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독교미래포럼 창립, WCC와 관련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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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독교미래포럼 창립, WCC와 관련 없나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2.07.2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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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WCC 친구들’ 주축..."에큐메니칼 지평 넓힐 것"

세계기독교미래포럼 창립총회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 라일락홀에서 내로라하는 기독교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언론 비공개로 모임을 연 이들은 창립취지문을 통해 “세계기독교를 위한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고, 세계적인 이슈들에 대한 기독교의 정책을 수립하고, 세계교회 지도자들의 교류 활성화하는 글로벌포럼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세계 교회 미래를 위한 대안적 지도력 형성과 네트워크 기여 △세계 교회의 발전을 위한 신학연구, 전략 개발, 의제 설정 기여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의 신학적 가교 역할 △에큐메니칼 영성 훈련과 글로벌 차원의 생명운동 등을 펼치겠다고 설명했다.

창립취지문을 비롯한 순서지 어디에도 WCC에 대한 언급은 없다. 하지만 이날 예배 순서를 맡은 사람들 면면을 살펴보면 WCC 준비와 관련된 조직이라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예배는 WCC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명성교회)가 축도를 맡았으며, 준비위 상임위원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와 장상 박사(전 이화여대 총장)가 각각 설교와 축사를 전했다.

이 외에 미래목회포럼 대표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가 예배인도, 홍성욱 목사(안양제일교회)가 기도, 최일도 목사(다일공동체)가 축시, 이성희 목사(연동교회)가 식사기도를 각각 맡았다. 이들은 세계기독교미래포럼 창립총회를 통해 김삼환 목사를 이사장, 정성진 목사를 상임이사로 각각 선출했다. 또 산하단체로 ‘세계기독교미래연구원’을 창립하고 정병준 교수(서울장신대)를 연구원장으로 선임했다. 정 교수는 WCC 부산총회 주제를 연구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2009년 WCC 부산총회 개최 확정 이후 예장 통합총회 인사들을 중심으로 모인 이른바 ‘WCC 친구들’ 모임의 회원들이다.

이날 모임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주최 측은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렸다. 이와 관련 정병준 교수는 “WCC를 별도로 다루지는 않는다. 이미 WCC 한국준비위원회가 준비를 하고 있는데 우리가 따로 준비할 것은 없다”며 WCC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이어 “세계 교회 미래가 어떻게 갈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국제 네트워크로 발전시키기 위한 모임이다. 사업이 구체적으로 진행되면 언론에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WCC 한국준비위원회 홍보실장 천영철 목사는 “WCC 준비위는 공교회 조직이고 이 포럼은 그렇지 않다”며 “WCC 준비와는 큰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립취지문을 통해 읽혀지는 실질적인 연구과제들이 WCC 총회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창립 멤버는 "WCC 한국준비위원회가 총회 실무를 진행하는 곳이라면 세계기독교미래포럼은 새로운 이념과 에큐메니칼의 미래를 신학적으로 연구하고 논의하는 곳"이라며 "오순절의 WCC 회원 가입과 에반젤리칼 조직인 로잔과 에큐메니칼 조직인 WCC와의 통합 등 세계 기독교가 나아갈 방향을 연구해 10차 총회에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취지에 범 교단적으로 120여 명이 공감을 표하며 창립멤버로 참여했고, 복음주의권 인사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창립취지문에서도 '세계 기독교는 에반젤리칼과 에큐메니칼 사이의 갈등을 뛰어넘어 수렴의 길로 나아가고 있으며 글로벌 에큐메니칼 운동은 종합적인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촛대를 옮기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고 예언자적 통찰력을 가지고 이 사명에 충실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즉, 포럼을 통해 변화하는 시대에 적합한 신학과 신앙운동에 대한 대안을 찾아냄과 동시에 과거에 머물러 있는 한국 에큐메니칼운동 방향을 재정비하고 인적 쇄신을 이뤄내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다.

특히 '인적쇄신'에 초점을 맞춘 포럼은 '미래를 위한 대안적 지도력 형성'이라는 목적을 드러내고 있어, 예장 통합 내 차세대 소장파들의 새로운 에큐메니칼 제도권 진입과 범 교단적 그룹 형성이 가능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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