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믿고 선포하는 복음은 어떤 것인가?”
오늘날 기독교는 여러 가지 면에서 노골적인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 문화, 이슬람 세력, 이단의 확산 등 기독교는 반대 세력에 포위당한 듯 위태롭게 보인다. 하지만 이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전하고 있는 일그러진 가짜 복음이 아닐까.
대부분의 비판이 그렇듯 당사자들에게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저자의 논리와 성경의 해석을 따라 ‘복음’이라는 단어의 실체에 접근할수록 이른바 복음주의자들은 개인적인 회개와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된다. 이와 함께 기독교 신앙에 대한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를 덤으로 얻을 수 있다.
트레빈 왁스는 “원수 마귀는 가짜 복음을 우리 교회에 퍼트려 불안과 혼란을 조성하고 성경적인 복음에 대한 확신을 잃게 만들려 한다”며 “그 속에 구원의 메시지를 여전히 내포할 수 있으나 결코 우리의 영적 갈망을 채워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에서 발견되는 삼중 위기로 △복음에 대한 확신 결여 △복음의 명료성 결여 △복음 공동체의 결여 세 가지를 꼽았다. 일그러진 복음을 피하기 위해서는 창조부터 계시의 시기를 아우르는 ‘복음 이야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복음 선포’, 집단적인 삶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복음 공동체’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때로 예배 시간에 “예수께로 나아오세요. 그러면 여러분의 삶이 더 나아질 겁니다”라는 말을 듣는다. 이 같은 설교에 대해 트레빈 왁스는 “때로는 교회 예배가 한 시간짜리 선불 판매 방식과 비슷하다”고 비판하며 “더 나아진다는 것을 잘못 이해하면 예수님을 우리 삶의 액세서리 정도로 전락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교회에서 전파되는 설교가 해설식 광고처럼 들리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신앙 고백의 한 형태인 십일조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십일조 헌금을 했더니 하나님이 우리에게 많은 돈을 주셨다”는 식이다.
왁스는 “하나님을 자판기처럼 여기는 것”이라며 “십일조가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해 즐거운 마음으로 드리는 헌금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하나님께로부터 얻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판기 복음의 문제는 하나님을 빚쟁이로 여긴다는 것”이라며 “이 같은 방식은 하나님을 마치 우리의 뜻대로 조종하는 꼭두각시처럼 만든다”고 덧붙였다.
심판 없는 복음의 위험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그는 “오늘날 많은 사람이 대부분의 사람이 천국에 갈 것이라는 입장에 근거한 왜곡된 보편구원론을 채택한다”며 “이 가짜 복음이 매력적인 이유는 우리 자신의 죄에 직면하지 않도록 막아주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어 “심판 없는 복음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은 자신의 죄를 시인하고 자신도 영원한 정죄를 받아 마땅함을 겸손히 인정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트레빈 왁스 또 도덕주의 복음, 정적주의 복음, 행동주의 복음, 무교회 복음에 대처하기 위해 교회 공동체를 지키고 영적 권위에 존중하며 복음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복음 이야기를 들려주라. 복음을 선포하라. 복음 공동체로 초청하라”며 “교회는 우리가 선포하는 복음의 산 중거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책에 대해 추천의 글을 쓴 매트 챈들러는 “우리는 ‘복음’이라는 말에 자신이 원하는 의미를 함부로 부여할 수 있다”며 “이 책을 통해 트레빈 왁스는 성경에 언급된 복음의 참된 의미를 파악하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J.I. 패커(리전트대학 신학교수)는 “나쁜 음식은 아무리 맛있어도 건강에 해롭듯이, 가짜 복음은 영적 건강을 위협한다”고 지적하고 “왁스는 오늘날의 가짜 복음들을 명쾌하게 분석한다. 교회의 건강을 위해 좋은 약”이라며 이 책을 추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