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 찾는 현대인에게 교회는 물질만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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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 찾는 현대인에게 교회는 물질만 강조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2.09.2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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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너진 한국교회 다시 세우자 (11) 줄어드는 성도 이대로 좋은가 - 교인수 감소 원인과 대책

대사회적 신뢰도 17.6%에 불과한 한국 기독교. 그동안 엄청난 교세를 자랑하며 외부의 비난에도 아랑곳 않고 ‘우리만의 세계’가 있다고 자신했지만 이젠 그마저도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올해 각 교단이 발표한 교세 통계에서 교인수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교회도 늘고, 목회자도 느는데 성도는 줄고 있다.

유소년부와 중고등부의 감소도 심각하다. 이대로 가다간 교회의 미래는 없어 보인다. 2000년대 들어 1,200만을 외치던 기독교인의 수가 800만 명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발표되면서 각 교단은 ‘성장과 부흥’을 목표로 각종 정책을 펼쳐왔다. 하지만 땀 흘리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때마다 터지는 대형교회 갈등과 목회자 비리 사건들은 교회의 이미지를 실추시켰고, 목사에 대한 존경심과 교회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 교인수 감소의 위기 앞에 한국 교회가 시급히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 진단했다. <편집자 주>

크기로 판단하고 프로그램으로 승부거는 기업형 사고 문제
건물·신학 없이도 성장한 ‘초대교회-예수중심’회복해야

교세 통계는 각 교단이 총회에 맞춰 전국 노회가 보내온 통계를 취합해 발표한다. 올해 각 교단이 발표한 교인수는 예장 합동이 298만8,553명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보고했으며 통합이 285만2,125명, 고신이 37만3365명, 기장이 30만5,953명, 기성이 57만1813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통합과 기장은 감소했다. 통합의 경우 매년 5만 명 이상의 증가가 보고됐지만 인터넷으로 집계방식을 바꾼 후 처음으로 감소가 확인됐다. 감소인구가 186명에 불과하다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

기장의 경우는 지난 2006년 이후 매년 수천명씩 감소하더니 아예 33만에서 30만명으로 3만명이 줄어들었다. 그동안 사회선교에만 매진한 것이 교세 침체를 초래했다는 반성아래 교단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우며 교회를 개척했지만 빠져 나가는 성도를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합동이 1.2% 증가, 고신도 지난해 대비 7,600여 명이 증가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새신자의 증가와 입교인의 증가 폭도 둔화되고 있으며, 교회의 미래를 책임질 어린이와 청소년부의 감소가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다. 교회에 대한 신뢰도의 추락, 이어진 교인수의 감소는 세속의 때가 잔뜩 묻은 교회를 향해 빨리 본 모습으로 돌아가라고 경고하고 있다.

# 교세 감소 이미 예견됐던 일

각 교단이 발표하는 통계에는 허수가 많다. 예장 통합이 처음으로 감소보고를 하게 된 것은 인터넷 집계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누락이나 복수집계라는 수기상의 오류를 수정한 결과다. 교단이 클수록 통계는 더 불명확하다. 침례교의 경우 매년 80만 명이라는 포괄적 집계만 발표하고 있다. 여기에 군소교단들은 다른 교단과 세력을 경쟁하기 위해 교회수와 성도수를 부풀리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 교회는 성도는 1,200만명에 이르게 됐다. 한국 기독교인의 숫자는 과연 얼마나 될까.

지난 2009년 문화관광부가 발표한 종교현황에 따르면 개신교 교회수는 5만 8천여 개, 성직자는 9만4천명, 성도수는 1,194만여 명으로 나타났다. 흔히 말하는 1,200만명에 가까운 수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문광부 조사 통계에서 전체 종교인구를 합친 결과 8천만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총인구를 훌쩍 넘어섰다. 천주교만이 통계청 종교인구 집계보다 적게 보고했고, 기독교와 불교는 훨씬 많은 종교인구를 보고했다. 당시 문광부 관계자는 “종교단체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한 것인데, 천주교를 제외하고는 모두 신자의 복수 등록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종교인구가 과다 집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개신교 인구는 800만명 정도로 확인된다. 이것 역시 2006년 통계청 발표에 근거한다. 당시 1,200만을 외치던 한국 교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1995년 이후 10년 만인 지난 2005년 통계청은 인구조사를 진행했다. 한국 교회 부흥이 정점을 찍던 90년대 이후 교세가 얼마나 늘었는지는 관심사였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오히려 14만 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교와 천주교 신자가 늘었다는 조사 결과는 기독교를 더 초라하게 만들었다. 천주교인수는 20년 사이 186만 명에서 515만 명으로 276% 상승했다.

교세 감소 통계가 발표되자 당시 한국 교회는 근본 대책을 마련하기에 분주했다. 그리고 각 교단마다 성장 프로그램과 전도 목표치를 설정하며 ‘몇 교회 몇 만 성도운동’을 표어로 내걸었다. 그러나 교세가 늘어나기는커녕 지난 2005년 이후 개신교는 교세 하락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왜 교회는 떠나고 싶은 곳이 됐을까.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목회사회학 조성돈 교수는 “목회자의 비리, 윤리적인 타락, 각종 교회 분쟁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교회에 대해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사회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교회의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모습이 젊은이들의 외면을 사고 있다고 덧붙였다.

