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신자 전도보다 ‘교인 이동’으로 부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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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자 전도보다 ‘교인 이동’으로 부흥
  • 승인 2001.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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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아파트 입구 ‘교인 빼앗기’치열…교패 붙은 집만 골라서 전도하기도

서울 인근 지역의 신도시, 특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는 지역은 지금 교회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신도시에 입주하는 교인들 대부분이 자신들이 다니던 교회를 떠나 가까운 교회로 옮기기 때문이다.

마치 전쟁을 치르듯 상황을 맞고 있는 교회들이 선택하는 전도방법들은 실로 기가 찰 정도다. 선물공세에서부터 이삿짐 날라주기 등 천차만별인 데다, 최근 들어 교회들이 알게 모르게 ‘여호와의 증인식 전도방법’을 도입하고 있어 상당한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교회에 출석 중이라는 사실을 밝혀도 막무가내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당신이 지금 다니고 있는 교회는 머니 가까운 교회로 오라’고 이야기 한다. 경쟁이라도 하듯 이 교회 저 교회에서 마구 초인종을 눌러대는 것은 물론 더 놀라운 것은 교패가 붙은 집만을 골라서(?) 다닌다는 것이다.

전도를 하다가 타 교회 교인들과 만날 경우 구역싸움(?)으로 인해 분란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간혹 발생한다. 생각다 못한 교인들은 자기 교회를 중심으로 구역을 설정,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화해조약을 맺기도 한다.

마치 조직폭력배들이 자신의 구역을 주장하듯 그 일대를 독점해 타 교회 교인들은 전도를 하지 못하게 하고 다른 구역 또한 침범하지 않으면서 전도하기로 한다는 것이다. 교회들이 새신자 전도보다는 이사 온 교인들과 타 교회 교인들을 빼오는 것에 더 큰 관심을 보인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즉, 전도보다는 교인 이동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교회에 출석 중인 교인들을 끌어오는 것이 더 손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신도시 교회의 경우 매주 교회에 등록하는 성도들을 보면 교회를 옮겨오는 성도들의 숫자가 새신자들을 앞지른다는 것이 이를 잘 반증한다. 그리고 이런 현상들을 아주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런 일들이 보편화되면서 등록 교인 수는 늘어나는데 출석 교인 수가 그 절반에도 못미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 수보다 종교인들의 수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아파트 지역에 건물을 신축한 교회들은 재정이 어렵더라도 대다수가 일단 교회 버스를 구입한다. 버스를 운행할 경우 교회 선택의 폭이 훨씬 줄어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개척 교회에서 시달리기(?) 싫어하는 교인들 대다수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교회에서 편하게 신앙생활을 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인근의 상가에 입주한 교회들. 가뜩이나 어려운 마당에 그나마 교인들이 몰리는 교회들이 대형 버스까지 동원, 교인들을 싹쓸이 해가니 새로 등록하는 교인들을 구경하기가 이른바 하늘의 별따기다. 이른바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이 교회에도 나타나는 것이다.

전도가 교회성장에 기여한 부분에 대한 평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젠 그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적잖케 제기되고 있다. 그 방법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그보다는 상식과 예의에 어긋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 교회가 외형적 성장보다는 내적성숙에 비중을 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나가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있는 것도 이런 지적과 무관하지 않다.

공종은(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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