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후 교회는 건국을 어떻게 도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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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 교회는 건국을 어떻게 도왔나?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2.08.13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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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기독교인 건국활동 사료 공개

1940~50년대 해방과 분단, 한국전쟁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의 건국 과정에서 교회의 재건과 건국활동을 조명하는 기획전시회가 개최된다.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관장:한동인)은 오는 15일부터 ‘해방의 기쁨 분단의 아픔’(교회의 재건과 건국활동)을 주제로 기획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기독교계는 물론 일반 사회에도 알려지지 않거나 접근하기 어려웠던 자료 68점이 전시된다. 이들 자료는 해방과 건국 과정이 담고 있는 세계사적 의미와 민족사적 의미를 밝혀줄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되는 1945년 8월 15일 해방 직후부터 9월 15일까지 한 달 동안의 기록을 묶은 해방뉴스 단행본 1호, 이승만 박사의 건국론과 성명서 등이 수록된 ‘독립노선의 승리’, 기독교 국가론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한경직 목사의 ‘건국과 기독교’ 등의 원본은 희귀하면서도 역사적 가치가 높은 사료로 꼽힌다.

이 외에도 김재준 목사의 ‘기독교의 건국이념’, 조선기독교청년회 전국연합회의 ‘원대한 건국’, ‘남로당의 내막 전편’ 원본, 조선예수교장로회 남부총회 촬요, 고려파 성명서, 조선기독교동지회 취지문, 기독교청년 창간호 등도 함께 공개된다. 한국 최초의 여자 경찰서장으로 활약한 노마리아의 사진첩도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자료와 관련해 이덕주 교수(감신대 한국교회사)는 “기독교인들의 건국활동은 세계의 냉전과 민족의 분단이라는 상황 속에서 이루어졌다”면서 “해방 후 기독교인들은 정치, 경제, 문화, 사회단체, 종교와 같은 각 분야에 속해 있으면서 자신의 현장을 토대로 건국활동에 적극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특히 기독교정신에 입각한 국가 건설을 주장하는 한편 자본주의에 기초한 민주주의라는 국가의 이념형성에 주력했다”면서 “전시자료들은 해방과 분단, 교회의 재건, 그리고 기독교인들의 전국 활동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기독교의 건국활동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해방 이후 기독교는 민족문화 유산을 재건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 교수는 “일반 사회가 접할 수 없었던 한국 문화, 한글 교육을 교회가 맡아서 전수하고 보급했다”면서 “건국준비위원회에도 기독교인들이 대거 참여했고, 민족문화 유산의 계승과 복원, 재건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오도 있다. 이 교수는 “건국 당시 교회는 하나 되지 못하고 분열했다. 일본이라는 공동의 적이 사라진 후 자기노선, 이데올로기를 강조하면서 포용성을 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민족 분단, 교회 분열은 오늘날 까지도 해소되지 못한 역사적 과제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오늘날 기독교가 역사를 돌아보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면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창조적인 역할을 되짚어봐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박물관장 한동인 장로는 “해방과 분단의 상황에서 기독교인들은 교회를 재건함과 아울러 건국활동에 참여했다. 기독교인들의 활동은 신문, 잡지, 단행본, 설교집, 성명서 등의 형태로 남겨졌다”면서 “전시회를 통해 통일과정과 통일 이후 한반도를 어떻게 선교할 것인가에 대한 교훈을 얻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물관 연구원 최태육 목사는 “이번 전시회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사료가 많은 만큼 연구자들은 물론, 건국 당시의 기독교 활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반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11주년을 맞은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은 지난 10년간 기독교와 여성, 기독교와 근대교육, 북한교회사, 기독교와 사회복지 등을 주제로 기획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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