# 기업화된 교회, 더이상 안 돼

성도수 감소는 비단 한국 사회에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다. 유럽에서는 교회가 비어 술집과 극장으로 팔려 나가고 있고, 독일교회는 종교세 납부를 피하기 위해 ‘기독교인’임을 부정하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교회 역시 성도수와 헌금이 모두 줄어들고 있다.

‘미국-캐나다 교회 2012년 연감’에 따르면, 25개 교단의 인구가 대체로 감소했고 총 1.15%가 줄어 종교인구는 1억4천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남침례교는 4년째 교인이 줄고 있으며, 복음루터교회도 전년 대비 5.9%가 감소했다.

서구 기독교 선진국의 이 같은 상황과 비교한다면 한국 교회의 감소도 물질적 풍요에 따라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 아니겠냐고 반문할 수 있다. 물론 경제가 성장하고 물질만능주의가 심화되면서 개인주의 현상이 나타나거나 종교를 외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특성상 종교성향 자체가 ‘개인화’ 되어가는 것일 뿐 오히려 영적 갈급함은 더 커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동일한 견해다. 성도수 감소의 원인은 시대적 흐름이 아니라 교회가 뭔가 크게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조성돈 교수는 “성도가 줄어드는 위기 속에서 한국 교회는 각종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성장을 꾀했다. 하지만 대형 교회에서 성공한 프로그램이 교회의 크기에 상관없이 적용된다고 생각한 것이 잘못이다. 작은 교회는 그들만의 특성이 있어야 하는데 모든 교회가 ‘성장’이라는 이름이 달린 동일한 프로그램들을 도입하는데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교회가 이미 오래전부터 기업의 개념으로 변질되어 있었다는 것. 서울신대 전도학 하도균 교수는 “지금 한국 교회의 침체는 성장위주로 치닫던 시절의 병폐가 고스란히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한국 교회가 추구한 성장은 건강하지 않았다는 것. “숫자적으로는 교회가 성장했지만 알맹이 없는 교회로 동력을 상실해 버렸다”고 지적한 하 교수는 “예수정신은 없고 물질을 따르는 기업 교회로 변질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교회가 마치 기업처럼 운영되는 것은 대형교회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크고 작은 교회들이 조직관리와 각종 리더십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기업형 성장을 추구해왔다. 일반 기업과 같이 자산규모(교회 크기)와 직원 및 종사자 수(성도수), 매출액(헌금)과 급여수준(사례비)으로 교회를 평가했다. 교회의 깊은 영성과 건강성을 논하기에 앞서 물량적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한 것이다. 교회의 기업화는 신학생에게 신입사원의 개념을 심어주었고, 헌신과 순종이 아닌 ‘급여’와 ‘장래’를 보고 목회지를 선택하는 기현상으로도 나타났다.

하도균 교수는 “이제 기술적인 성장은 사라져야 한다”며 “교회 안에 하나님의 복음을 다시 끌어다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또 물질적 가치가 점점 커지는 사회 속에서도 종교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예수중심으로 돌아갈 때

지난해 연말 미래목회포럼이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와 공동으로 ‘한국의 종교이동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타종교에서 이동해온 비율이 천주교 33%, 불교 27%였으며 개신교는 9.7%에 불과했다. 비종교인을 대상으로 종교를 가졌다가 떠나온 비율도 개신교가 58.6%로 불교 26.2%, 천주교 13.3%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나 교회에 정착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중요한 것은 당시 조사에서 사람들이 왜 종교를 원하는가 하는 이유였다. 응답자들은 ‘마음의 평안과 위로를 위해 종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종교가 필요하고 이러한 현상은 사회가 발전할수록 더 갈급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양화진에 위치한 백주년기념교회의 경우 매주 30명씩 새신자가 찾아온다. 연간 1,000명 씩 성도가 늘어나는 엄청난 부흥을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성도수가 늘어도 헌신자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교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백주년기념교회 창립 멤버였던 한 성도는 “천 명의 성도가 늘어나도 헌신하는 봉사자는 늘 부족하다”며 “담임목사가 안식년으로 자리를 비우거나 설교자가 바뀌는 날은 출석이 현저히 줄어든다”고 현실을 토로했다. 즉, 개인의 영적 갈급함을 채우기 위해 ‘설교’에 몰려들고, 그것을 위안을 삼는 신앙의 개인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조성돈 교수는 “현재 교회의 상황은 ‘수평이동’이 전부”라며 “말씀이나 프로그램에 모이는 것 뿐 진정한 양육이 일어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이제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하도균 교수는 “교회의 본질로 돌아가면 해결은 간단하다”고 말했다. 예수중심의 복음이 없이 온갖 기교와 기술적 성장 프로그램을 도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 “영혼을 살리고 회복시키는 복음을 교회 안에 바로 세우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하 교수는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기 위해 현대인들은 종교를 갈망하고 그 해답은 이미 성경 속에 다 담겨져 있다”며 “교회건물도 신학도 없던 초대교회로 돌아가 교회와 신앙과 믿음의 본질만을 고민하고 살리는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마나 한국 교회의 영성은 다른 나라보다 뜨겁고 깊어서 지금과 같은 위기도 쉽게 딛고 일어설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죽어가는 교회도 ‘예수중심’이라는 본질적인 동력을 찾게 되면 금세 일어설 수 있다는 것.

백석대 허광재 교수도 “예수님의 생명이 충만할 때 복음이 왕성하게 선포되고, 교회가 살아날 수 있다”며 “성경으로 돌아가 생명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교회의 본질적 역할”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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