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에게 매일 중식 제공하는 '주님의식탁'
상태바
어르신들에게 매일 중식 제공하는 '주님의식탁'
  • 이석훈 기자
  • 승인 2012.11.06 2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스콰이어교회 안용원 원로목사 부부, 제2의 사역 보람

성남시 하대원동에 위치한 주님의식탁에는 매일 백여명의 어르신들이 찾아와 식사와 차를 마시며 교제하고 있다.

“65세 이상 어르신들, 맛있는 점심과 차 한 잔 드시고 가세요.”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 대로변에 위치한 금강맨션 1층은 매일 오전부터 점심시간까지 65세 이상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로 부쩍댄다. 카리스선교회에서 사랑의 점심을 제공하는 ‘주님의식탁’(운영회장:안용원 목사)을 찾아온 것이다.

“주님의식탁에서 하루 한번 따뜻한 음식을 먹는게 요즘 사는 즐거움입니다. 노인들 입맛에 딱딱 맞춘 음식에 늘 자식보다도 따뜻하게 대해주는 봉사자들 덕에 하루하루가 든든합니다.” 초창기부터 매일 이곳을 찾고 있는 75세 이의금 할머니.

“주위에 10여 곳이 넘게 무료급식을 하는 곳이 있지만 이곳만큼 편하고 친절한 곳은 없습니다. 매일 수고하시는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봉사자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90세의 나이에 질서반장을 맡아 커피를 나눠주고 있는 김수원 할아버지.

이곳을 맡아 관리하고 있는 안용원 목사와 김정순 사모.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5일 동안 점심시간 매일 이곳을 찾는 어르신들은 평균 100여 명이 넘는다. 번호표를 받아든 어르신들은 질서있게 기다리다가 자신의 번호가 불려지면 차례대로 식판을 받아가 식탁에 앉아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나누고 있으며,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는 식탁으로 전달해 준다.

주님의식탁은 끼니를 거르거나 영양이 부족한 노인들을 위해 아들과 딸의 마음으로 따뜻한 가정식을 대접하며, 식사 후 다과를 즐기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2010년 9월 문을 연 이곳에서는 무료급식 외에도 노인들의 생활고 및 고민을 내 일처럼 상담해 주면서 마음의 평안을 줌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복음전파의 수단이 되고 있다.

이곳의 시작은 에스콰이아교회 원로목사인 안용원 목사가 교회를 은퇴하면서 새로운 사역을 위해 기도하던 중 어느 기업인 독지가가 “목사님 노년에 그냥 쉬시면 심심하실텐데 봉사하시면 어떠시겠습니까?” 묻는 것이었다. 오래 전 어머니의 갑작스런 소천으로 평소에도 노인들 섬김에 앞장서 온 안 목사는 자신과 같은 뜻을 가진 독지가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금의 자리에 아름다운 쉼터를 마련한 것이다.

식당으로 사용되던 우중충한 공간을 깨끗하게 리모델링하여 냉난방 시스템과 최신 주방시설은 물론 식기세척기와 건조기, 평면TV, 커피자판기까지 갖추어 쉼터로서 손색이 없도록 꾸몄다.

2년이 넘은 지금은 일부 교회와 성도들, 기업의 직원들 일부가 정기후원자로 나서는가 하면 봉사자로 참여하고 있어 앞으로의 사역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특히 필요물품 및 부식을 후원 또는 기증받고 있으며,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루 평균 10여 명의 봉사자가 시간을 내어 봉사하고 있는 가운데 악세사리점을 운영하는 에스콰이어교회 장로와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장 등 남자 2명이 고정 봉사자로 노인들과 친분을 나누는 모습은 마치 부모와 자식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더욱 감사한 것은 안 목사의 사모(김정순)가 음식솜씨가 좋아 평신도로 섬길 때도 성가대원들의 식사를 담당하던 달란트를 뒤늦게나마 맘껏 발휘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매일 바뀌는 식단을 짜서 시장을 보고, 음식을 만드는 모든 일들을 영양사나 조리사 없이 사모가 책임을 맡아 감당하고 있다.

“하루 한 시간 남짓 저희들의 점심시간은 늦어지지만 밝은 표정으로 식사하고 가시는 어르신들을 볼 때면 항상 부모님이 생각납니다. 혹 섭섭하지 않을까. 혹 모자라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매일매일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용원 목사와 김정순 사모의 고백이다.

“때로는 부유한 분들도 있지만, 이곳에서의 한 끼로 하루를 지내는 분들도 있다는 사실에 명절이나 휴가 때 잠시 쉬는 것조차도 죄송한 마음입니다. 남은여생이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식사를 나누며 지내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는 이곳을 관리하는 사람으로 늘 기도해주고 복음으로 먹이는 일을 할 뿐입니다.”

주님의식탁을 통해 제2의 인생으로 건강까지 회복했다고 간증하는 안용원 목사는 “남은여생 역시 섬김의 삶을 살아갈 것”을 다짐하면서 그동안 진행해 온 해외선교와 다른 복지사역을 위해서도 기도하고 있다.

안용원 목사는 오래 전 칠순잔치 대신에 그 돈으로 루마니아에 현지인 교회를 건축한 바 있으며, 2010년 3월 젊은 정상일 목사에게 에스콰이아교회를 물려주고, 선교와 복지사역에 여생을 바치고 있다.

에스콰이아교회는 안용원 목사가 펼쳐온 선교하고 가르치고 봉사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는 가운데 주님의식탁에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으며, 필리핀을 비롯한 해외 15곳의 선교지에도 선교비를 후원하고 있다.

주님의식탁의 주제성구인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생명의 떡이니 내게 오는 자는 결코 주리지 아니할 터이요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요 6:35) 말씀이 액자에 새겨져 오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한편 주님의식탁을 운영하는 카리스선교회(회장:안미영)는 노인과 아동의 복지를 위한 활동과 국내·외 선교활동 및 복음전파를 실천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