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품을 때 기적 보여주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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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품을 때 기적 보여주시는 하나님”
  • 정민주 기자
  • 승인 2012.08.1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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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패션 일반인홍보대사 최영환 집사

컴패션 일반인홍보대사(VOC)로 의료와 사진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소아과 전문의 최영환 집사(지구촌교회). 그런 그에게도 교회를 나가도 기쁨과 뜨거움이 없는 형식적인 신앙생활을 하던 때가 있었다.

어린 시절엔 모태신앙으로 교회에 안 가면 큰일 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바쁜 레지던트 생활을 하면서 당직으로 교회를 한두 번 빠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두려움이 있었지만 점차 교회를 빠지는 것이 익숙해지더니 그런 생활이 10년 넘게 지속됐다.

그러던 그를 하나님께서는 그냥 내버려두지 않으셨다. 예상치 못한 어려운 일이 생기고 쉽게 해결되리라 생각했던 일이 계속 꼬이면서 해결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게 된 것.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하나님의 주권적인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의지할 곳이 없으니까 하나님만 의지하고 기도했죠.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뜨거운 체험이었습니다. 하나님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눈물이 났습니다.”

그때부터 최 집사의 삶은 180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돈벌이와 명성의 수단이 아닌 하나님 나라 확장에 사용해야겠다는 비전도 생겼다.

# 어린이를 향한 긍휼의 마음
처음에는 ‘어린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2009년 광화문에서 컴패션 사진전이 열렸습니다. 우연히 지나가다가 사진에 담긴 어린이들의 모습을 보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하나님께서 긍휼의 마음을 부어주셨고 그 자리에서 한 아이(미구엘)를 결연하게 됐습니다.”

▲ 2009년 결연을 맺은 브라질 소년 미구엘
결연을 시작으로 컴패션과의 인연을 이어온 최 집사. 지난해에는 컴패션 일반인홍보대사(VOC) 자격으로 필리핀 비전트립에 참여해 또 다른 아이(브리짓)와 결연을 맺었다. “처음 결연했던 아이가 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들이더라고요. 그래서 예쁜 딸아이와 다시 인연을 맺게 된 거죠.”

어린이를 향한 긍휼의 마음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비전트립 가정방문에서 저성장증을 앓고 있는 남자아이, 존을 만났다.

“존은 9살이라고 하는데 4살로밖에 보이지 않았어요. 존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장래희망이 의사라는 걸 알게 되니 그 꿈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최 집사는 존이 6개월에 한번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돕는다. 불과 3개월이 지났을 때, 키가 7cm나 자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는 “성장호르몬을 맞더라도 키가 이렇게 빨리 크는 경우는 드물다”며 “기적 같은 일이 하나님의 은혜로 이뤄졌다”고 감격했다.

최 집사가 존의 꿈을 응원하게 된 것은 그의 경험과 깊은 연관이 있다. 그는 어린 시절 결핵성 늑막염을 앓아 거의 죽을 위기에 놓였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알게 된 그는 6살 때부터 소아과 의사를 꿈꿨고, 굳은 의지로 꿈을 이뤄냈다. 최 집사는 그의 꿈을 위해 30년 동안 끊임없이 기도해주셨던 주일학교 선생님의 응원이 큰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가 초등학교 5학년일 때의 일이다. 수유리 성결교회의 주일학교 담임선생님이셨던 정혜숙 선생님께서 어느 날 반 아이들에게 장래희망을 쪽지에 적어내라고 하셨다. 주위의 친구들이 목사, 선교사라고 쓸 때 그는 어렸을 때부터 소아과 의사를 꿈꿔왔으니 자연스레 의료선교사라고 써서 냈다고 한다. 그리고 20년 동안 까맣게 잊어버리고 살았다.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으며 힘들어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아프리카로 선교를 떠나셨던 선생님의 소식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20년 넘게 낡은 쪽지를 붙들고 계속 기도해 오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요. 선생님의 기도 덕분에 저는 꿈을 이뤘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계기가 됐습니다.”

# 사진으로 세상 바꾸기
영화 촬영감독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최 집사에게 카메라는 어린 시절부터 친숙한 물건이다. 대학생 때는 학보사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하면서 생각을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에 매력을 느꼈지만, 졸업한 후에는 일에 치여 도무지 카메라를 잡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몇 년 전부터 다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문화예술 영역에서 포스트모더니즘과 같은 세상의 가치관으로 절대 진리를 부정하는 것을 보면서 기독교인으로서 거룩한 분노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경적인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그것을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느꼈다.

