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로서의 목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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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로서의 목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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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1.1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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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교수의 목회 준비 제대로 하기(56)

아무리 전력투구를 한다고 해도 어떤 분야에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3~4년 이상은 걸린다. 그러나 목회자는 신학대학원 3년 동안 전력투구를 한다하더라도 목회 전문가라고 불려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신학대학원 과정은 단지 목회를 위한 준비과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2년 이상 전임 전도사로 사역을 하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목사 안수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목사 안수를 받고 나서 최소한 10여 년의 세월이 (일정 기간 부목사로 사역하는 기간과 담임 목회자로 사역하는 기간을 합해) 지나야 비로소 목회 전문가로 불려질 수 있는 기초를 닦았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목회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아무리 최선을 다해서 준비한다 하더라도 기나긴 세월 동안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부교역자 생활을 거쳐 담임 목사가 되기까지의 기간, 그리고 담임 목사가 되고 나서 목회의 틀을 잡게 되기까지의 기간 동안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가에 따라 개인차가 상당히 크게 나타난다. 특히 목회 전문가로서의 목회자가 되기 위해서는 목회 전반을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함과 동시에 목회의 한 영역의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키워나가야 한다.

지금이 고인이 되셨지만 ‘이상근 주석’으로 유명한 대구제일교회의 이상근 목사님은 후학들에게 “성경 전체를 한꺼번에 다 독파하려고 하지 말고 66권 가운데 한 권을 택해 줄기차게 파고 들어가라”고 충고한 바 있다. 수년 동안 성경 한 권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심도있게 진행해 나갈 때 비로소 성경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이 열리게 되며, 이러한 성경 한 권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을 통해 다른 성경을 보는 안목도 생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원리는 바단 성경연구에만 해당되는 원리만을 아니다. 성경 전문가를 포함해 특정한 목회 영역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한 준비에 있어서도 이 원리가 작동한다. 그러므로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깊이 파고 들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 학부과정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다. 학부시절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분야에 대한 책을 거의 읽지 못했다. 몇 년 동안의 직장생활 이후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입학했다. 입학은 했지만 막상 신학공부를 하려니 신학에 대한 기초 아니 신학 용어에 대한 기초조차 일천했던 관계로 신학공부를 하기에 상당한 애로를 느꼈다.

그럭저럭 3년을 보내고 나니 벌써 졸업을 해야 했다. 스스로 돌아보니 ‘이런 식의 준비로 과연 목회 현장에서 목회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다행히 임지를 구해서 전임 전도사로서 사역을 시작했다. 그런데 목회 현장에서 교역자가 행하는 심방설교나 예배설교는 생각 외로 어려운 신학적 내용의 전달이 아니어서 신학교 공부보다는 한결 쉬운 듯이 느껴졌다.

그러나 반복되는 심방과 설교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깨달을 사실은 목회자로서의 전문성(성경에 대한, 목회 전반에 대한, 성경의 적용에 대한)이 부족함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 결국 성경을 새롭게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영국의 한 성경학교로 유학을 갔다. 성경학교를 졸업한 후 다시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으로 이어지면서 학문적 차원에서 목회 현장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다.

신학대학원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인문학적 훈련을 거의 받지 못했지만, 유학시절 논문을 쓰면서 비로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 정도 논리적 사고와 글쓰기 훈련이 자연스럽게 배양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귀국 후 담임 목회를 하면서 현장의 차원에서 목회에 대한 이해도 넓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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