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사회'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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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사회'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
  • 승인 2002.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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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리사회에 부패·한탕주의·도덕불감증이 심각하다. 거짓, 가짜가 판을 치고 가치관의 황폐화가 위험수준을 넘었다. 외환위기로 고생하다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나고 있다는 희망을 가진지가 엊그제 같은데 또 다시 위기가 오고 있다는 진단이다.

유해·불량식품, 인명경시사상, 거기에다 남남갈등, 환경파괴 등 어느것 하나 제대로 된데가 없는 만신창이 사회가 돼 버렸다. 이제 법과 도의를 바로 세우는데 정부뿐 아니라 학교 언론 시민단체 그리고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바른사회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여기에 교회의 역할이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제 우리도 현대사회를 ‘위험사회’라 규정한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경고를 경청할 때가 온 것 같다. 벡교수의 ‘위험사회론’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위험사회’란, 현대사회의 구조적 특성상 위험을 야기하는 요인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은 물론 위험의 성격자체가 질적으로도 의미있는 변화를 겪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대사회의 위험은 9.11테러의 공포전염, 환경공해의 전지구적 확산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위험의 여파가 위험발생지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 파장이 가속화되어 세계적 규모로 까지 확대되어가는 특징을 보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대에는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그 어느때 보다도 절실히 요청된다고 하겠다. 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상황을 보면서, 우리 현실은 이미 위험사회로 깊숙이 진입했음에도 현실인식은 이에 미치지 못해 결국 위기관리능력 자체가 위험수위에 달한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현대사회의 위험수위가 점차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에 의존하는 등 진정 위험불감증의 전형적인 모습이 되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위험에 우리 모두가 민감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돌다리도 두드려 보는 유비무환의 전통보다는 닥치면 다 해결하게 되어 있다는 특유의 낙관주의와 순발력이 우리의 규범으로 정착되어 왔는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세계화다 정보화다 외치는 동안 사회 구조적 토대가 전면적으로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구태의연한 의식이 우리의 삶을 발목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개인에게 닥칠 위험 가운데는 질병보다 재해가 위협적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서구복지국가에서는 개인적 차원에서 포괄적 사회안정망을 구축함으로써 언제라도 닥칠 위험에 대비하는 동시에, 사회적 차원에서도 위기관리능력을 제도화 하는 노력을 진행중이다.

이제 우리는 ‘닥치면 해결 되겠지’하는 여유를 불허하는 사회에 대처하여 위험사회를 관리해 갈 국가적 차원의 노력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자질미달의 정치인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국민들이 정신차리는 일도 위기사회를 막는 한가지 방안이 될 것이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더이상 교회가 분열과 세속화로 공신력을 잃어 위기를 부르지 않도록 ‘바른 교회로의 회복’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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