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혁·개방 어디까지 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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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혁·개방 어디까지 가려나
  • 승인 2002.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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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내부의 경제개혁 조처에 이어 북·일정상회담을 통해 일본의 대북현안을 해소한 후 다시 신의주를 ‘홍콩식 경제특구’로 개방키로 결정했다. 그것이 현실로 가시화 된다면 ‘파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7월부터 대내외적 개혁 조처를 취한 북한이 앞으로 또 어떤 개혁정책을 펼칠지, 북한의 그런 움직임이 한반도 정세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등이 활발히 논의되어 우리의 합리적 대처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좀 더 지켜 보아야 할 입장이지만 교회 차원에서도 이러한 급박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깊은 논의가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가 과거 동유럽국가들이 시도했던 종류의 개혁인지 아니면 북한이 ‘매일 매일’ 한다는 수준의 ‘개혁’인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러니까 북한은 지금 체제와 구조를 새롭게 하는 변혁을 추구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전술적 목표를 위해 외형적인 조정을 하고 있는 것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따라서 우리는 한반도 사태가 정상화 및 합리화 될 때까지 냉철하고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의 딜레마는 북한을 보는데 있어서 두개의 상충된 눈이 존재한다는 데 있다. 하나는 하나의 민족으로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분단극복·통일지향의 눈이요, 다른 하나는 정권의 상대인 ‘주적’으로 보는 눈이다. 지금껏 이 모순된 두가지 가치가 혼재하고 갈등하는 주된 책임은 북측에 있다.

최근 북측은 비무장지대를 관통하는 경의선 및 동해선 연결공사에 나서는 등 주목할만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지정한 것 역시 북한이 본격적인 개혁 개방의 길로 나설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하지만 아직 신뢰를 얻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단계다. 북측은 세달전 서해만행으로 남한의 월드컵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으며 예정됐던 남북한 회담도 걸핏하면 일방적으로 깨거나 ‘떼쓰기’로 버티는 행태를 거듭했다. 납북자 송환 등 남북간 신뢰회복을 위해 근원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직 한걸음도 진전되지 못한 상태다.

미국 정부는 여전히 북을 의심하고 있다. 이런 상황 가운데 아시아·유럽 25개국 정상들은 23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4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에서 5개 항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정치선언’을 채택했다.

각국 정상들은 이날 채택한 정치선언에서 “건설적 대화를 통해 북한을 국제사회에 참여시키는 것이 동북아는 물론 전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전망을 현격히 제고시킬 것”이라면서 “미국과 북한의 대화재개 노력이 계속 진전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대중 대통령도 아시아·유럽 정상회의 총회 개막식 연설에서 회원국들의 관심과 북한을 개혁 개방으로 이끌기 위한 대북지원을 요청했다. 일련의 북한의 변화조짐들은 한국교회로 하여금 남북분단극복과 북한선교 등 전반적인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대응책 마련을 재촉하고 있다. 신의주 특별행정구가 북한선교의 교두보가 되지 않을까하는 조심스런 전망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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