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권 경쟁 벌이는‘주류 콤플렉스’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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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권 경쟁 벌이는‘주류 콤플렉스’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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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6.2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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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환 교수 (안양대 기독교문화)

‘교회2.0 목회자운동’이 가장 강력한 방점을 두어야 할 방향성을 바로 ‘지역교회론’이라고 본다. 교회 2.0의 교회론은 단지 건강하고 성경적인 교회를 회복하거나 기성교회를 개혁하는 일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현안들을 개교회의 선교적 과제로 인식하고 지역에 만연되어 있는 부정의하고 불평등한 사태들을 극복하려는 공적 행위와 실천을 지지한다.

복음적 진정성과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지역 네트워크와 교회들 간의 연대를 통해 지역의 현안을 함께 대처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지역교회론의 신학적 근거를 논함에 있어 가장 유용한 것은 아마도 최근 논의가 활발한 교회의 공공성을 회복하자는 ‘공공신학’일 것이다.

교회는 본질적으로 공적 성격을 가지며 이는 사회의 공공 영역에서,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실천되어야 할 교회의 본연의 모습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다원화된 사회의 각 주체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해야 하며 한 공동체의 공적 유익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사회와 연관을 맺고 지역사회에 한 구성원으로 참여할 때 지역교회는 문화적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성육신 모델의 실천이며, 사회적 삼위일체를 사회적 프로그램으로 적용하는 현장으로서 지역사회를 고려하는 것이다.

‘교회2.0 목회자운동’이 한국 교회의 새로운 희망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기 위해 몇 가지 당부와 제안을 하고 싶다. 먼저, 교계 단체들이 대체로 감염되어 있는 ‘주류 콤플렉스’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이미 교회개혁은 앞으로 이 단체가 활동해야 할 진영에서는 전가의 보도처럼 회자되는 상투적 단어가 되어버렸다. 그러면서 어느 새인가 개혁성향의 각 단체 간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오늘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이 타락하고 또 그 많은 기독교 단체들이 유명무실해지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주류가 되고자 하는 잘못된 열망 때문이었다. 2.0 운동은 신생단체로서 그 선명성을 드러내고 존재감을 확보하기 위해 개혁진영에서 주류가 되려는 욕구가 작동될 수가 있다. 세를 모으고 회원을 결집시켜야 할 필요가 분명 있겠으나 그것이 운동의 진정성을 상실하게 만드는 독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음으로, 구호나 선전에 머무는 단체가 아니라, 구체적인 현장에서 대안을 실천하여 분명한 콘텐츠를 제시하는 단체가 되기를 바란다. 개혁진영의 성명서에 단체 이름을 올리고, 비슷비슷한 사람들이 이름만 달리하여 새로운 조직을 구성하면서 아무런 실효가 없이 이름뿐인 운동이 아니라 이 단체에 참여하는 개교회들이 각 지역과 현장에서 의미 있는 내러티브를 만들어 낼 때 힘을 얻게 될 것이다.

21세기에는 콘텐츠가 명확해야 자신들의 생각과 입장을 설득시킬 수가 있다. 단지 명분과 정당성만으로는 오래 지속될 수가 없다. 이 단체가 지향하는 운동의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프로그램과 그것을 실제로 적용한 각 교회의 사례들이 보고될 수 있어야 한다. 목회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단체들은 언제나 교회를 현장으로 삼게 되므로 이 운동이 지향하는 새로운 교회의 모델을 구체적인 콘텐츠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하겠다.

그리고 교회의 개혁을 열망하는 이들은 대형교회에 대한 분노와 증오심을 품게 될 수 있는데 이러한 영성으로는 교회를 새롭게 할 수 없다. 정의를 외치고 잘못된 것에 대한 예언자적 외침을 담대히 하는 것과 동시에 주님의 몸인 교회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이 운동에 함께 동참하는 목회자들은 교회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식지 않도록 부단히 영성의 훈련을 감당하기를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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