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신] 바이칼에서 만드는 평화와 생명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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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바이칼에서 만드는 평화와 생명마당
  • 이르쿠츠크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2.06.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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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열차 답사팀, 시베리아 지나 이르쿠츠크 도착

러시아정교회와 함께 모스크바에서 회의를 마친 ‘평화열차 프로젝트’(Peace Train Project) 답사팀은 3일 오전 모스크바 카잔스카야역을 출발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중국 베이징까지 대륙횡단 장정에 나섰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서쪽 모스크바에서 출발해 동쪽 대륙의 끝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약 9,446Km에 달하는 방대한 길이를 자랑한다. 이는 경부선의 20배를 넘고, 지구 둘레의 4분의 1에 가까운 거리다. 시간대가 일곱 번 바뀐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장대함을 짐작할 수 있다. 창 밖에는 자작나무 숲이 끝없이 이어진다. 소나무, 낙엽송, 전나무 등 침엽수림이 수없이 많이 펼쳐지고, 가끔 초원지대도 눈에 띈다.

시베리아를 지나는 4박5일 동안 평화열차 안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이것은 앞으로 평화열차 준비팀이 풀어야할 숙제다. 평화열차 소위원회 위원장 나핵집 목사는 세계지도 퍼즐 맞추기를 제안했다. 나 목사는 “세계지도 퍼즐을 맞추고 분쟁지역을 표시하면서 평화를 주제로 토론하자”며 “한반도 문제뿐 아니라 세계의 갈등을 함께 고민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회협 화해통일국 국장 채혜원 목사는 “팔레스타인, 아프가니스탄, 짐바브웨, 미얀마, 필리핀 등 대륙별로 가지고 있는 갈등을 소그룹으로 모여 이야기하고 함께 기도할 것”이라며 “참가자들이 나눈 평화이야기를 스토리텔링으로 담아 최종보고서를 만들어 보자”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열차 안에서 대규모 참가단의 식사를 준비하는 문제다. 화해통일국 이창휘 간사는 “식사 스케줄을 만들어 대표적인 정거장에서 먹을 것을 공급하는 방식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간사는 “참가팀 중에 의료진을 포함시켜 긴급 상황에 대비하고, 미술가, 사진가, 작가 등을 태워 평화의 행진을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하자”고 제안했다. 

답사팀을 싣고 동쪽으로 달린 열차는 7일 새벽 이르쿠츠크에 도착했다. 오랜 시간 열차를 타고 대륙을 횡단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 바이칼 호수로 유명한 이르쿠츠크는 평화열차 참가자들에게 쉴 수 있는 중간 거점이 될 도시다. 도시 중심에는 앙가라강이 흐르고 제정 러시아 때 지어진 아름다운 건축물이 많아 ‘시베리아의 파리’로 불린다. 이곳에서 각 국 참가자들은 바이칼 호수와 자연을 경험하게 된다. 또 WCC 10차 총회 주제인 평화와 생명 이야기를 나누는 평화마당의 시간을 갖는다.

바이칼호의 최대 수심은 1,637m, 길이는 636km에 달한다. 또 수심 40미터에서 동전을 구분할 수 있을 만큼 물이 맑다. 세계 민물의 20%, 세계 식수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336개의 강에서 유입된 물은 앙가라강 하나를 통해 빠져나간다.

답사팀은 환바이칼열차를 타고 바이칼 호수의 절경을 돌아봤다. 또 높게 뻗은 소나무와 자작나무, 앙가라강이 어우러진 욜로츠카 휴양림에서 자연의 정취를 맛봤다. 답사팀은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생명과 평화마당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답사팀을 이끄는 나핵집 목사는 “시베리아를 횡단하며 지친 평화열차 참가자들이 이곳 이르쿠츠크에서 자연의 위대함과 중요성을 맛보며 진정한 쉼과 평화를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르쿠츠크=공동취재단 최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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