하나님은 최 집사에게 비전을 심어주실 뿐만 아니라 그의 길을 형통하게 열어주셨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동강사진제에서 좋은 평가와 상을 받았습니다. 사진전공자들이 수두룩한 사진제에서 유명 작가들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하나님의 역사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죠.”

동강사진제의 지원으로 최 집사는 첫 번째 개인전을 열 수 있었다. 첫 사진전의 주제는 ‘레퀴엠’.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 8:32)는 말씀을 모티브로 작업했다. 인턴 시절 절망과 두려움 속에 죽어가는 환자들을 보면서 영원하지 않은 인간의 유한성을 표현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절대 진리인 하나님을 의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자 했다.

▲ ‘Between(나에게 가장 소중한 물건)’
또한 올해 여러 명의 사진가들과 함께 기획한 그룹전에 ‘Between(나에게 가장 소중한 물건)'이란 작품으로 참여했다. 이 사진전에서는 컴패션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의 현실을 사진으로 표현했다. 한국과 필리핀 어린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물건을 비교한 사진전이었다. 꿈에 대한 인터뷰도 곁들였다. 한국과 필리핀 아이들의 꿈은 비슷했지만 갖고 있는 물건은 너무나도 달랐다. 천체망원경, 피아노, 전기 오븐 등 한국의 아이들은 장래희망과 관련된 물건을 보여준 반면, 필리핀 아이들은 봉제인형, 모자 같은 것을 보여줬던 것.

“필리핀 아이들은 한국 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꿈을 꾸고 있었어요. 하지만 꿈에 대한 투자는 없었습니다. 부모들은 그 아이들을 먹여 살리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니까요. 인터뷰를 하면서 그 아이들의 꿈에 대한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전시를 하면서 사람들에게 컴패션을 소개하기도 했다. VOC에서 함께 만나 오랜 기간 소그룹 활동을 하고 있는 블루스톤 조원들과 함께 사진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연스레 컴패션을 알렸다.

# 하나님의 비전을 품고서
이외에도 최 집사는 지구촌교회 의료선교팀, 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 교회단체분과, 꿈꽃팩토리, 마커스 예학당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 교회단체분과에서 발 빠른 재난구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Crisis Response for International’(CRI)과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최 집사는 2년 전 지진으로 피해를 당한 아이티로 의료선교를 떠났다. 막상 가보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CRI는 달랐다. 의료 인력과 의료 물자가 준비돼 있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다.

“CRI는 재난을 대비해 공항에 의료, 약품 등 모든 물자를 컨테이너에 마련해놓고 재난이 일어나면 함께 떠날 수 있는 의사, 간호사, 약사 등 의료 인력도 파악돼 있어 재난 직후 발 빠르게 구호활동을 벌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은 한 교회로는 불가능한 일이며, 교회 간의 연합이 필요합니다. 교회가 연합해 재난구호 시스템을 준비한다면 선한 일들을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또 문화예술 영역에 있는 크리스천의 연합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것이 크리스천 문화예술 사역에 비전을 가지고 있는 마커스 ‘예학당’에서 훈련을 받는 이유다. 예학당에서는 음악, 미술, 미디어 기획 등 문화예술 영역의 크리스천이 모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세상적 가치관에 대적해 성경적 가치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훈련을 받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배운 것을 다시 사회에 나누고 있다.

최 집사는 재능기부와 사회 환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진가들이 모여서 만든 ‘꿈꽃팩토리’ 라는 단체에 참여하고 있다. 재개발 지역의 소외된 아이들에게 사진교육을 하거나 독거노인의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등의 일을 하는 꿈꽃팩토리. 그가 맡은 일은 기독교 단체 주관으로 아이들의 방과 후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섬김의 집'에서 사진을 가르치는 것이다.

최 집사는 여전히 꿈을 꾼다.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이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희망을 찾아가는 것, 북한의 문이 열리면 의료를 통해 긴급구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돌보고, 컴패션과 함께 북한 아이들이 미래의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돕는 것 등. 모두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비전이다. 최 집사는 안다. 하나님의 비전을 품고 나갈 때 하나님께서 그를 선한 길로 인도해주신다는 것을.

그의 삶을 통해 ‘천국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최 집사는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필리핀, 스리랑카로 떠난다.

“이번 비전트립에서는 또 어떤 천사들을 만나게 될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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