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보트피플 시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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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보트피플 시작인가
  • 승인 2002.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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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북한주민 세가족 21명이 평안북도 선천군의 한 포구를 출발, 서해공해상을 통해 귀순했다. 이 사건은 그간 탈북자의 귀순루트가 비무장지대를 통한 단순 월남이거나 탈북후 중국 등 제3국을 통한 것이 대부분이었고 해상을 통한 탈북귀순은 극히 드물었기 때문에 새로운 ‘보트피플’ 유형의 탄생이 아닐까라는 관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20여개월 동안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이번 탈출에서 보듯 또다른 해상탈출 기도가 없으리란 보장이 없다. 따라서 정부는 북한 주민의 해상유입 가능성에 관해 예의주시, 철저히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본도 이번 사건과 관련 탈북자들의 대규모 일본으로의 유입 망명 가능성에 대비,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북한에서 의료지원 활동을 하다 추방됐던 독일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씨가 지난 5월 “중국과 북한, 한국의 공해상에 탈북난민선을 띄워 탈북자 1천5백명을 망명시킬 계획”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힌적이 있어 이번 귀순사건과의 연관성 여부도 주목된다. 과거 80년대 후반 김만철씨 일가가 배를 이용해 북한을 탈출한 단발적인 사례와는 달리, 새로운 유형의 탈북방식으로 자리잡을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들의 해상탈북은 북한이 올해도 집중호우로 인해 극심한 식량난이 우려되고, 이 때문에 체제이완 등 위기감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북한내부의 분위기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이번에 귀순한 두가족의 탈북동기·귀순경로·북한사정에 대해서는 조사가 끝나봐야 실상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국은 이들이 보트피플의 모습으로 귀순한데 대해 북한의 감시 및 주민통제 체제가 일부 붕괴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북한에서 배를 이용해 남쪽으로 직행하기에는 해상 감시가 철저하고 항구에서의 선박 입·출항 역시 통제가 엄격하며, 파도 등 해로가 갖고 있는 위험성 등 장애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들과 같은 보트피플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우리는 이번 탈북 귀순사건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탈북자 문제에 좀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동포는 물론 중국을 떠도는 탈북자 그리고 중국사회에 적응하면서 북한과 중국국경을 넘나드는 탈북자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동포에 대해서는 그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야 할 것이며 특히 탈북 귀순자가 대거 발생할 경우에 대비, 교회차원에서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범교회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한국행 대신 중국에서 돈과 식량을 구해 북한으로 들어가려고 국경을 넘나드는 탈북자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중국에서 시장경제를 체험하고 위성방송으로 한국사정에도 밝아진 이들은 북한사회에 월드컵 그 동안 보고 듣고 느낀 무형의 정보들을 끊임없이 쏟아 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북한이 서서히 밑으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탈북자문제에 범교회 차원의 관심을 다시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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