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신축에 ‘깡통교회’ 이단에 넘어 간다
상태바
무리한 신축에 ‘깡통교회’ 이단에 넘어 간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2.07.24 1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정압박 못 이기고 경매처분 사례 증가

최근 경제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무리한 신축으로 인해 빚더미에 오른 교회를 감당하지 못해 경매에 넘어간 이른바 ‘깡통교회’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깡통교회가 이단에게 넘어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충남 서산에 위치한 서산순복음교회(백종석 목사)는 교회를 신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빚을 감당하지 못해 구 예배당에 속한 땅과 건물을 하나님의교회(안상홍 증인회)에 매각했다. 서산순복음교회는 성시화운동을 주도하며 지역 복음화에 큰 역할을 했던 탓에 지역 교회들이 받은 충격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2008년 서산순복음교회는 잠홍동 새 교회터로 자리를 옮겼다. 구 교회터는 이때부터 4년 넘게 매물로 내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 선뜻 교회를 거래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교회는 새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50여 억 원을 대출 받았지만 구 교회 건물이 팔리지 않으면서 재정압박에 시달렸다. 시간이 길어지자 이자 등을 감당하지 못하고 부도위기에 처한 것.

결국 교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안상홍 증인회에 매각했다. 과거 지역 복음화를 주도했던 이 건물은 안상홍 증인회의 지역 포교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역 목회자들은 ‘교회 재정 압박을 타개하기 위해 이단의 본거지를 만들어 준 것 아니냐’며 불편한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이 같은 사례는 또 있다. 지난 2009년 인천에 위치한 큰사랑교회도 100여 억 원에 안상홍 증인회에 교회를 매각했다. 경기도 성남 비전교회 역시 교회터를 80여 억 원에 안상홍 증인회에 넘겼다. 경기도 용인 사도행전의교회도 안상홍 증인회가 매입했다.

지난 2006년 머릿돌교회가 무리한 건축으로 인해 경매 처분된 지 2년여 만에 다락방에 넘어가 교계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당시 머릿돌교회도 경제 위기 속에서 교회 건축을 감행하다가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

116년 역사를 가진 한국 최초 침례교회 강경침례교회도 올해 초 대출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결국 교회는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교단에 도움을 요청했고, 교단 총회장이 나서 ‘부채 해결과 교회가 이단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강경침례교회측은 “교단에서 지원을 약속했다. 현재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 업체에 따르면 해마다 교회와 관련된 경매가 100여 건에 이른다. 교회가 담보대출을 통한 교회 건축, 무리한 투자 등으로 인해 발생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면 건물을 저당 잡히게 된다. 소속 노회나 교단이 해당 건물을 매입할 여력이 있으면 그나마 다행. 그렇지 못한 경우는 이단에 의해 저가에 매입될 위험성이 아주 높다.

한때 교계 안에는 “교회 건물만 번듯하게 지어놓으면 저절로 사람들이 모인다”는 말이 나돌았다. 이 때문에 무리하게 빚을 내 건축을 추진해도 성도들이 채워지면 자연스럽게 빚을 갚을 수 있다는 논리가 팽배했다.

그러나 교회를 새로 건축했다고 교인들이 모인다는 것은 어불성설. 무리하게 건축한 교회의 빚은 고스란히 교회와 성도들의 빚으로 남게 된다. 도리어 자신들이 내는 헌금이 은행 이자 등으로 나가는 것을 아는 성도들은 교회를 옮기는 일도 비일비재 하다. 

한 부동산 업자는 “교회 건물은 예배용도 이외의 활용도가 높지 않아 일반 경매 시장에서 인기가 없다”며 “이 때문에 다른 종교기관에서 매입에 나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