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하나님 명령, 사랑의 대화로 성장시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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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하나님 명령, 사랑의 대화로 성장시켜요”
  • 이덕형 기자
  • 승인 2012.05.11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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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내 가정공동체를 회복시키는 ‘의왕 함께 걷는 가정상담소’

▲ 의왕함께걷는교회 2층에 위치한 의왕함께걷는 가정상담소에서는 교인들의 신앙적, 현실적 문제에 대해 상담해주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나가고 있다.
경기도 의왕시 외곽 청계동. 안양 판교로를 따라 차를 달리다보면 소담한 교회가 하나 보인다.

교회주위 황토벽 담장 안으로는 어린아이가 앉을 수 있는 작은 장독대가 옹기종기모여 있다. 들어서는 입구 길게 그림자를 늘어뜨린 나무 주위로는 화분과 방문자가 부담 없이 앉을 수 있는 파란벤치가 놓여있다. 은은하게 주위 환경에 녹아드는 색과 배치만으로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시선을 끌어당기는 교회.

의왕함께걷는교회(조동제 목사)를 방문했다.

# 함께걷는교회
의왕함께걷는교회는 크게 네 개의 공간으로 구분된다. 1층은 성도들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작은 카페. 2층은 의왕함께걷는 가정상담소(소장:문화옥 사모). 3층은 대예배실로 공간구조상 예배를 드린 후 교회에 머물며 성도들이 교재를 나눌 수 있도록 조동제 목사가 설계했다.

3층에서 예배를 드린 후 가슴에 새긴 말씀을 1층 카페에서 성도들과 다시 나눈다. 성도들삶의 아픔이나 어려움은 2층 가정상담소에서 상담하기도 한다. 말씀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느낌을 준다. 교회 내에 배치되어 있는 조 목사의 미술작품도 눈길을 끈다.

당장은 눈에 띄지 않지만 기억에 남아 마음을 사로잡는 교회. 공간 여기저기 스치고 지나간 손길엔 만든 이의 빈틈없는 감성이 느껴진다. 바닥 돌길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이어져 발걸음이 머문 곳은 교회 밖 정원. 고양이 세 마리가 금요일 오후 낮잠을 즐기고 있다.

교회 밖, 유치부에서 초등부, 중고등부실은 각각의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으면서도 하나로 연결시킬 수 있어 소통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 옆으로는 작은 텃밭이 있어 토마토가 열리는 계절에는 아이들이 직접 토마토를 따먹을 수 있다. 텃밭 인근에 있는 작은 닭장에는 부활절 이후 태어난 병아리 열한 마리와 암탉이 있다.

1998년 두 가정으로 시작된 목회는 가족공동체 중심으로 성장해 중고등부 학생만 80여 명 될 만큼 성장해 보금자리를 옮겼다. 의왕시 내선동에서 청계동으로 교회가 자리를 옮긴 것은 2007년 무렵. 이 지역에는 백 년을 훌쩍 넘긴 하우현성당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 다른 종교시설은 들어설 수 없는 장소였지만 교회가 생긴지 3년만에 법조례가 바뀌며 교회종탑이 올라갈 수 있었다.

▲ 의왕함께걷는교회 곳곳에는 목사님과 사모님의 손길이 담긴 섬세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배치된 사물들을 찾아볼 수 있다.

# 함께걷는 가정상담소
의왕함께걷는교회는 전원 교회 이외에 한 가지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바로 교회 내에 가정상담소가 있다는 점이다. ‘결혼, 사랑인가 명령인가’의 저자 문화옥 사모가 아름다운 성경적 가정회복을 꿈꾸며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문 사모는 결혼이나 가정회복의 중심에는 변하지 않는 가치관과 세계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변하지 않는 것에는 오직 말씀밖에 없음을 강조한다.

“아이러니하죠. 결혼 정보회사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혼율은 증가하고 결혼 시기가 점점 늦춰지는 점을 보면요. 배우자 선택의 기준을 변하는 것에 둬서 그렇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변하는 외모, 경제력, 스펙. 결혼을 끝까지 지탱시켜 주는 가치관은 변하는 것에 두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래서 그는 가정의 시작인 결혼에서부터 말씀위에 서야 한다고 말한다. 시간을 포함해 인간의 것은 모두 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말씀의 반석 위에 가정제단의 기초를 쌓고 키워가야 한다는 것이다.

