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 반대운동 가장 큰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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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 반대운동 가장 큰 성과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2.05.0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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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혁실천연대 10년을 돌아본다 (2) 세습 반대 운동

10주년을 맞은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가 꼽는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일까. 단연 대형교회 세습 반대 운동이다.

2000년대 초반 한국 교회는 잇따른 대형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으로 인해 몸살을 앓았다. 이 시기 수만 명에서 수십만 명의 성도를 가진 유명 대형교회들이 담임목사직을 아버지에서 아들로 세습하거나 세습을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사회의 지탄이 쏟아졌다. 또 다른 권력의 세습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개혁연대의 시작은 세습 반대 운동에 대한 견해차에서 비롯됐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 내 건강교회운동본부가 개혁연대의 모태. 가장 먼저 대형교회 세습 반대 운동을 주창한 기독교 단체도 기윤실이다.

기윤실은 2000년 7월 교회 세습 문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세습금지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세습과 관련된 교회들이 인본주의에서 벗어나 예수님을 명실상부한 교회의 머리로 모셔드리는 결단을 내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당시 기윤실과 함께 세습 반대 목소리를 냈던 기독시민사회연대 이만열 대표(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영적인 권한을 갖는 목회자가 세속적 권한까지 세습해간다면 한국 교회는 급속히 부패의 길로 빠져들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윤실은 교회 세습 문제와 관련해 선언적 경고에 그치는 등 진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반발해 2002년 창립한 개혁연대는 “세습은 교회 사유화”라고 주장하며 보다 자유롭고 적극적인 세습 반대 운동을 펼쳤다. 이들은 충남 보령 대흥교회 세습 반대 운동을 시작으로, CCC, 소망교회의 위장세습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의 세습 반대 운동은 일반 언론에서도 비중 있게 다루면서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2004년 12월 개혁연대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개혁 조치를 요구했다. 운동을 시작한 지 1년여 만인 지난 2006년 1월 10일 조용기 목사는 개혁연대 지도부와 만나 2009년 2월 은퇴, 교회의 재정 의혹 해소와 친인척 배제 등을 약속했다. 이는 당초 조 목사가 밝힌 은퇴시점보다 2년여 앞당겨진 것이었다.

또 2007년 5월 조용기 목사는 개혁연대와 면담을 통해 2008년 은퇴, 친인척 중용 배제, 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직 사임 등을 약속했다. 다만 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는 은퇴 후 3년간 유지하기로 했다.

약속대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006년 11월 당회에서 투표를 통해 조 목사의 제자인 이영훈 목사를 후임으로 결정했다. 조 목사는 2008년 5월 14일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났다. 또 3년 후인 2011년 5월 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개혁연대와의 약속을 이행했다.

2006년 당시 개혁연대는 조 목사와의 면담 이후 재정관련 검찰 고발을 유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조 목사는 개혁연대와의 약속을 실천함으로써 논란에서 자유로워졌다. 교회 개혁의 목소리를 대표적인 대형교회가 수용하고 발전적인 변화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대해 남오성 사무국장은 “세습에 대한 문제제기를 운동차원에서 최초로 제기한 것이 바로 개혁연대”라며 “아직도 일부 교회에서 세습이 이뤄지고 있지만 한국 교회 안에서 ‘세습’을 대놓고 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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