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공보 사장 임기 중 호적 변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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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공보 사장 임기 중 호적 변경 논란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2.09.1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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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감사위원장 “연임 반대”...총회 인준 여부 관심

예장 통합총회 기관지 한국기독공보 이사회를 통해 사장 재임이 확정된 김휴섭 장로가 임기 중 호적을 변경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장로는 지난 3일 일부 매체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호적 변경 논란에 대해 “법원이 사실 확인을 통해 정당하게 판결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김 장로는 그 근거로 판결문(2010호파3999)과 족보를 제시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난 2010년 12월 28일 “김휴섭의 가족관계등록부 중 사건본인의 출생년원일란에 출생년월일 ‘1949년 1월 1일’로 기재된 것을 ‘1952년 1월 27일’로 정정함을 허가한다”고 판결했다.

호적 변경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통합총회의 독특한 임기 규정 때문이다. 기독공보 사장은 4년 임기, 정년은 만 65세다. 통합은 임기 중 정년이 되는 사람은 애초부터 후보 자격을 주지 않고 있다. ‘1949년 1월생 김휴섭’은 만 63세. 따라서 임기 중 정년을 넘어서게 된다. 그러나 호적을 바꿔 3년이 젊어진 ‘1952년 1월생 김휴섭’은 올해 만 60세. 임기를 채우고도 1년이 남는다.

호적 변경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은 전 통합총회 역대 감사위원장들이다. 76회, 84회, 93회, 94회, 95회 총회감사위원회 감사위원장을 지낸 박세근, 김록현, 최호철, 강상용, 김덕화 장로는 지난 7월 20일 김 장로의 호적 변경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김 장로의 사장 임기 당시 감사위원장들이 모두 포함됐다.

이들은 기독공보 이사회가 사장 선출을 위한 절차에 돌입한 상황에서 이사장과 이사들에게 13가지에 달하는 감사 지적사항을 기록해 전달했다. 전 감사위원장들은 “사장(김휴섭 장로)이 임기 중에 연임할 목적으로 생년월일을 3년이나 젊게 정정한 일은 도덕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일이며,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장로는 3일 기자회견에서 “호적 정정은 오래전부터 잘못된 것을 시정하고자 노력한 끝에 이뤄진 것”이라며 “단지 확정 판결이 시기적으로 재임 기간 중에 이뤄져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는 있으나 전혀 의도한 바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장로가 법원에 호적변경에 대한 소를 제기한 시점은 2010년 11월 1일이다. 판결은 두 달이 채 안된 2010년 12월 28일에 이뤄졌다. 이 때문에 교단 내에서 ‘오래전부터 시정하고자 노력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강상용 전 감사위원장은 “사장 재임 시절 재판을 시작했다는 기록이 나와 있다”면서 “제시한 족보는 믿을 수 없고, 공신력 있는 문서도 아니”라고 말했다.

신문사 내에서 발생한 폭언과 폭행에 대한 진위여부도 논란이 됐다. 전 감사위원장들은 “폭언과 폭행 등 사장으로서 할 수 없는 일들이 사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모 부장이 2월부터 10월까지 재가교육 중인 점, 모 국장이 폭행에 따른 진단서를 발부받아 보관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 장로는 “증거가 있다면 제시하라”고 맞받았다.

감사위원들은 사장 재임 시절 경영상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급여성 연봉이 1억7천만 원으로 과다한 점 △광주자택 교통비(380여 만 원), 교통위반 범칙금(370만 원) 등을 회사 재정으로 지출한 점 △직원 절기상여금을 이사회 승인 없이 과다 지급한 점 △평생 독자 후원금 중 상당액을 경상비로 사용한 점 등이다.

김 장로는 “사실 확인 없이 소문에 의한 것들을 확대 재생산한 것들이어서 참으로 안타깝다”며 교통비와 범칙금은 본인이 납부했으며 직원 상여금 지급도 2010년 3월 25일 정기이사회에서 승인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감사위원장들은 사장 선임에 앞서 13가지 지적사항을 제시하며 이사장 면담을 요청하고 인선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1,500명의 총대들에게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지 않도록 해달라며 사실상 연임 거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기독공보 이사회는 지난 8월 13일 사장 선임을 위한 회의를 개최하고 김휴섭 현 사장의 재임을 결정했다. 이 때문에 변경된 호적을 인정하고 사장 재임을 결정한 이사회에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전 감사위원장들은 조만간 총대들에게 해당 내용이 담긴 문건을 발송할 예정이다. 김 장로는 오는 9월 17일 열리는 총회에서 인준을 거쳐 재임이 확정된다. 모 전 감사위원장은 "총대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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