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문제의 이상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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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문제의 이상 기류
  • 승인 2002.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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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열병을 치렀다. 이제는 과열됐던 행사도 끝나고 열기도 가라앉히고 현실로 돌아가야 하는 지금 우리의 현실에는 많은 문제들이 대두되어 있다.
그중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탈북자들의 문제다. 요즘 와서 이 탈북자들의 문제가 심상찮다. 그동안은 간간히 몇 가정씩 넘어오는 수준이었고 북경에 있는 대사관을 통해서 비공식적으로 남한으로 돌아오는 양상이었는데 이제는 그 수준을 뛰어넘게 되었다.
이점에서 중국 정부도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북한을 생각하면 이 문제를 쉽게 열 수도 없는 처지다. 그렇다고 현 상태로 어정쩡하게 있으면 급기야 막을 수 없는 상태로 급물살을 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대사관저마다 철조망을 쳐서 목숨을 걸고 넘어오는 망명자들을 막을 수도 없다. 그러기에 세계의 비난을 무릅쓰고 한국 영사관에 난입한 탈북자들을 돕는 선교사들을 잡아들인 것도 그런 차원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중국이 차후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도 이를 보는 시야가 달라져 가고 있다. 그동안 미국이 이 문제만은 개입하기를 꺼려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미국의 인식도 현실을 바탕으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래서 파월 국무장관은 탈북자를 위한 난민 수용소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마침내 탈북자들에게 P-2, 즉 난민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 P-2는 미국무부가 특정 국가의 주민에게 광범위하게 부여하는 난민 지위를 말한다. 현재 미국은 베트남인과 쿠바인에게 난민 7만 명을 수용하기로 한 것이 그 예이다.
이 문제는 한국도 예외일 수는 없다. 지금까지는 간헐적으로 소수가 운 좋게도 대사관저 담을 넘어 한국행을 이루었지만 이제부터는 그 징조로 보아 소수가 아닌 대량의 탈북자 문제가 발생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탈북자들에게 난민지위 부여를 공식적으로 결의하게 되면 그야말로 봇물터지듯 밀려올 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이제는 탈북자 문제를 새롭게 정립하고 준비해야 할 때가 왔다고 본다.
탈북자의 한국행은 단순히 배고픔의 차원이 아닌 삶의 질의 문제요 미래를 위한 준비로 인한 욕구로 그 방향이 달라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증거로 이제는 신분이나 생활 향상자까지 탈북의 대열에 끼었음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자녀문제나 앞날의 문제를 생각해서 탈북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에 가면 탈북자들에게 4천만원의 정착금이 주어진다는 것이 지금 북한에 일반화되어 퍼져가고 있다. 그 금액은 북한인들이 평생동안 만져볼 수 없는 큰 금액이다. 여기에 탈북자를 양산하는 이유가 또 있다.
] 그것은 북한의 태도다. 지금까지는 탈북자들이 북송되면 처형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 와서 알려진 바에 의하면 탈북자가 북송되더라도 즉형을 받지않고 있다는 사실이 공공연하게 유포되고 있다. 그리고 북송됐던 사람들이 다시 탈북하여 남한에 돌아온 경우도 있다. 또한 탈북자들을 막는 경비병들까지 적당히 손을 쓰거나 금품을 제공하면 무사히 방면되는 이런 현상들이 탈북자들에게 상당한 용기를 주고 있고 급기야 경비병들까지 탈북의 대열에 가담하는 현실이다.

이것이 지금 북한의 고민이다. 현재 탈북자는 중국에만 수십만이 대기중이다. 그렇다면 이제 정부도 이 정착금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이제 탈북대열은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 말은 이제 통일은 시작됐다는 말이다. 독일 통일의 과정을 보면 서독행 동독인들의 증가에서 시작되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한국의 기독교의 역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기독교는 통일 차원에서 이 준비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몇 안되는 탈북자들을 몇개 교회가 떠안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이제는 통일차원에서 그리고 선교차원에서 이 문제를 풀어나가려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미 통일이 시작되었음을 느끼게 된다.

이정익목사(신촌성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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