말씀 위에 선 가치관이 중요한 이유는 결혼의 지속과도 관계가 있다. 높은 이혼율의 세태로부터 보호해주기 때문이다.

문 사모는 이혼과 관련 성경에 등장한 룻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남편과의 사별로 시어머니를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머물러 있음은 기독교 가정의 가치관이 세상의 어떤 가치관에 의해 움직여서도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기준 누적 이혼 가구주 수는 126만 7천 명을 넘어섰다. 그는 경제적 상황, 배우자와의 성격차이 등 이유는 많지만 성경에서는 이혼을 금한다고 충고한다.

“이혼은 아교로 붙인 종이와 종이를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떼어내는 것과 같아요. 더 이상 처음 만나기 전의 둘로 나누어질 수 없는거죠. 억지로 떼어낸 종이는 형체가 남지 않게 여기저기 찢어진 채 떨어집니다. 어느 한 쪽도 온전할 수는 없죠.”

주님이 이혼을 반대함은 서로 하나 된 결혼이 때어낼 때는 어느 한 쪽이 더 가져가든 덜 가져가든 회복되기 힘든 상처로 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더 심각한 점은 그 사실을 자녀들이 가치관으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이다. 부모의 이혼은 자녀들의 삶에도 이혼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이혼의 원인 중 하나는 상처주는 원망의 대화다. 문 사모는 원망은 책임감 없음을 보여주는 단어라고 설명한다.

문 사모는 그래서 ‘~때문에’란 말을 부부 대화중에는 쓰지 말 것을 권한다. ‘남편 때문에, 부인 때문에, 자녀 때문에’란 대화의 울타리가 가정을 행복하게 못하는 족쇄가 되고 나아가 파괴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가정 치유와 회복은 가치관의 변화에서 일어나고 여기서부터 생각과 행동이 바뀔 수 있습니다. 가치관의 변화가 말씀위에 섰을 때 역경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말씀이 탁월한 상담, 예수님이 가장 탁월한 상담가이십니다.”

또한 “비록 역경이 아름답지는 않지만 삶 속에서 피할 수 없는 어려움의 근원을 찾고 꼬여있는 것을 풀 수 있는 열쇠는 말씀에 기초한 올바른 대화법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대화의 부족은 가정 내 신앙의 단절로도 연결된다. 문 사모는 그 이유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청소년 크리스천의 감소를 들었다. 부모의 신앙이 자녀로 연결되지 않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한 번은 전체 크리스천 인구대비 청소년 크리스천 수가 1%가 안 된다는 자료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보통 미전도 종족이라는 말은 그 나라 인구대비 1%가 안될 때 붙이는 단어인 데 이제는 우리 자녀세대에도 해당이 되더군요.”

불과 10년도 안 돼 배우자를 찾고 가정을 이룰 다음 세대. 사회리더로 성장할 다음 세대가 병들어가는 기독가정공동체로 인해 미전도 종족으로 분류 될 수 있는 상황까지 온 오늘날이 가슴 아프다고 고백했다.

# 대화가 필요해
기독공동체가 직면한 현실은 복잡했지만 문 사모가 제시하는 처방전은 의외로 간단했다. 대화와 가정예배 회복이 그것이다. 대화시간은 특정 요일과 시간을 정해 두 시간 정도의 식사와 대화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자녀의 생각, 부모의 생각으로 만들어가는 가정의 미래는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화 없는 무뚝뚝한 아버지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집에 와서 대화가 없는 아버지는 말을 하기 싫어서가 아니에요. 밖에서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고 들어온 아버지, 그리고 남편에게는 말을 할 힘이 남아있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아버지의 희생은 당신이 먹고 입고 사는 모든 것을 위함이라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결혼은 가정신앙공동체를 지키라는 하나님의 명령이라고 말하는 문 사모는 하나님께서 이 땅에 처음주신 신앙공동체 가정을 지키며 헤어지지 않고 함께 끝까지 걸어갈 때 그 가운데서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충고했다.

▲ 의왕함께걷는교회는 설계에서 조경까지 조동제 목사가 참여해 공간 전체를 교인들이 교회 내에 계속 머무를 수 있는 방식으로 건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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