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기본조건은 커뮤니케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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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 기본조건은 커뮤니케이션이다
  • 승인 2002.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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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로 대표되는 문명과 종교의 충돌, 인종·민족간의 배타적 대립은 인류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게다가 첨단기술의 발달은 ‘디지털 계급화’로 불리는 새로운 계급갈등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52회 세계언론학회(ICA· International Communication Association) 학술대회는 매우 의미있는 대회로 평가된다.

이 대회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화해’를 주제로, 지역간 인종간 갈등의 골을 좁히기 위한 미디어의 역할 논의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적끼리는 대화하지 않는다. 그들은 언어와 무기를 동원해 서로 공격할 뿐이다.
그러나 대화가 시작되는 순간 사람들은 이해와 협력으로 조금씩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 이번 세계언론학대회의 핵심 내용이었다. 커뮤니케이션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화합을 이끌어낼 수도 있지만 갈등을 심화시키기도 한다는 점에서 ‘화해’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조건인 언어와 언어소통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대회의 전반적 흐름이었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이란 다른 의견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다른 의견이 있는지 알아보는데서 출발해야한다는 것을 전제로 매스미디어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여러가지 가능성을 제시해야함을 이 대회는 강조하고 있다. 갈등이 멈추지 않는것은 자신과 다른 의견을 이해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해결방법을 찾지 못한다는 주장들은 매우 평범한 이야기지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이 대회는 또 디지털 시대의 화두중 하나인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디지털시대 정보격차)는 물론 이질적인 문화간의 교류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특히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인 한국에서 열린만큼 남북한의 화해를 위한 미디어의 틀짜기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다.

이중 독일통일에 미친 미디어의 노력은 통일이후에 더 활발했고 특히 기존 동독미디어에 대한 재교육이 계획적으로 진행됐다는 논문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우리언론도 남북한의 ‘상호인식고착’을 막기위한 나름의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학술회의에 참석한 해외 언론학자들은 그동안 연구논문과 언론보도를 통해 주로 접했던 한국의 광대역 통신망의 발달수준과 인터넷, 휴대전화의 보급수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시민들이 정치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의견을 동시 다발적으로 분출해 내면서 새로운 여론 형성집단으로 자리잡은 과정에 관심을 보였다. 단순한 커뮤니티가 아닌 시민들의 ‘정치화’가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는 현상에 주목한 것이다.

세계언론학대회를 지켜 보면서 한국교회도 갈등이 끊이지 않는 세상에서 어떻게 화해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의 연구와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된다. 교회연합과 일치문제, 남북통일에 대비 민족동질성회복을 위한 기독교미디어 활용방안, 종교갈등이 심한 타문화권에서의 선교전략 등 다방면에 걸쳐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의 접근방법이 새롭게 모색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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