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을 묻고 따르니 값진 메달 획득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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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뜻을 묻고 따르니 값진 메달 획득했죠”
  • 정민주 기자
  • 승인 2012.10.10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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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패럴림픽 동메달리스트 ‘탁구의 여왕’ 문성혜 선수

▲ 2012 런던패럴림픽 탁구 여자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역전승을 거둔 문성혜 선수가 미리 준비해둔 십자가 모양의 팔찌를 걸고 두 손을 높이 뻗으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모습.
2012년 8월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런던올림픽. 이어 8월 30일부터 9월 10일까지 진행된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금 9개, 은 9개. 동 9개로 종합 12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패럴림픽에서도 크리스천 선수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유도 100kg급 금메달리스트 최광근 선수(시각장애), 양국 리커브 여자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김란숙 선수(소아마비), 탁구 여자단식과 단체전에서 활약하며 동메달을 따낸 문성혜 선수(지체장애) 등. 이들 모두 장애라는 시련 속에서도 하나님을 의지하며 흘린 땀과 눈물로 갚진 결과를 거두게 된 것이다.

특히 탁구 개인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역전승을 거둔 문성혜 선수는 이 순간을 위해 미리 준비해둔 십자가 모양의 팔찌를 걸고 두 손을 높이 뻗으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대구장애인체육회 사무실에서 만난 문성혜 선수(대구내일교회). 그는 당시의 상황을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막강한 중국 선수와 붙게 된데다 부진한 경기 진행 때문에 질거라는 불안감과 심리적 부담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트스코어 5:1의 상황에서 갑자기 평안함을 느꼈어요. ‘올림픽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나타내고 싶다’고 기도했던 것이 문득 생각이 났지요. 그 순간 내 안의 모든 두려움은 사라졌고 역전승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그의 활약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정지남ㆍ정영아 선수와 함께 출전한 여자단체전에서도 동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문 선수는 “이 때도 ‘하나님, 우리 선수들 모두 춤추게 해주세요’ 하고 기도했는데 그 기도를 들어주셨다”며 “경기에 이기고 세 선수가 춤추는 세레모니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 탕자의 삶 속에서 ‘하나님’만나다
어릴 적 문 선수의 아버지는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셨다. 상심한 어머니를 교회로 인도한 것은 이모였고, 문 선수 역시 그때부터 교회에 다니게 됐다. 중학교 1학년 겨울 수련회에서 하나님을 뜨겁게 만나 첫사랑을 경험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뜻하지 않은 사고가 그를 덮쳤기 때문이다.

문 선수는 18살 꽃다운 나이에 교통사고로 척추마비 장애를 얻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다른 척추장애인과 달리 불완전마비로 무릎까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 하나님을 원망하지는 않았지만 교회에 나가는 것을 꺼리며 하나님과 멀어지게 됐다.

문 선수는 “어려운 중에도 묵묵히 자신을 간병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나를 많이 사랑하시는구나’ 하고 깨달았다”며 “그 때문에 교회에는 나가지 않더라도 성경은 쉬지 않고 읽었다”고 말했다.

그 후 세상에서 탕자처럼 살았다. 하나님보다는 돈을 쫓아 책방이나 액세서리점 등을 운영했다. 하지만 26살이 되던 해, 가게와 돈을 다 날리고 후유증으로 몸 상태가 악화돼 다시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그는 “신앙이나 육체 거의 모든 부분이 많이 무너져있던 상태였다”며 “의지할 곳이 하나님 밖에 없다는 생각에 제 발로 교회를 찾아가게 됐다”고 고백했다.

# 하나님 인도 따라 ‘탁구의 여왕’ 되다
‘탁구’를 접하게 된 것도 그때였다. 우연히 방문했던 병원 옆의 체육관에서 탁구를 해보지 않겠냐는 권유를 받았다.

2005년 국가대표로 선발되기까지 모든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여자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홀로 남자 선수들과 합숙하며 단체생활을 해야 했고, 좋은 성적을 거두지 않으면 자비를 들여 시합에 나가야 하는 열악한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말씀으로 문 선수를 연단시키며 대회 때마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인도하셨다.

▲ 런던패럴림픽에 출전한 대구시청 탁구부 선수단 환영식.
마침내 그는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은메달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여자단식 동메달, 2010년 광저우 아시안패럴게임 여자단식 은메달 등 메달을 휩쓸며 ‘탁구의 여왕’으로 우뚝 섰다.

문 선수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 어머니와 대구내일교회 기도의 힘이 컸다. 대구시청과 대구장애인체육회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대구장애인체육회 김범일 회장, 하태균 사무처장, 양현철 감독, 남기정 선생 등을 언급하며 “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뜻이 모여 이루어진 놀라운 결과에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고백했다.

# 하나님의 비전을 품고 ‘중국’으로
그에게는 한 가지 기쁜 소식이 더 있다. 내년 초 중국 탁구선수 차오닝닝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는 것.

두 사람은 2007년 슬로바키아에서 열린 국제대회의 축하 파티에서 처음으로 만나 친구로 지냈다. 두 사람이 친구에서 연인 사이로 발전한 계기는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이었다. 당시 차오닝닝은 징계를 당해 대표팀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는데 문 선수가 이를 알고 위로를 전하며 마음이 열렸다.

그리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패럴게임에서 다시 만났다.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멋지게 빛나는 차오닝닝의 모습을 보고 문 선수는 감동을 받았다. 그 후에도 중국여행이나 전지훈련 등으로 만남을 이어오다가 국경을 초월한 ‘핑퐁커플’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문 선수가 차오닝닝을 만나는 가운데에도 많은 것들을 보여주셨다.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날 교회에서 중국에 대한 영상을 보여주시며 중국 선교에 대한 비전을 품게 하신 것이다.

또한 문 선수는 차오닝닝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하면서 하나님께 배우자를 놓고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 누구를 만나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꿈으로든 말씀으로든 응답해주세요.”

그 응답은 중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꿈을 통해 나타났다. 문 선수의 가정을 교회로 이끌었던 이모가 그에게 커다란 금반지를 쥐어주는 꿈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찾아온 것은 차오닝닝과의 이별이었다. 문 선수는 다시 하나님께 부르짖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모든 욕심을 버리고 잠잠히 기다리라고 응답하시며 미래에 태어날 그의 아들을 그리스도의 향기로 쓰시겠다는 비전을 보여주셨다.

문 선수는 “마침내 차오닝닝을 홍콩에서 다시 만나 프로포즈를 받았다”며 “가족과 교회 역시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비전을 말하자 흔쾌히 결혼을 축하해주셨다”고 말했다.

장애라는 시련 속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문성혜 선수는 ‘순종’이란 두 글자를 남겼다.

“이 세상에서 신앙을 지키고 산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나의 목자 되심을 인정하고 순종하고 살아간다면, 그것이 자신에게 가장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믿지 않는 장애인과 동료선수들이 하나님의 뜻한 바대로 살아가기를 희망합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하나님은 분명히 살아계시고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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