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WCC, 유엔 개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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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WCC, 유엔 개입 촉구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2.04.2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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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란 무엇인가? (15) 한국 교회와 WCC ①

지난 2009년 8월 31일 세계교회협의회(이하 WCC) 중앙위원회가 2013년 제10차 총회 개최지를 부산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 결정 직후 한국 교회 여론은 정확히 둘로 갈렸다. “세계 교회 올림픽을 유치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WCC 총회 반대운동에 나서겠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동시에 표출됐던 것이다.

이 같은 한국 교회의 양분은 그 역사적 배경을 통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가운데서 한국 교회가 WCC에 대한 찬반이 대립하는 과정에서 ‘신학적’ 접근 보다는 ‘정치적’ 접근으로 귀결됐다는 것도 찾아볼 수 있다. 이번호부터 본지는 ‘한국 교회와 WCC’를 통해 WCC를 둘러싼 역사적 논쟁과 관점, 이슈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1950년 6월 세계교회는 한국의 전쟁 소식을 긴급하게 받아들였다. 한국전쟁 발발 다음날인 26일 아침 국제선교위원회(이하 IMC) 총무 랜손(Charles Ranson)은 한국기독교연합회 총무 남궁혁과 구세군의 C.Y.Whang의 명의로 된 급전을 받았다. 내용은 “대규모의 침략군 도처에서 우리를 압박중. 미국으로부터의 긴급 도움을 청함. 귀하의 최고의 영향력을 행사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랜손은 ‘한국에 관한 긴급모임을 소집할 것이며, 국제문제교회위원회(이하 CCIA) 디렉터 놀드가 유엔 채널을 통해 밀접한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답장 전문을 남궁혁에게 보냈다.

CCIA 놀드는 백낙준, 한국 CCIA, 남궁혁에게 각각 “한국의 비극을 듣고 CCIA는 유엔과 접촉 유지중이며 미국정부에 대한 진정에 관해 교회 지도자들과 협의중”이라고 전문을 보냈다. 놀드는 또 같은 날 WCC와 IMC의 간부들과 한국 전쟁 문제에 대해 협의한 후, 한국에서의 중요한 상황을 고려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가 신속히 소집된 것과 유엔 결의안의 솔직한 성격에 감사하다는 내용의 서신을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

이처럼 한국 교회는 전쟁 발발 직후 CCIA와 IMC 등 세계교회에 한국 문제 협의를 요청했으며, 이를 접한 세계교회는 즉각 유엔 등 국제기구, 미국정부 등과 접촉하며 사태 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이 같은 노력이 한국 전쟁 개입을 포함한 유엔 결의안 채택 등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2주 후인 1950년 7월 8일부터 15일까지 캐나다 토론토의 임매뉴얼 칼리지에서 제3차 WCC 중앙위원회가 소집됐다. 이보다 앞서 WCC와 IMC의 연합기관인 CCIA는 3일부터 5일까지 토론토에서 집행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한국의 충돌 상황 속에서 WCC 회원 교회들이 사용할 공동 기도문, 한국 문제에 대한 성명 등을 준비했다. 이날 회의 결과가 바로 WCC 중앙위원회에 전달됐다.

이에 대해 김흥수 교수(목원대 교회사)는 그의 논문에서 “당시 이미 유엔 안보리는 군사조치를 통해 이 침략에 대응하기로 결정한 뒤였다”며 “모든 국가들의 평화와 안전이 달려 있는 원칙을 준수하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데 대해, WCC는 이견이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논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교회가 세계질서의 방어를 위해서 무력 사용을 권고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였다. 성명을 채택할 때 45명의 대표 중 2명의 평화주의자가 기권했으며, 그 중 한명은 ‘평화교회’로 불리는 퀘이커교회 대표였다.

분쟁 해결의 방법으로 어떤 형태의 무력 사용도 반대하는 평화주의 입장은 WCC의 암스테르담 대회(1948년)에서 세가지 가능한 입장의 하나로 규정된 바 있었다. 그러나 한국 전쟁과 관련한 성명을 발표할 당시 이 같은 입장은 어떤 지지도 받지 못했다.

WCC 중앙위원회는 성명에서 “우리는 유엔이 세계질서의 도구로서 이 침략에 맞서서 신속한 결정을 취해 줄 것과 모든 회원 국가가 지지하는 경찰 조치를 허가해 줄 것을 권고한다”에 대해 2명의 기권을 제외하고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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