파송하거나 학원선교 활동을 지원하는 경우 등 다양한 연계 방식이 존재한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연계가 이루어지고, 협력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 어떤 개선 방안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은 상황.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한국에서의 교회와 학교의 연계 실태를 조사하고 그 현황과 문제점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재 많은 기독교계 학교들은 신앙 교육을 실시하는 데 있어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상식적으로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의 설립 목적과 교육 철학에 따라 교육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지만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육과학부는 학교 내에서 종파교육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독교계 사립학교들은 그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신앙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기독교 대안학교 역시 정부의 방침을 무시하고 기독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형식적인 신앙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고 학원선교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나서야 한다.

박상진 교수는 이에 대해 학교와 교회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음 세대 교육은 교회 사명 중 하나이고 학원선교는 또한 교회 사명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위해 학교와 교회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학교와 교회의 연계를 위해 교회와 학교의 노력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박 교수는 “학교와 교회 연계를 위한 교회의 노력으로 가장 중요하게 들고 있는 것은 학교시설 확충에 대한 재정 지원과 신앙 교육 연계(교회 교육 프로그램 활용)로 나타났다”며 “교회는 학교와 기꺼이 협력하려고 한다. 학교의 성격별로 학교와 교회의 연계를 위한 접근 방법을 모색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의 노력에 대해서는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교회와 기독교 학교의 꾸준한 비전 공유가 꼽혔다. 또 기독교 학교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노력과 신앙교육 연계도 필요하다고 나타났다. 특히 기독교 사립학교와 대안학교를 비교해 보면 기독교 사립학교는 교회와 학교 예배 연계를 가장 중요시하는데 비해 대안학교는 교회와 꾸준한 기독교학교 비전 공유를 들고 있다. 이는 기독교 대안학교의 성격상 교회가 공통의 비전을 갖고 지원하기를 요청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교와 교회의 연계 장애요인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장애요인에 대해서는 비전이 공유되지 않는다는 것과 의사소통 부족, 학교와 교회 연계에 대한 매뉴얼이 없다는 점이 꼽혔다. 그 밖에도 재정지원이 미비하다, 학교와 교회 연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기관이기주의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기독교 사립학교는 학원선교를 위한 재정지원에 대한 요청이 강한 반면 대안학교는 교회와 학교의 연계에 대한 의식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 교수는 “기독교 학교와 교회의 연계에 대한 의식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학교와 교회 연계의 중요성은 매우 강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에 비해 현재 연계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다음 세대 교육을 위한 학교와 교회의 연계는 서로에게 필요하며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큰 만족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학교와 지역사회와의 연계는 더 부정적이다. 지역교회들이 기독교 학교에 관심이 부족하고 지원도 부족하며 효과적으로 연계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별 도움이 되고 있지 않았다. 이는 기독교 학교의 모든 구성원, 특히 평교사들이 보다 학교와 교회의 연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제적인 연계를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의식을 불어넣어 주고 교육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줬다.

박 교수는 “기독교 학교와 교회가 연계돼야 한다는 당위성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교회와 학교는 협력해 왔고, 특히 한국 교회의 역사는 교회의 역사가 기독교 학교의 역사와 동일시될 정도로 연계가 이루어져 왔다. 건강한 학교와 교회의 연계를 위해서는 현재의 상태에서 머무르지 않고 청사진을 갖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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