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환 목사, WCC 상임위 회의 잇달아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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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환 목사, WCC 상임위 회의 잇달아 불참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2.08.1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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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위 조직 논란 재점화...회원교단 목소리 커질 듯

WCC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명성교회)가 지난 10일과 17일 잇달아 열린 임시 상임위원회에 불참함에 따라 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굳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두 차례의 상임위원회에서도 김삼환 목사의 사퇴 표명에 대한 후속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삼환 목사의 상임위원장직 사퇴와 관련한 이야기가 처음 흘러나온 것은 지난달 30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일부 상임위원회 인사들과의 회동. 이날 김 목사는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삼환 목사는 그동안 한 번도 상임위원회에 불참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0일 아침에 열린 상임위원회에 불참하면서 사퇴 논란이 가중됐다. 이날 상임위원들은 집행위원장 김영주 목사(교회협 총무)를 보내 김삼환 목사를 설득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17일 아침 열린 임시 상임위원회마저 불참하면서 상임위원회의 간곡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사퇴 의사를 굳힌 것 아니냐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 갑작스런 사퇴 표명 왜?
김삼환 목사의 사퇴 표명과 관련해 교계에서는 지난 6월 24일 한기총 홍재철 목사가 주도한 WCC 반대집회에 참석해 축사를 전한 것에 대해 부담을 느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홍 목사가 미국의 한 집회에서 “김 목사는 내게 WCC가 무엇인지 모르고 유치했다고 말했다”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회원교단들의 반발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기장 총무 배태진 목사는 지난 7월 19일 열린 교회협 실행위원회에서 김삼환 상임위원장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배 목사는 “지금 WCC 상임위원회가 독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조직 해체와 재구성, 상임위원장 사퇴 등을 주장했다.

임시 상임위원회는 17일 회의에서 9월 27일 11시 상임위원회, 2시 실행위원회를 각각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또 이날 회의에 김삼환 목사의 사임 의사를 받아들이지 않고 위원장직 복귀를 다시 권고하기로 했다. WCC한국준비위원회 박성원 목사는 “사임이라는 표현을 쓰신 것은 맞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라며 “현재로서는 위원장직 복귀를 권유하면서 지금의 조직을 가지고 계속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준비위 조직 논란 재점화
에큐메니칼 진영은 갑작스런 리더십 공백 사태에 크게 당황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WCC 한국준비위원회 조직을 회원 교단 중심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 문제는 WCC 부산총회 유치가 확정된 2009년 8월 이후 계속된 해묵은 논란이다.

에큐메니칼 진영은 WCC 준비조직 구성 방식을 놓고 회원 교단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지난 3년여 동안 끊임없이 힘겨루기를 해왔다. WCC 총회에서 복음주의권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과, WCC 회원교단 중심의 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다가 지금의 조직이 확정된 것이다. 하지만 복음주의권의 참여는 여전히 난망한 상황이다.

이번 김삼환 상임위원장의 사퇴 표명을 계기로 WCC 회원 교단 리더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구조로 재편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힘을 얻게 된 것이다.

또 현재의 조직에서는 회원 교단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하기가 무색하다는 점도 이번 사태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회원 교단 총무 등 실무자들이 준비위에서 역할이 모호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각 교단이 약속한 재정도 제때에 모아지지 않고 있다.

# 리더십 교체기와 겹쳐
현재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회원교단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청되고 있다.

예장 통합총회, 기장, 감리교 등 WCC 회원 교단들은 오는 가을 리더십 교체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예장 통합총회는 손달익 목사가 총회장, 이홍정 목사가 사무총장으로 내정됐다. 기장은 나홍균 목사가 총회장으로 내정됐으며, 배태진 현 총무와 정진우 목사(서울제일교회) 총무직을 놓고 경합을 벌인다. 감리교도 10월 4일 감독회장 선거를 예고하고 있다. 다만 감독회장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볼 때 오는 9월 교단 총회가 지난 후에야 준비위원회 조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WCC한국준비위원회는 지난달 APC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8일 열리는 중앙위원회 보고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중앙위원회에서 10차 총회와 관련한 중요한 결정이 사실상 마무리된다. 2013년 부산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이때, 한국 에큐메니칼 진영은 준비위원회 구성을 놓고 아직도 씨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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