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에 성역 없다" 교회 수익사업 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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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에 성역 없다" 교회 수익사업 과세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2.06.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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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지자체 중 처음 교회 카페 감사해 추징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강남구청이 관할구 내에 있는 종교기관과 복지단체의 수익사업에 대한 감사를 벌여 세금을 추징했다. 이에 따라 각 교회가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카페나 복지시설에 대한 세금 추징 여부가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서울 강남구청은 지난 4월부터 두 달여 동안 ‘비과세 대상 부동산 이용실태 감사’를 벌여 소망교회 등 교회 열 곳과 밀알복지재단 등이 부당하게 재산세를 감면받은 사실을 적발하고 5억여 원을 추징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강남구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교회와 사회복지법인의 면세대상 부동산 763건 가운데 연간 100만 원 이상 세금을 면제받아온 350개 부동산을 조사한 결과다.

현행법에 따르면 종교시설이나 사회복지법인의 부동산에는 재산세나 취득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돼 있다. 하지만 해당 부동산을 이용해 수익사업을 할 경우에는 구청에 신고하고 정해진 세금을 내야 한다.

강남구청은 장애인 복지로 유명한 밀알복지재단에 대해 3억4339만원의 재산세를 추징했다. 감사 결과 밀알복지재단은 강남구 일원동 밀알학교 건물 지하 1층에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또 미술관을 지어 임대사업을 벌였으며, 공연장을 지어 80여 차례 외부에 빌려줘 매년 1억 원 이상의 수익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소망교회는 교회 건물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돈을 벌었으면서도 수익사업을 한다고 신고하지 않아 약 600만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청운교회는 체력단련장을 운영하고 영어·스포츠 강좌를 개설해 가입 회원들에게 회비를 받아왔다. 강남구청은 이를 종교행사와 상관없는 수익사업으로 보고 1억1579만원의 재산세 및 취득세를 추징했다. 이 외에도 교회 8곳을 적발해 모두 4155만 원을 추징했다.

교회 카페에 대한 세금 징수에 대해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실행위원장 최호윤 회계사는 “교회가 커피를 무료로 지역주민들을 위해 나눠주는 것은 상관없지만, 돈을 받으면 수익사업을 분류되어서 마땅히 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교회가 앞 다퉈 진행하고 있는 토요학교 등에 대해 최 회계사는 “비영리법인이라도 사업을 진행하면서 교통비 등 실비 정산은 문제가 없지만, 수익이 발생하면 납세의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며 “수익이 선한 의도나 선교 등에 사용되더라도 징세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 남오성 목사는 “교회가 카페나 문화센터, 스포츠 클럽, 학원 등을 운영해서 큰 수익을 내겠다는 의지는 없겠지만, 실제로 중소형교회 중에는 이를 통해 교회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NGO나 사회적 기업들도 다 세금을 낸다. 교회가 세금에 대한 의식을 바꿔야 한다. 사회가 요구하는 교회의 공공적 역할을 준수해야 한다”며 “소득 신고는 선한사업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하고 투명하게 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강남구청의 관할구 내 교회와 복지재단에 대한 감사 결과와 재산세 추징이 선례가 돼 다른 지자체로 확산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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