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교회 제6회 신학심포지엄 - 신앙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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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교회 제6회 신학심포지엄 - 신앙을 말하다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2.06.18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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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석학들, 크리스천이란 이름에 걸맞는 ‘섬김과 희생의 삶’ 촉구

▲ ‘새 시대를 위한 새로운 신학과 설교’를 주제로 진행된 ‘제6회 신학심포지엄’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신학적 지평을 넓히고 목회 현장에서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공유했다.
세례를 받는 것은 신앙의 출발일 뿐 … 평생 ‘성숙함’ 추구해야
세계 기아 및 굶주림 해결은 성스러운 사역이며 공적 삶의 본질

500여 명의 목회자들이 사역으로 지친 영과 마음, 몸을 재충전하며, 자칫 소홀히 여길 수 있는 신학교육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한신교회(강용규 목사)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한솔 오크밸리에서 진행한 ‘제6회 신학심포지엄’에 참가한 목회자들은 목회의 궁극적인 기초가 되는 신학의 지평을 넓히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한신교회는 지난 2007년부터 샌프란시스코 신학대학원과 함께 목회자 신학교육 연장의 일환으로 매년 ‘새 시대를 위한 새로운 신학과 설교’를 주제로 신학심포지엄을 진행하며,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설교능력 향상과 교회교육의 기초를 확립시키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올해는 영지주의와 순교역사의 대가로 알려진 하버드대 카렌 킹(Karen L. King) 교수가 초기 기독교 역사를 중심으로 크리스천의 진정한 의미와 신앙의 방향성을 제시했으며, 샌프란시스코 신학대학원 신임총장 제임스 맥도날드(James L. McDonald) 박사도 ‘신앙과 삶’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 크리스천의 진정한 의미
‘크리스천’이란 단어에 담겨진 의미에 대해 강의한 카렌 킹 교수는 “오늘날 크리스천은 세례를 받고, 교회에 속하며, 예수님과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로 규정하고 있다”며 “초기 기독교 역사 속에서 크리스천은 불경하고, 비도덕적이라는 비난 섞인 단어였고, 심지어 로마와 당시 지배 권력자들에 의해 크리스천들은 범죄자로 취급당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킹 교수는 “초기 기독교인들은 구원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크리스천으로서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을 예수님으로부터 찾았다”며 “신앙을 갖고, 세례를 받는 것은 크리스천 삶에 있어서 단지 시작점에 불과했고, 크리스천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곧 평생에 걸쳐 영적, 도덕적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을 의미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초기 기독교 역사에서 ‘크리스천’이란 단어는 그리스도와 함께 통치하고 영광을 누리는 것으로 보통 이해했지만 온갖 핍박과 고통을 겪고 힘없는 상태가 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따라서 초기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의 섬김의 삶을 비롯해 몸소 당하셨던 고통과 고난, 경멸 가운데서 크리스천으로서의 삶의 방향성을 찾았다.

킹 교수는 “초기 크리스천들은 하나님의 현존과 힘은 기대하지 않는 곳, 바로 고통, 아픔, 소외됨, 그리고 죽음의 상황 가운데서 경험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피력했다. 이어 “주후 1세기부터 4세기에 이르기까지 크리스천들은 만연한 폭력 속에서 영적 전통을 발전시켰고, 직접 경험한 핍박의 역사는 기독교 전통의 근간을 이루게 됐다”며 “이로 인해 현대 교회사 서술은 초기 순교자들을 기독교의 궁극적 승리를 가능케 한 신앙의 영웅들로 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초기 크리스천들은 대박해 속에서도 끝까지 신앙을 지키는 순교의 삶을 살았다, 2세기 초 시리아에 있는 안디옥의 주교였던 이그나티우스는 ‘순교’는 예수님께서 가신 죽음을 따라가는 행위이기 때문에 순교야말로 죽음으로서만 성취할 수 있는 참된 크리스천이자 참된 예수의 제자가 되는 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크리스천은 영생을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 킹 교수는 “초기 크리스천들은 부활의 본질이 무엇인지 여러 신학적 입장을 전개하며 논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부활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이 땅 가운데 크리스천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결정적인 방향성을 제시해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활의 현실성을 보이는 가장 확실한 길은 육의 몸을 입은 채 부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며 “예수님께서 가셨던 섬김과 희생의 길을 따라가며, 하나님의 형상이 우리의 삶 가운데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 크리스천의 진정한 삶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 공적인 삶, 그리고 신앙
‘신앙과 공적인 삶’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며 세계 기아 및 굶주림의 문제 해결을 촉구한 제임스 맥도날드 총장은 “기독교적 관점에서 굶주림의 문제를 적절하게 다루려면 반드시 공적 영역에 들어서야 한다”며 “굶주림을 해결하는 식량은 하나님 섭리의 기본적인 요소이며, 구원 계획에서도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고 주장했다.

맥도날드 총장은 식량과 신앙이 얼마나 밀접하게 상호 연결돼 있는지 이해하게 될 때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몸인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이해가 변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세계에서 대략 10억 명의 사람들이 굶주림과 영양부족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며 “하지만 개인과 교회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만큼 공공정책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기아 종식을 위한 정치적 의지도 강조했다. 신앙인들은 윤리적 차원에서 정치 지도자들이 가아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촉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맥도날드 총장은 “예수님의 사역도 공적인 목회였다. 특정 교회나 회당을 기반으로 삼거나 제자들을 위한 활동만 조직하지 않고, 낯선 사람들과 교제하고, 당시의 보건, 식량, 노동, 상업과 관련된 규범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며 “우리의 신앙은 빈곤의 공적 측면을 고려할 것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굶주림 자체가 공적 참여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하나님께서 출애굽을 통해 이스라엘이 위대한 민족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했듯이 기아와 빈곤으로부터의 해방은 그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한다”며 “예수님과 하나님의 방식은 우리의 사회적 행위들이 우리에게 이익이 돌아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유익을 끼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맥도날드 총장은 “세계 및 한국 교회와 모든 그리스도인은 전 세계 기아와 빈곤으로부터의 해방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며 “기아 종식은 성스러운 사역이며 신앙과 공적 삶의 본질이 된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번 신학심포지엄에는 박응천 교수(샌프란시스코 신학대학원), 박준서 박사(연세대 명예교수), 정태기 박사(크리스천치유상담연구원) 등도 강사로 참여해 △요한복음에 얽힌 역사이야기 △에스겔서 연구 △치유목회 등을 주제로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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